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울산, 나승우 기자) 울산HD를 무승의 늪에서 건져낸 이경수 감독 대행이 남은 시간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울산은 13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3라운드 홈 맞대결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주민규의 결승골로 1-0 승리했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울산은 1위(12승6무5패·승점 42)를 탈환했고, 서울은 6위(8승6무9패·승점 30)에 머물렀다.
홈팀 울산은 4-2-3-1 전형으로 나섰다. 조현우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윤일록, 김기희, 임종은, 이명재가 수비를 맡았다. 보야니치, 고승범이 3선에 위치했으며 아타루, 엄원상, 강윤구가 2선 자원으로 출격했다. 주민규가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출전해 득점을 노렸다. 지난 경기 데뷔전을 치렀던 정우영은 이번에도 벤치에서 대기했다.
경기는 서울의 우세로 진행됐다. 시종일관 울산을 몰아붙이며 골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울산에는 조현우가 버티고 있었다. 수많은 세이브를 기록하며 울산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결국 승부를 가른 건 골 결정력 차이였다. 후반 추가시간까지 모두 지나갔을 무렵 울산 스트라이커 주민규가 서울의 골망을 갈랐다. 울산은 홍 감독 체제에서 3경기 연속 무승에 빠졌으나 4경기 만에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동시에 서울전 무패 기록을 21경기로 늘렸다.
울산은 감독 이슈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지난 3년 반 동안 울산에 17년 만의 리그 우승과 구단 최초 2회 연속 우승을 안겨다 준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지난 10일 광주FC전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고 대표팀으로 떠났다. 울산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홍 감독과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했다고 알렸다. 홍 감독 뒤를 이을 정식 감독이 올 때까지 이경수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기로 했다.
이 대행은 모교 숭실대학교에서 12년간 지도자 경험을 쌓았다. 2020년부터는 수원삼성에서 수석코치와 스카우트를 맡았다. 울산에는 지난해 합류해 수석코치로서 홍 감독을 보좌했다.
울산은 3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사령탑까지 잃었다. 이 대행은 빠르게 분위기를 수습하고 팀을 재정비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떠안았으나 첫 경기에서 서울을 잡아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 대행은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체력적으로 힘들어진 상황이었는데 이겼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최근 수비 부분에 불안 요소가 있어서 미팅을 통해 보완했던 부분이 경기에서 잘 따라와준 것 같다.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답했다.
이어 "지난 경기 영상들을 선수들과 공유했다. 선수들과 할 수 있는 얘기들을 했다. 어떻게 뛰어야 되는 부분들을 선수들도 이해하고 선수들도 소통을 많이 하면서 좋은 경기 할 수 있게 준비를 잘한 것 같다"고 경기 준비가 잘 됐다고 분석했다.
K리그 경기를 이끈 소감에 대해선 "사실 대학교에 오래 있었고, 유니버시아드 대표 감독을 하면서도 이런 분위기에서의 경험은 못해본 것 같다. 관중도 그렇고 팬 호응도나 이런 부분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인 분위기였기 때문에 잊지 못 할 것 같다"고 돌아봤다.
울산은 주중 인천 유나이티드와 코리아컵을 치를 예정이다. 이 대행은 "모든 팀들도 다 타이트한 일정 속에서 경기하는 부분들이 힘들 거라 생각한다. 선수들이 굉장히 많은 시간들을 뛰고 있는데 회복 선수들, 부상 복귀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로테이션을 하게 되면 좀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부상 중인 황석호, 김영권, 루빅손의 몸 상태에 대해선 "세 선수 모두 재활하고 있다. 황석호 선수는 피지컬 훈련을 들어가서 경기 감각 끌어올리는 훈련하고 있다. 좀 빨리 복귀할 거 같다. 루빅손 선수나 김영권 선수는 7월 말이나 8월 초 가능할 거 같다"고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