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9.11 03:35 / 기사수정 2011.09.11 10:25
[엑스포츠뉴스=박시인 기자] 지동원(선덜랜드)의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이 마침내 터졌다.
지동원은 10일(이하 한국시각)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첼시와의 '2011/12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에서 후반 종료 직전 팀의 만회골이자 자신의 첫 번째 골을 신고했다.
팀의 1-2 패배로 지동원의 골이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데뷔골은 한국인 공격수도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해낼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지금까지 프리미어리그에 문을 두드린 한국 선수는 아스날 입단을 확정지은 박주영까지 총 9명이다. 이 가운데 정통 공격수는 설기현, 이동국에 이어 올 시즌 첫 번째 도전을 앞둔 지동원, 박주영까지 4명이다.
선배 설기현과 이동국의 경우 공격수로서 아쉬움을 남긴 케이스다. 설기현은 최전방보다 측면 윙어에서 더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고 이동국은 리그에서 단 한 골도 터뜨리지 못한 채 국내로 복귀해야 했다.
지금까지 유럽 무대에서 아시아 공격수들이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다. 엄청난 피지컬을 보유한 유럽의 수비수를 상대로 우위를 점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동원은 데뷔 이후 4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공격수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
이날 후반 37분 교체 투입된 지동원은 세밀한 볼터치와 활발한 움직임으로 이전보다 향상된 경기력을 선보였고 후반 46분에는 데뷔골까지 터뜨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아직까지 많은 경기에 나선 것은 아니지만 마수걸이 득점으로 첫 골에 대한 부담감을 해소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자칫 무득점이 장기화될 경우 큰 부담감을 짊어진 채 경기에 나서야 했기 때문이다.
또한 지동원의 득점은 팀 내 입지와 자신감을 높이는데도 큰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지동원은 지금까지 주로 조커 역할을 맡아왔다. 선덜랜드의 스티브 브루스 감독은 지난달 29일 지역 언론 '선덜랜드 에코'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동원과 코너 위컴은 미래를 위해 영입한 선수들이다. 1년에서 1년 반 정도는 주전으로 보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선덜랜드의 주포 아사모아 기안이 아랍에미리트(UAE)의 알 아인으로 임대를 떠나면서 공격진은 새롭게 개편됐다. 여름 이적 시장 마감을 하루 앞두고 아스날로부터 임대된 니클라스 벤트너는 이번 첼시전에서 선발 출전의 기회를 잡았으나 90분 내내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지금까지 리그 4경기를 치른 선덜랜드는 겨우 2골을 터뜨리는데 그칠 만큼 심각한 공격수 부재를 안고 있다. 기안보다 1988년생 벤트너와의 경쟁이 더 수월한 것이 사실이다.
지동원은 왼쪽 측면 미드필더와 최전방 공격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데다 스피드, 볼 키핑, 움직임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 그렇다고 이번 데뷔골을 통해 벤트너와 동등한 위치로 올라섰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6년 동안 아스날에서 활약한 벤트너는 풍부한 경험과 기량을 두루 갖춘 공격수다. 하지만 이번 첫 골을 계기로 지동원이 계속된 상승세를 보여준다면 향후 팀 내 입지는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측하기 힘들다.
강호 첼시와의 경기에서 진가를 과시한 지동원이 첫 골의 상승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지동원 ⓒ 선덜랜드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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