1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5위 결정전 경기, 8회말 무사 1,3루 SSG 김광현이 KT 로하스에게 스리런 홈런을 허용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수원, 유준상 기자)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던 SSG 랜더스가 경기 후반에 터진 홈런 한 방에 좌절했다. 김광현을 불펜으로 기용한 SSG의 승부수가 독이 됐다.
이숭용 감독이 이끄는 SSG는 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정규시즌 5위 결정전(타이브레이커)에서 3-4로 패배했다. 정규시즌을 6위로 마감한 SSG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허무하게 시즌을 마감했다.
SSG는 경기 중반까지 잘 버텼다. 선발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6이닝 2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를 펼쳤고, 두 번째 투수 노경은이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타선도 조금씩 힘을 냈다. 테이블세터 최지훈과 정준재가 각각 5타수 2안타 2득점,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고, 최정이 홈런 1개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을, 5번타자 한유섬이 4타수 2안타로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문제는 8회말이었다. KT에 3-1로 앞서고 있던 SSG는 선두타자 심우준이 안타로 출루하자 무사 1루에서 투수를 교체했다. 마운드를 지키던 노경은을 내렸다. 불펜에서 문을 열고 나온 선수는 베테랑 김광현이었다.
1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5위 결정전 경기, 8회말 무사 1루 SSG 김광현이 마운드로 향하고 있다. 수원, 김한준 기자
1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5위 결정전 경기, 8회말 무사 1루 SSG 김광현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수원, 김한준 기자
경기 전 이숭용 감독은 불펜 운영 계획에 대해서 "불펜들이 그래도 지금까지 끌고 왔기 때문에 최대한 믿고 기용할 생각"이라며 "이길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노)경은이를 2이닝까지도 끌고 갈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선발투수 엘리아스를 믿고 가려고 한다. (김)광현이를 중간에 투입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이야기했다. 김광현이 이날 미출전 선수로 분류된 건 아니었지만, 불펜 투입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던 이숭용 감독이다.
SSG는 김광현의 경험에 기대를 걸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김광현은 대타 오재일에게 안타를 내준 데 이어 무사 1·3루에서는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을 허용했다. SSG와 KT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노경은이 16구밖에 던지지 않았고, 전날 경기에 나오지 않은 만큼 더 많은 이닝을 책임질 수도 있었다. 혹은 구위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마무리투수 조병현이 조금 일찍 마운드에 오르는 것도 가능했다. 그러나 김광현을 믿은 SSG의 선택이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김광현은 홈런을 허용한 뒤 장성우-강백호-문상철로 이어지는 KT의 중심타선을 모두 범타 처리하면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하지만 SSG 타선이 9회초 1점도 뽑지 못하면서 그대로 경기가 끝났고, SSG의 2024시즌 여정에 마침표가 찍혔다.
1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5위 결정전 경기, KT가 로하스의 역전 스리런 홈런에 힘입어 SSG에 4:3 승리를 거두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 SSG 김광현이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수원, 김한준 기자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