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선균과 삼형제처럼"…조정석·유재명의 '행복의 나라' 추억 [종합]

(엑스포츠뉴스 용산, 김유진 기자) 조정석과 유재명이 '행복의 나라'를 함께 했던 동료인 故이선균을 추억했다.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추창민 감독과 배우 조정석, 유재명이 참석했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 분)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조정석이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법정 개싸움 일인자 변호사 정인후 역을, 이선균이 상관의 지시로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는 정보부장 수행비서관 박태주 역을 연기했다. 유재명은 거대 권력의 중심인 합수단장 전상두를 연기했다.

지난 해 12월 이선균이 세상을 떠나면서 '행복의 나라'는 고인의 유작으로 남게 됐다. '행복의 나라'에 앞서 7월 이선균의 또다른 주연작인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가 개봉한 바 있다.

우여곡절 속 영화의 개봉을 맞게 된 배우들도 촬영장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간의 심경을 돌아봤다.

조정석은 "저희 영화의 분위기가 좀 무게감이 있는 것에 비해 현장은 너무나 유쾌하고 재밌었다. 제게는 현장이 '행복의 나라'였다. 종종 주위 분들이 물어보면 '행복의 나라였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말 너무 너무 행복한 현장이었다"고 거듭 얘기했다.



이어 "역할로 보면 저와 이선균 선배님이 같은 편이고, 유재명 선배님과는 적대적 관계인데 현장에서는 삼형제처럼 너무 즐겁게 촬영했었다. 이선균 배우님은 정말 너무 좋은 형이고, 같이 연기할때만큼은 그 열정이 정말 뜨거웠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연기가 끝나면 그 누구보다 따뜻했던 분이었다. 이 영화를 함께 하게 돼 지금도 너무 좋고 행복하다. 제게는 그렇다. 따뜻한 기억 밖에는 없다"고 말을 이었다.

유재명도 "사실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 자체를 오롯이 볼 수가 없는 경험을 했다. 솔직한 마음으로, 보는 내내 함께 한 시간들이 계속해서 겹쳐지면서 조금 힘들어지는 경험을 했었다"고 복잡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이어 "영화를 보는 내내 그런 생각이 들더라. 며칠 전에 우연치 않게 들은 라디오의 오프닝 멘트였다. '영화는 당시 찾아볼 수 있지만 사람은 다시 찾아볼 수 없다'는 멘트였는데, 저는 이 영화를 통해서 이선균이라는 배우를 다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이 배우를 하는 우리들의 어떤 행복을 보는 시간이었고, 그래서 힘들었지만 아주 의미있는 시간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이선균의 빈자리까지 '행복의 나라'가 더 많은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영화를 소개한 두 사람은 극 중 대립하는 관계로 등장하며 서로에게 감탄했던 때를 얘기하며 응원을 나눴다.

조정석은 "유재명 형님이 연기를 너무 잘해주셔서, 저도 자연스럽게 화가 나더라. 제 감정에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그만큼 즐거웠다"고 고마워했다.

유재명도 "영화를 보는 내내 (조)정석이가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싶었다. 같이 찍었고, 이야기의 끝을 아는데도 다음 장면, 장면들을 조정석이라는 배우를 따라가고 있더라. 아주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톰과 제리처럼 잘 촬영했는데, 앞으로도 계속 같이 배우의 길을 잘 걸어갔으면 좋겠다. 너무 고생 많이 했다"며 조정석과 두 손을 맞잡았다.

'행복의 나라'는 14일 개봉한다.

사진 = NEW, 연합뉴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