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한때 세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카세미루(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프리시즌부터 부진한 경기력을 펼쳐 팬들의 인내심을 시험했다.
영국 매체 '더선'은 4일(한국시간) "맨유 팬들은 프리시즌에서 리버풀 미드필더 파비오 카르발류가 카세미루를 조기 은퇴시켰다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맨유는 4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콜럼비아에 위치한 윌리엄스-브라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여름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0-3 완패를 당했다.
전반 10분 파비오 카르발류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맨유는 전반 36분 커티스 존스에게 추가골까지 내주며 전반전을 0-2로 마쳤다. 추격하기 위해 분투했으나 오히려 후반 16분 코스타스 치미카스의 쐐기골이 더해져 리버풀 프리시즌 중에 열린 노스웨스트 더비를 3골 차 완승으로 마무리했다.
친선전이지만 상대가 최대 라이벌 리버풀이었기에 완패를 당했다는 사실에 일부 맨유 팬들은 불만을 드러냈다. 또 이날 선발로 나선 브라질 미드필더 카세미루가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펼쳤다고 지적했다.
맨유 팬들이 지적한 건 선제 실점 장면이었다. 당시 리버풀의 2002년생 어린 미드필더 카르발류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을 잡았고, 카세미루가 카르발류를 막기 위해 다가섰다.
카세미루는 카르발류의 공을 빼앗기 위해 태클을 시도했는데, 카르발류는 터치 한 번으로 카세미루를 제친 뒤 슈팅을 날려 선제골을 터트렸다. 이때 수비에 실패한 카세미루는 그대로 넘어지면서 카르발류가 골을 터트리는 걸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전성기 시절 세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 중 한 명이었던 카세미루가 22세 어린 선수의 돌파도 막지 못하며 굴욕을 당한 장면은 많은 생각이 들게끔 만들었다. 매체도 "한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수비형 미드필더 중 한 명이었던 카세미루에게 슬픈 순간이었다"라고 평가했다.
경기가 끝나고 맨유 팬들은 지난 시즌부터 부진이 찾아온 카세미루를 당장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는 카세미루를 은퇴시키는 경기였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날 카세미루는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는 동안 7번의 몸싸움에서 단 2번만 승리했고, 볼 소유권을 무려 16번이나 잃었다. 그는 맨유에서 주급 35만 파운드(약 6억 900만원)를 받고 있기에, 카세미루의 부진한 경기력은 팬들의 불만을 키웠다.
팬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카르발류는 카세미루를 조기 은퇴시켰다", "카세미루에 대한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 "난 카세미루를 좋아하지만 더 이상 선발로 나와서는 안 된다", "카세미루는 떠나야 하지만 그를 팔 수 없을 거 같다는 게 유일한 문제"라고 밝혔다.
카세미루는 전성기 시절 레알 마드리드 핵심 미드필더로 뛰면서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명성을 떨쳤다. 그는 2022년 여름 레알을 떠나기 전까지 9년 동안 336경기를 뛰면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5회를 포함해 트로피만 22개를 들어 올렸다.
레알 중원의 핵심으로 활약하던 카세미루는 지난 2022년 여름 맨유로 이적하면서 프리미어리그에 발을 내밀었다. 맨유는 카세미루를 영입하기 위해 이적료로 옵션 포함 7000만 유로(약 1035억원)를 지불했다.
지난 시즌 카세미루는 맨유 최고의 영입생이었다. 카세미루가 무려 51경기나 출전하면서 팀의 중원을 든든하게 지켜냈고, 전 시즌 6위였던 맨유는 카세미루 활약에 힘입어 2022-23시즌 프리미어리그를 3위로 마무리해 1년 만에 다시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로 복귀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카세미루는 부진한 경기력을 펼치면서 2024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를 앞두고 브라질 대표팀에서 탈락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반등이 절실한 카세미루이지만 프리시즌에서도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점점 맨유 팬들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