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2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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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7th] 미화 논란·소송 위험 있지만…'실화 모티브' 영화, 매력 미쳤지 [○&●①]

기사입력 2024.09.16 07:50



빛이 있기에 그림자가 생기고, 그림자가 있기에 빛이 더욱 눈부실 수 있습니다. 대중과 맞닿아 웃음을 전하는 연예계도 그렇습니다. 누구나 접하는 방송과 콘텐츠, 함께 즐기는 SNS와 아이돌 문화도 '명과 암'이 항상 함께 존재합니다. 연예계의 '명과 암(O&●)', 엑스포츠뉴스 창간 17주년을 맞아 기자들이 직접 보고 들었습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실존 인물을 따와 극의 주인공으로 만든 영화는 매년, 매달 등장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화기에 더욱 짜릿하고, 더욱 민감하다.

역사적 사건부터 실화 기반의 이야기,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만든 캐릭터가 극을 이끄는 영화는 굉장히 많다. 특히 지난 해 11월 개봉해 천만을 돌파한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부터 시작해 2024년의 첫 영화 '시민덕희'(감독 박영주), '하이재킹'(감독 김성한)을 비롯해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인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 '빅토리'(감독 박범수), '그녀에게'(감독 이상철) 등 다양한 영화가 실화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실이 영화를 이긴다는 말이 있다.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난다", "인간의 상상에 한계가 있는 부분을 믿을 수 없는 실화부터 누군가의 소소한 일상까지 채우는 세상을 다루는 묘미가 있다"며 실화 모티브 콘텐츠의 맛에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일어났던 일임을 알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관객은 서사가 진행될 수록 놀라워하고, 콘텐츠가 화제가 되면 자연스럽게 실존 주인공에게 시선이 쏠리기도 한다. 

특히 최근 보이스피싱을 직접 검거한 실화 주인공 김성자 씨는 제보 8년 만에 포상금 5천만 원을 지급받아 영화와 함께 화제가 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김성자 씨는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를 본 후 직접 자료와 조직원 정보를 입수해 경찰에 제보해 보이스피싱 총책 등 6명을 검거를 가능케 했음을 밝히며 포상금 지급 이유를 전했다. 

1억이 넘는 총 피해액 확인부터 200여 명의 추가 피해를 예방에 큰 역할을 한 김성자 씨는 당시 경찰의 예산 부족을 이유로 '최대 1억 원'이라는 포상금 홍보와 달리 1백만 원을 제안받았다. 하지만 해당 사건은 '시민덕희' 영화로 대중의 관심을 끌었으며 지난 8월 포상금 지급 결정 소식에 많은 축하가 전해졌다. 

많은 관객들은 "'시민덕희'로 김성자 씨를 알게 됐는데 좋은 소식도 듣게 됐다. 축하드린다", "영화가 화제되니 주인공도 기분이 좋고, 포상금 쾌거도 행복하겠다", "대중문화의 선한 영향력"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간 실화 모티브 콘텐츠로 인해 실존 인물의 업적이나 피해, 현 상황이 다시금 주목을 받은 경우가 많았다. 

과거 실화 콘텐츠를 다룬 경험이 있던 관계자들은 "실존 인물이 존재할 경우 흥행 후 관심을 받을 때 더 뿌듯한 것 같다", "실존 인물의 유족이 실화였던 사건이 다시 영화로 다뤄지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말을 했다. 저희에게도 유의미한 말로 기억되고 있다" 등 당시 기분을 회상했다.

하지만 그만큼 예민한 부분도 있다. 한 관계자는 실존 인물의 현재 생존 여부 부터 당시의 행위가 정치적으로 해석되는지, 시각에 따라 범죄자 등 다양하게 평가될 수 있는지에 따라 제작부터 각색, 홍보 방식이 모두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익명으로 인터뷰에 응한 영화 제작 관계자는 "콘텐츠는 한 인물의 양면성을 모두 다 담기는 힘들다. 사람마다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영화와 실화를 적당히 분리해 그 두 이야기가 결국엔 별개로 보일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제일 중요하다"고 전했다.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실화가 가지고 있는 힘은 그대로 콘텐츠로 가져오되, 영화가 영화로만 보일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도 입을 모았다. 

"콘텐츠는 실화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더해 만들기는 하지만, 특정 인물과 사건이 너무 왜곡되거나 미화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홍보 가이드를 준비할 때도 더욱 신중히 준비하고, 필요하면 법률 자문을 받을 때도 있다"고 전한 관계자는 "배우들과 스태프들 또한 연기 등 표현에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은 사전에 체크하며 촬영 내내 유념할 수 있도록 했다"고도 덧붙였다.

또한 일부 관계자는 사건의 실제 주인공이나 유족, 관련 협회의 사전 동의와 협력 약속을 꼼꼼히 받아야함을 강조했다. 또한 제작 초기와 후반 흐름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부분도 있기에 소송이나 뒤탈 없이 제작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제작자와 실화 관련자의 꾸준한 스킨십이 중요하다고. 

한 관계자는 "실화 주인공인 분이 자신의 경험을 영상화한 것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계신다면 작품 홍보 전면에 내세울 수도 있지만, 이 또한 마음대로 되는 부분은 아니"라며 실존 인물의 성향 또한 홍보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실화 중 역사적인 사건을 다룬다면 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거나, 적대감을 드러내며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관객도 있다. 협의를 완료한 실존 인물 외 주변인이 불쾌감을 내비쳐 제작에 제동이 걸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반면 자신의 경험을 살려 또 다른 콘텐츠로 직접 발전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 예시로 최근 부산 돌려차기 사건, 분당 서현역 사건 등 묻지마 폭행, 보복 범죄 등 실제 강력 범죄를 모티브로 한 영화 제작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8월 크랭크인에 들어간 영화 '악마가 될 수밖에(가제)'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인 김진주 작가가 시나리오 자문에 참여해 더욱 강력한 영향력을 기대케 한다. 

왜곡 논란 위험, 소송 가능성 등을 알지만 실화 모티브 콘텐츠는 매번 제작된다. 시대와 상관 없이 어느 국가나 마찬가지다. 제작자들은 꾸준히 영화보다 영화같은 현실 속 이야기를 발굴하고 개발한다. 

많은 관계자들이 "위험성에도 꾸준히 실화 이야기가 콘텐츠화 되는 건 이유가 있다"며 그간 인간의 경험을 인간이 또 다른 방법으로 표현하는 인류의 문화 형태가 이어지게 하는 '실화의 힘'을 힘줘 말했다. 

앞으로도 쭉 제작될 수많은 '사람 사는 이야기'가 기대를 모은다.  

*본문 내 자료는 관계자 인터뷰와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각 배급사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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