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제임스 네일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KBO리그에 입성하게 된 에릭 스타우트가 선수단과 상견례를 진행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대체 선발 활용, 불펜데이 등 다른 대안도 존재했다. 하지만 선두 굳히기를 위해 확실한 카드가 필요했다. KIA 타이거즈의 선택은 '뉴페이스' 영입이었다.
KIA는 28일 제임스 네일의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좌완 에릭 스타우트와 연봉 4만5000달러(약 6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전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스타우트는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14차전을 앞두고 선수단과 간단하계 상견례를 진행했다. 29일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으로, 통상적인 절차가 남은 상황이다.
KIA는 시즌 초반부터 외국인 투수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지난 5월 윌 크로우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수술까지 받았고, 분주하게 움직인 KIA는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활용해 캠 알드레드를 영입했다. 결과적으로 알드레드가 두 달 동안 계속 로테이션을 돌면서 크로우의 공백을 메웠고, 상위권 팀들의 견제에도 선두를 지킨 KIA다.
하지만 알드레드는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7월 한 달간 5경기 23⅔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5.32를 마크했으며, 상위권에 위치한 삼성 라이온즈를 두 차례(3일 대구, 18일 광주) 만나 기대 이하의 투구를 선보였다. 포스트시즌 구상까지 감안해야 하는 KIA로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에릭 라우어가 11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12차전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3⅓이닝 7피안타 2피홈런 2사사구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정규시즌 1위를 넘어 'V12'까지 바라보는 KIA로선 결단이 필요했다. 결국 알드레드보다 더 확실한 투수와 함께 남은 시즌을 치르길 원했던 KIA는 지난 6일 알드레드와의 동행을 포기하면서 '빅리그 통산 36승'이라는 이력을 가진 에릭 라우어를 영입했다.
라우어의 합류로 조금이나마 고민을 덜게 된 KIA는 선두 굳히기에 속도를 내는 듯했지만,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지난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선발 등판한 제임스 네일이 6회말 선두타자 맷 데이비슨의 강습타구에 얼굴을 맞으면서 큰 부상을 당했다. 검진 결과 턱관절 골절 진단을 받으면서 이튿날 긴급 수술까지 받았다. 다행히 수술은 잘 마무리됐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서 KIA로선 네일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게 가장 큰 과제였다. 이범호 KIA 감독은 27일 SSG전을 앞두고 9월부터 시행되는 확대 엔트리를 통해 경험이 많은 투수들을 1군에 올리겠다고 이야기했으며, 상황에 따라서 불펜데이도 가능하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KIA는 프런트와 현장의 논의 끝에 기존 투수들로 한 달을 보내는 게 어렵다고 판단했고,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활용하기로 했다. 다만 KBO리그 규정상 8월 15일까지 선수 등록을 마친 외국인 선수만 포스트시즌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스타우트는 정규시즌이 끝날 때까지만 KIA에서 뛸 수 있다.
KIA 타이거즈가 28일 제임스 네일의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투수 에릭 스타우트와 연봉 4만5000달러, 한화로 약 6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스타우트는 27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스타우트는 포스트시즌에 투입될 순 없지만 정규리그 남은 4차례 선발 로테이션을 돌게 된다. AP 연합뉴스
KIA 타이거즈가 28일 제임스 네일의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투수 에릭 스타우트와 연봉 4만5000달러, 한화로 약 6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스타우트는 27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스타우트는 포스트시즌에 투입될 순 없지만 정규리그 남은 4차례 선발 로테이션을 돌게 된다. AP 연합뉴스
미국 일리노이주 글렌 엘린 출신인 스타우트는 신장 188cm, 체중 98kg의 체격을 지닌 좌완투수로, 메이저리그에서 2시즌, 마이너리그(이하 트리플A)에서 6시즌, 대만 프로야구 리그(이하 CPBL)에서 2시즌 동안 뛰었다. 올 시즌에는 대만프로야구(CPBL) 중신 브라더스 소속으로 20경기에 등판(선발 등판 19경기), 113⅔이닝을 투구하며 10승 5패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통산 23경기에 출전해 24⅔이닝을 투구하며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7.30을 기록했으며, 마이너리그에서는 158경기(선발 21경기)에 등판해 16승 12패 12홀드 14세이브 평균자책점 4.63의 성적을 남겼다.
KIA는 28일 SSG전을 포함해 22경기를 남겨놓은 상황이다. 로테이션과 잔여경기 일정을 감안하면 스타우트가 마운드에 오르는 건 10경기도 채 되지 않을 전망이다. 그럼에도 KIA는 확실하게 1위를 지키기 위해 스타우트에게 손을 내밀었다. 9월 한 달을 위해 적잖은 금액을 투자한 KIA다.
심재학 KIA 단장은 이날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보유하던 리스트에 있던 선수 중에서 가장 좋은 선수, 또 가장 빨리 한국에 올 수 있는 선수가 누구일지 생각했다. 긴박하게 영입이 이뤄졌다"며 "투수들도, 야수들도 지쳐 있는 상황이라 팀이 한국시리즈에 직행한다면 회복할 시간이 생길 것 같다. 정규시즌을 무조건 1위로 끝내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고 이야기했다.
28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제임스 네일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KBO리그에 입성하게 된 에릭 스타우트가 선수단과 상견례를 진행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1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KIA 이범호 감독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령탑도 스타우트의 합류를 반겼다.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난 이범호 감독은 "성격도 좋고 활발하더라. 본인이 짧은 기간이지만, 여기 와서 던질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고 하는데, 의지도 느껴지고, 우리가 중요한 상황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는 듯했다"고 밝혔다.
이어 "(상견례 당시) 먼저 네일을 걱정해 주는 인사말도 뭉클했다. 그런 성격을 가진 선수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며 "KBO리그에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 팀에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서 던지겠다는 걸 보면 큰 의지를 갖고 팀에 온 게 아닌가 싶었다. 좋은 마음이 들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첫 등판 일정은 미정이다. 이 감독은 "몸 상태 자체는 괜찮다고 하고,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23일에도 100구 이상 던졌기 때문에 가볍게 불펜피칭만 하면 될 것 같다. 불펜피칭을 해도 많이 던지진 않을 것이고, 마운드를 체크하는 정도일 것"이라며 "원래대로라면 대만에서 다음 등판 날짜도 오늘(28일) 아니면 내일(29일)이었다고 하더라. 비자 발급 상황을 보고, 또 선수와 이야기한 뒤 날짜를 정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KIA 타이거즈, A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