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마무리 김택연이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1.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내고 팀 승리를 지켜냈다. 사진 고아라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가 '니느님' 더스틴 니퍼트의 은퇴식을 빛내는 짜릿한 역전승을 따냈다. KT 위즈를 꺾고 4위 탈환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두산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이겼다. 지난 10일 고척에서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에 1-7로 덜미를 잡혔던 아쉬움을 씻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두산은 이날 선발투수 곽빈이 5이닝 2피안타 5볼넷 5탈삼진 1실점(비자책) 호투로 승리의 발판을 놨다. 6회초 갑작스러운 난조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투구)를 기록하지 못한 건 옥에 티였지만 제 몫을 충분히 해줬다.
곽빈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이영하는 1이닝 무실점 쾌투로 천금 같은 홀드를 수확했다. KT의 추격을 멋지게 잠재우고 이날 두산이 승리하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김택연은 1⅓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기록했다.
두산 베어스 에이스 곽빈이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6차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1실점 비자책 호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 고아라 기자
두산 리드오프 정수빈은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공격의 첨병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수비에서도 '슈퍼 캐치'로 KT를 좌절시키면서 가을이 가까워지면 더 힘을 내는 특유의 퍼포먼스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두산은 지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 동안 에이스로 활약했던 더스틴 니퍼트의 은퇴식이 진행된 이날을 승리로 마감했다. 니퍼트는 동료들에게 값진 선물을 받고 선수로서 공식적으로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었다.
두산은 이와 함께 시즌 66승 66패 2무를 기록, 5할 승률을 회복했다. 4위 KT(67승 66패 2무)를 1.5경기 차로 뒤쫓으면서 4위 탈환의 희망의 불씨를 더 키웠다.
반면 KT는 선발투수 고영표가 6이닝 4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지만 타선 침묵 속에 패전의 멍에를 썼다. 불펜도 추가 실점 없이 두산 타선을 잠재웠지만 공격이 터지지 않으면서 3연승을 마감했다.
더스틴 니퍼트(오른쪽)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외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은퇴식을 진행했다. 사진 고아라 기자
▲국가대표 선발투수들의 맞대결, 실책으로 주고받은 한 점
두산은 이날 정수빈(중견수)-이유찬(좌익수)-양의지(포수)-김재환(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허경민(3루수)-김재호(유격수)-조수행(우익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에이스 곽빈이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KT는 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김민혁(좌익수)-장성우(지명타자)-문상철(1루수)-황재균(3루수)-김상수(2루수)-배정대(중견수)-심우준(유격수)-조대현(포수)으로 이어지는 타선이 곽빈에 맞섰다. 에이스 고영표가 곽빈과 국가대표 투수들의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펼쳤다.
기선을 제압한 건 KT였다. 1회초 선두타자 로하스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1사 후 장성우의 좌전 안타로 1·3루 찬스를 이어갔다. 이때 두산 좌익수 이유찬의 송구를 두산 투수 곽빈이 잡지 못하고 뒤로 흘리는 포구 실책을 범하면서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더 진루, KT가 1-0으로 먼저 앞서갔다.
KT 위즈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1회초 선취 득점을 기록했다. 사진 고아라 기자
기세가 오른 KT는 문상철의 볼넷 출루로 주자를 더 모았다. 하지만 곽빈이 황재균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KT의 좋았던 공격 흐름을 끊어놨다. 곽빈은 계속된 2사 2·3루에서 김상수까지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KT가 달아나는 걸 막았다.
KT는 김상수의 잘 맞은 타구가 두산 중견수 정수빈의 '슈퍼 캐치'에 잡혀 아쉬움을 삼켰다. 정수빈은 김상수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끝까지 쫓은 끝에 몸을 날렸고 정확하게 타구를 잡아내면서 이닝을 종료시켰다.
두산도 빠르게 반격에 나섰다. 2회말 2사 후 강승호가 2루타를 치고 나가면서 답답했던 흐름을 바꿔놨다. KT 고영표는 2사 2루에서 허경민의 타석 때 기습적인 2루 견제로 강승호를 잡으려고 했지만 외려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공이 외야까지 흘러갔다.
