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장인영 기자) 가수이자 소극장 학전 대표였던 김민기가 하늘의 별이 됐다. 향년 73세.
지난해 가을 위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던 김민기는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 21일 오후 8시 26분 세상을 떠났다.
22일 고인의 조카인 김성민 학전 소극장 총무팀장은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집에서 요양을 하다가 금요일(19일)부터 조금씩 안 좋아져서 토요일(20일) 오전에 응급실에 갔다"며 "응급실에 실려가는 순간부터 좋지 않았고, 일요일(21일) 밤에 돌아가셨다"고 고인의 마지막을 전했다.
김민기는 생전 유가족들과 미리 작별인사를 나눴다고. 김 팀장은 "내겐 '그저 고맙다. 우린 할 만큼 했다' 이런 말씀을 했다. 내가 학전에서 해야 할 일이 있어 나를 많이 걱정해줬다"고 말했다.
김민기는 지난 1991년부터 대학로에서 소극장 학전을 운영했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학전을 통해 많은 후배를 양성했다.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배우 설경구, 김윤석, 장현성, 조승우, 이정은 등이 모두 학전 출신이다.
그러던 지난 3월 재정난과 고인의 건강 문제로 학전은 문을 닫고, 현재는 아르코꿈밭극장으로 재탄생됐다.
'대학로 문화의 상징' 김민기의 비보에 대중문화계 인사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적은 이날 개인 계정에 "형님. 하늘나라에서 맥주 한 잔 하시며 평안하시리라 믿습니다. 나의 영웅이여. 감사했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알리 역시 "노란 머리 시절, 공연을 마치고 뒤풀이 장소에서 선배님 맞은 편에 앉아 수줍게 술 한 잔 받은 날이 처음 선배님과의 만남이었습니다"라며 "선배님 예술 인생의 발자취를 알게 되고 느끼고, 노래로 조금이나마 체감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라고 애통한 마음을 전했다.
김 팀장은 간담회를 통해 "학전을 선생님(김민기)이 33년 동안 해왔으니 저도 잘 지켜나가겠다"며 "선생님이 연출하지 않는다면 학전의 작품은 더이상 없다. 김민기가 연출하지 않는 '지하철 1호선'은 없다"고 했다.
연극 제작 및 연출가 이전에 김민기는 1970년부터 음악 작업을 시작, 이듬해 가수로 데뷔했다. 대표곡으로는 '아침이슬', '상록수' 등이 있다. 하지만 '아침이슬'이 민중가요로 이름을 알리면서 데뷔 음반이 국가에 의해 압수 당하기도 했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서울대학교 장례식장 2, 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4일 오전 8시, 장지는 천안공원묘원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학전
장인영 기자 inzero6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