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학로, 이창규 기자) 故 김민기가 영면에 들기 전 대학로를 찾은 가운데, 후배들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눈물로 배웅했다.
24일 오전 8시 빈소가 마련됐던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故 김민기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별도의 영결식은 진행되지 않았다.
발인식이 끝난 후 장지인 천안공원묘원으로 향하기 전 고인은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위치한 아르코꿈밭극장(구 학전) 마당을 들렀다.
현장에는 아르코꿈밭극장을 운영 중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정병국 위원장을 비롯해 배우 설경구, 장현성, 황정민, 박학기, 방은진, 배성우, 김대명 등이 모여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유가족들이 영정을 안고 마당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모두가 눈물을 보였다. 고인의 영정은 아르코꿈밭극장 마당의 화단에 위패와 함께 모셔진 뒤 모두의 묵념이 있었다. 이후 영정은 학전의 공간들을 모두 돌아본 뒤 다시 고인을 배웅하기 위해 모인 이들 앞에 섰다.
이후 운구차량이 떠날 준비를 하자 현장에 모인 이들은 '아침이슬'을 불렀고,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운구차량이 장지로 떠날 때에는 "사랑합니다 선배님"이라는 외침이 현장을 가득 메웠다.
이 때 색소포니스트 이인권 씨가 '아름다운 사람'을 연주했는데, 이 순간 고인의 가는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듯 하늘에서 다시 비가 내려 모두를 슬프게 했다.
고인의 대표 연출작 '지하철 1호선' 무대에 섰던 그는 "선생님(김민기)은 저에게 아버지 같은 분"이라며 "마지막 가시는 길에 당신이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었다는 걸 말하고 싶어 연주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현성은 운구차가 떠난 후에도 눈물을 멈추지 못했는데, 그는 현장에 있던 이들을 향해 "가족장으로 하시기로 하셨으니 우리들은 여기서 선배님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마지막까지 대단히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한편, 1951년생인 김민기는 서울대학교 출신으로, 고등학교 동창 김영세와 듀오 도비두로 가수 활동을 시작, 작곡가로도 활동하며 1970년 대표곡인 양희은의 '아침이슬' 등을 만들었다.
연극 연출 및 제작자로도 활약한 그는 1991년 대학로에 소극장인 학전을 개관하며 후배 양성에 매진했다. 배우 황정민, 설경구, 김희원, 안내상, 전배수, 이정은, 가수 윤도현, 박학기, 알리, 동물원, 유리상자, 자전거탄풍경, 김현철 등 많은 예술인들이 학전 무대를 거쳤다.
대한민국 연예계에 큰 족적을 남긴 김민기의 별세 소식에 예술계와 정치계까지 많은 이들이 고인을 향한 인사를 전했다.
사진= 고아라 기자, 이창규 기자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