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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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번호' 재발급 롯데, 기대 컸기에 실망도 큰 2024년 [수원 현장]

기사입력 2024.09.25 08:35 / 기사수정 2024.09.25 08:35



(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흑역사의 상징인 7자리 '비밀번호'를 또 한 번 발급했다. 2018년부터 시작된 가을야구 불참은 올해도 피하지 못했다.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의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 들게 됐다.

롯데는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1-5로 졌다. 타선 침묵과 승부처 불펜 난조 속에 KT의 연패 탈출 희생양이 됐다.

롯데는 이날 패배로 시즌 64승 74패 2무를 기록, 정규시즌 잔여 5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5강 진출이 좌절됐다. 지난 23일 대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3-2로 꺾고 실낱같은 희망을 살려냈던 기쁨은 24시간을 가지 못했다.  

롯데는 조원우(현 SSG 랜더스 수석코치) 감독이 팀을 이끌었던 2017 시즌 정규리그 3위로 준플레이오프 오른 뒤 매년 '야구' 없는 쓸쓸한 가을을 보냈다. 2018 시즌 7위에 머무른 게 시작이었다.



롯데 구단은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의 책임을 조원우 감독에게만 물었다. 잔여 계약기간 2년이 남아 있었지만 경질 후 양상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하지만 롯데는 2019 시즌 정규리그 개막 직후부터 최하위로 추락, 2015년 KBO리그 1군 10개 구단 체제 출범 후 첫 꼴찌의 수모를 당했다. 결국 전반기 종료 후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이 동반 퇴진하는 내홍을 겪었다.

롯데는 2020 시즌 도약을 위해 프런트와 선수단의 수장을 모두 외부 인사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성민규 시카고 컵스 스카우트가 단장, 허문회 키움 히어로즈 수석코치가 감독으로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롯데는 2020 시즌에도 극적인 반전은 없었다. 정규리그 성적은 71승 72패 1무로 준수했지만 5위 키움에 9경기 차로 뒤지면서 5강 진출은 불발됐다.



2021 시즌은 내분에 휩싸였다. 경기 운영과 로스터 구성을 놓고 현장과 프런트가 충돌했다. 결국 허문회 감독은 3년 계약 두 번째 해 5월에 경질됐다. 래리 서튼 2군 감독이 1군 사령탑으로 승격, 잔여 시즌을 치렀다. 정규리그 최종 순위는 전년도 보다 한 단계 낮은 8위에 그쳤다.

롯데는 2022 시즌에도 강팀과는 거리가 있었다. 정규리그 개막 직후 상위권 다툼을 벌이기도 했지만 금세 밑천이 드러났다. 최종 순위는 8위였고 가을야구는 또다시 남의 일이었다. 

롯데의 2023 시즌도 참혹했다. 68승 76패로 7위에 그쳤다. 스토브리그 FA(자유계약) 시장에서 포수 유강남을 4년 총액 80억 원, 유격수 노진혁을 4년 총액 50억 원, 사이드암 투수 한현희를 3+1년 총액 40억 원에 영입하고 야심 차게 정규리그를 시작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외부 FA 3인방은 동반 부진으로 몸값을 하지 못했다. 

롯데는 또 한 번 극약처방에 나섰다. 성민규 단장을 경질하고 '야인' 신분이던 '명장' 김태형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두산 베어스 사령탑으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우승 3회, 준우승 4회를 기록한 21세기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롯데 사령탑 공식 취임식에서 2024 시즌 가을야구, 계약기간(2024~2026년) 내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제시했다. 롯데 선수들은 물론 프런트, 팬들까지 명장과 함께 암흑기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롯데는 2024 시즌 역시 가을야구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규리그 개막 후 4월까지 8승 21패 1무로 최하위에 머무른 게 발목을 잡았다. 5월 이후에는 55승 51패 3무로 선전했지만 7월 20경기 6승 14패로 승패마진 '-8'을 찍은 게 치명타로 작용했다.

2023 시즌을 앞두고 영입된 FA 3인방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의 부활도 없었다. 한현희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풀타임을 소화했을 뿐 다른 두 선수는 전혀 팀 전력이 보탬이 되지 않았다. 

롯데는 결국 2001년부터 2004년까지 4년 연속 꼴찌(8위), 2005년 5위, 2006년과 2007년 7위로 8-8-8-8-5-7-7이라는 비밀번호를 찍었던 아픔을 17년 만에 다시 겪게 됐다. 

사진=롯데 자이언츠/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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