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허리 통증으로 장기간 이탈 중인 루벤 카데나스의 대체 외인으로 르윈 디아즈를 영입했다. AFP/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옵니다."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은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새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를 향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삼성은 올해 외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과 개막을 맞이했다. 맥키넌은 시즌 초반 선전하다 금세 슬럼프에 빠졌다. 선구안, 콘택트 능력 등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 더욱이 타자 친화적 구장인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홈런 4개에 그치며 장타 갈증을 해소해 주지 못했다.
고심하던 삼성은 맥키넌 대신 새 외인 타자로 루벤 카데나스를 영입했다. 카데나스는 지난달 19일 롯데 자이언츠전서 데뷔한 뒤 곧바로 첫 안타와 첫 홈런을 때려내며 기대감을 높였다. 비거리 140m의 아치를 그리고, 끝내기 홈런까지 쏘아 올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카데나스는 지난달 26일 KT 위즈전서 타격하다 왼쪽 허리에 통증을 느꼈다. 여러 차례 정밀 검진에도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통증을 호소했다.
삼성은 엔트리 조정 없이 카데나스를 기다렸다. 응답이 없었다. 그러다 지난 6일 한화 이글스전서 복귀전을 치렀다. 카데나스는 후반 대타로 출격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허리에 불편감을 느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본인이 중견수 수비까지 소화하겠다고 했지만 '설렁설렁' 산책 수비로 단타를 2루타로 만들었다. 결국 곧바로 중견수 김헌곤과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다음 날, 카데나스는 또 허리 통증을 이야기했다. 이번에도 검사 결과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훈련조차 불가능하다고 판단, 삼성은 지난 7일 카데나스를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삼성 라이온즈 외인 타자 루벤 카데나스가 정규시즌 경기에 출전해 타격하고 있다. 삼성은 카데나스 대신 르윈 디아즈를 영입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구단은 카데나스에게 처음 허리 통증이 발생한 시점부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대체 외인을 물색했다. 미국 독립리그, 멕시칸리그, 일본 독립리그, 대만 리그까지 네 군데를 살핀 뒤 후보 선수를 추렸다. 이후 카데나스의 정상 출전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디아즈와 계약을 추진했다.
문제는 촉박한 시간이었다. 포스트시즌 경기에 출전하려면 오는 15일까지 비자 발급 등 행정적인 절차를 마친 뒤 선수 등록을 완료해야 했다. 남은 시간이 너무 짧아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지만 삼성은 각고의 노력 끝에 디아즈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디아즈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 소속으로 뛰었다. 3시즌 통산 112경기에 출전해 타율 0.181(321타수 58안타) 13홈런 27타점 30득점을 빚었다. 올 시즌엔 멕시코리그에 몸담았다.
삼성에 따르면 디아즈는 멕시코 영사관에서 비자 발급을 마무리한 뒤 13일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14일 새벽 도착할 예정이다. 현지에서 한 차례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고, 한국 도착 후 대구에서 한 번 더 메디컬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13일 대구서 만난 박진만 감독은 "지금 오고 있다. 구단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열심히 노력해 준 것 같다"며 "영상으로 보니 체격도 좋고 타격도 괜찮더라. 장타력, 콘택트 능력을 모두 갖췄고 수비 실력도 준수해 보였다"고 밝혔다.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이 정규시즌 경기 중 선수들의 플레이를 바라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디아즈는 1루수와 좌익수가 가능한 선수다. 박 감독은 "찾아보니 거의 내야수로 뛰었던 것 같다. 그래도 본인이 가장 많이 소화했고, 제일 편안해하는 1루수로 활용하는 게 좋을 듯하다"며 "외야에 정말 큰 변수가 생긴 상황이 아니라면 웬만하면 1루수로 고정해 쓰고자 한다"고 전했다.
거포 1루수 박병호는 지명타자에 고정되는 것일까. 박 감독은 "상황을 봐야 한다. 박병호는 아직 몸 상태가 100%는 아니다"며 "만약 향후 100%로 수비가 가능해진다면 체력적인 안배 등을 고려해 (디아즈와 박병호를) 지명타자, 1루수로 번갈아 쓰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디아즈의 합류는 선수단에도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박 감독은 "큰 힘이 된다. 지금까지 거의 한 달 동안 외인 타자 없이 경기를 치러 왔다"며 "디아즈가 와서 좋은 결과를 내주면 팀 분위기가 올라갈 것이다. 또한 선수들도 심리적으로 큰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서로서로 더 믿음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감독은 "디아즈가 한국 리그에는 처음 오는 것이니 우리 선수들이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잘 도와줬으면 한다"고 미소 지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AFP/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