강승호는 KT가 보인 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었다. 빠른 발을 앞세워 3루를 거쳐 거침없이 홈까지 내달렸다. 여유 있게 홈 플레이트를 밟으면서 두산은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강승호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2회말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동점 득점까지 기록했다. 사진 고아라 기자
▲선두타자 출루와 희생 번트 성공, 적시타까지 완벽...경기 뒤집은 두산 집중력
두산은 1회초 흔들렸던 선발투수 곽빈이 2회초부터 안정을 찾았다. 곽빈은 선두타자 배정대를 삼진, 심우준과 조대현을 외야 뜬공으로 처리하고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곽빈은 3회초 선두타자 로하스에 볼넷을 내준 뒤 김민혁의 희생 번트 성공으로 1사 2루 실점 위기에 몰렸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장성우를 포수 파울 플라이, 문상철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문상철의 타구는 3유간 깊숙한 곳으로 빠르게 날아갔지만 김재호의 폭넓은 수비 범위가 빛났다. 김재호는 타구를 잡자마자 재빠르게 1루 송구로 연결, 문상철을 잡아냈다. KT 벤치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판독 결과 원심이 그대로 유지됐다.
두산 베어스 베테랑 내야수 김재호(오른쪽)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3회말 역전 득점을 기록했다. 사진 고아라 기자
두산은 3회말 승부를 뒤집었다. 선두타자 김재호가 중전 안타를 치고나가면서 3회초 좋은 수비의 기운을 이어갔다. 조수행이 침착하게 희생 번트를 성공시켜 1사 2루 득점권 찬스가 상위 타선에 연결됐다.
두산은 여기서 정수빈이 해결사로 나섰다. 정수빈이 깨끗한 중전 안타를 때려내면서 2루에 있던 김재호가 여유 있게 득점에 성공했다. 두산이 2-1 리드를 잡는 순간이었다.
정수빈은 적시타 이후 누상에서 빠른 발로 KT 배터리를 괴롭혔다. 이유찬의 타석 때 2루, 3루 도루를 연달아 성공시키는 주루 센스를 뽐냈다.
두산은 다만 여기서 추가 득점을 얻지 못했다. 고영표는 이유찬을 2루수 땅볼, 양의지를 유격수 땅볼로 솎아 내면서 점수 차가 더 벌어지는 걸 막아냈다.
▲호투하던 곽빈의 갑작스러운 난조, 이영하의 완벽한 구원 등판
두산 곽빈은 타선이 리드를 안겨주자 더 힘을 냈다. 4회초 1사 후 김상수에게 2루타를 맞기는 했지만 배정대를 곧바로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안정을 찾았다. 2사 2루에서 심우준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KT의 추격을 저지했다.
곽빈은 5회초에도 선두타자 조대현을 2루수 뜬공, 로하스를 삼진, 김민혁을 중견수 뜬공으로 차례로 더그아웃으로 돌려보냈다. 2회초에 이어 이날 게임 두 번째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두산 베어스 우완 이영하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1.2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기록했다. 사진 고아라 기자
하지만 곽빈은 6회초 선두타자 장성우와 문상철에게 연속 볼넷을 헌납,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두산 벤치는 이 고비를 승부처로 판단, 투수를 이영하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영하는 두산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무사 1·2루에서 황재균을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잡고 순식간에 아웃 카운트 2개를 손에 넣었다. 계속된 2사 3루에서도 김상수를 3루 땅볼로 처리하고 두산의 1점 차 리드를 지켜냈다.
▲치열한 불펜 싸움, 추가 득점은 어느 쪽도 없었다...두산의 2-1 승리로 마침표
두산은 6회말 선두타자 정수빈의 좌전 안타 출루, 이유찬의 희생 번트로 1사 2루 찬스가 중심 타선 앞에 차려졌다. 하지만 양의지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김재환의 장타성 타구가 KT 우익수 로하스의 호수비에 잡히면서 2-1 살얼음판 리드가 그대로 유지됐다.
두산 베어스 좌완 영건 이병헌이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0.2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기록했다. 사진 고아라 기자
두산은 한 박자 빠른 투수교체로 KT의 추격을 따돌렸다. 이영하가 7회초 2사 후 조대현을 중전 안타로 1루에 내보내자 곧바로 좌완 영건 이병헌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병헌은 로하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끝냈다.
두산은 8회초에도 1사 후 이병헌이 장성우에게 볼넷을 내주자 곧바로 투수를 베테랑 우완 홍건희로 교체했다. 홍건희가 문상철에게 빗맞은 내야 땅볼을 유도, 타구를 잡은 뒤 1루 주자를 2루에서 포스 아웃 처리하면서 아웃 카운트를 늘렸다.
두산 벤치는 8회초 2사 1루에서 마무리 김택연을 조기투입했다. 김택연이 지난 1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사흘 동안 휴식을 취한 점도 고려된 선택이었다. 김택연은 KT 황재균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반격을 저지했다.
김택연은 9회초 KT의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도 실점 없이 잠재웠다. 선두타자 김상수를 볼넷으로 1루에 내보낸 뒤 송민섭의 희생 번트 성공으로 1사 2루 동점 위기에 몰렸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강백호를 삼진, 오재일을 내야 뜬공으로 잡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사진=잠실, 고아라 기자/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