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방송인 전현무가 지석진에게 '대역죄'를 지었던 과거를 회상하며 18년만에 다시한 번 사과했다.
11일 첫 방송된 ENA '현무카세'에서는 전현무와 김지석이 첫 손님으로 김용만, 지석진을 초대해 요리를 대접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용만은 전현무에게 "우리 만나는데 걱정했다고 하더라"라고 이야기했다.
전현무는 "형들이 편안형이긴 한데 어렵다"며 "저는 그 누구도 안 어려운데 형들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전현무는 "아나운서 시절 제일 예능 많이 했고, 쭈구리 시절도 제일 많이 보셨고"라며 "(지석진) 형한테는 대역죄를 한번 지었고"라고 밝혀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KBS 아나운서 시절을 떠올렸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다"라고 덧붙였다.
지석진은 이에 놀라며 "현무가 아직도 나한테 그걸 미안하게 생각하는구나. 양심이 있네"라고 반응했다.
이어 "어느정도냐면 이 일 때문에 아나운서실 실장님이 나한테 사과전화까지 했다. 사수가 저에게 전화해서 '너무 죄송합니다'라고 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전현무는 지석진에게 실수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녹화하다가 석진이 형이 사과했다고 생각해봐라"라고 이야기했다.
지석진 절친 김용만은 "얘 화를 안 내는데. 겁도 많아서 웬만하면 화를 안 낸다. 그런데 네가 화를 냈다고?"라고 물었다.
지석진은 다소 굳은 표정으로 "화를 냈지"라고 답했다.
전현무는 "녹화가 40분간 끊어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지석진은 "난 기억이 안난다"며 의아해했고, 전현무는 "난 다 기억난다. 형 때문에 예능 포기하려고 했다. 난 끝났구나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지석진은 못 믿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2006년 야망이 너무 있는 신인이다. 신고식처럼 신인 아나운서들이 늘 나온다. 보통 지적이고 교양있게 잘 얘기하고 가시고 훈훈하게 끝나고 간다. 근데 현무가 워딩은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라며 당시 기억을 더듬었다.
전현무는 "(당시 상황으로) 그림까지 그릴 수 있을 정도"라면서 "('스타골든벨' 중에) '든'라인에 앉아있었다. 형이 내 뒤에 있었다. 나에게 질문이 없었다. 그리고 질문 하나 딱 왔다. '예능 뭐 하고 싶어요?'가 온 거다. '1박 2일 하고 싶다'라고 하면 그게(방송이) 살겠냐. '스타 골든벨' 하고 싶다'라고 한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동이 형이 '어느 자리를 노리고싶냐'고 해서. 다르게 얘기를 했어야 하는데 '뒷자리 저분. 존재감도 없고. 나 2만 원인데 (나를 써라)"라며 "친분도 없이 무대뽀로 한거다. 웃겨보겠다고"라고 말했다.
지석진은 "난 그때까지 웃었다. 근데 안멈추고 계속 하더라"라고 설명을 더했다.
전현무는 "'이거 안살겠구나, 편집이구나'라는 느낌이 오더라. '뭐 그냥, 저러고 계신데 제가 하죠'라고 한거다"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김지석은 "끝판왕이다"라며 놀랐고, 전현무는 "내 기억으로 20분동안 터지지도 않는걸 계속 얘기했다. 점층도 안시키고 욕만한거다"라고 말했다.
지석진은 "쉽게 얘기하면 '야 너 내려와, 내려와도 내가 너만큼은 해'이런 느낌이다"라며 "튀어야하니까. 적당히 했으면 괜찮았다. 근데 계속 간거다"라고 전했다.
전현무는 "내 뒤로 보이는 게 (점점 표정이 굳어지더라). 웃음소리도 잦아들고. 작가들이 눈치채고 '끊었다 갈게요'라고 하더라. 근데 석진이 형이 뚜벅뚜벅 내려가면서 '아 좀 심하잖아!'라고 했다. 분위기 완전 싸해지고 19명 연예인들이 다 석진이 형에게 가고 아무도 날 위로해 주지 않았다. 누구 하나 안 왔다. 막내작가도 안왔다"고 말했다.
지석진은 이에 공감하며 "더 이상 진행이 안될 것 같았다. 나도 더 이상 즐거운 마음으로 하기 싫었다"라고 솔직한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전현무는 "15분 정도 쉬고 다시 하는데 한 20분이 지나도 녹화해 재게를 안 하는 거다. 나는 날 두고 다른 데서 녹화를 하는 줄 알았다. 대기실에 가봤다. 들어갔는데 형이 다리 꼬고 (화를 삭히고 있더라) '웃기려는 것 때문에 그랬다. 죄송하다'고 했더니 석진이 형이 진짜 화나서"라며 아무 말도 없이 손짓으로 나가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너무 화가 나신 거다. 한 6개월 뒤인가 KBS 구름다리 위에서 만났다. 딱 만났는데 '안녕하세요'했더니 (지석진이) '어 그래 현무야' 하면서 엉덩이를 팍 치고 간 거다. 반갑다는 의식이었는지, 감정이 아직 남아있는지"라고 이야기했다.
지석진은 "아니지. 다 푼 거지"라며 대인배 면모를 보였다.
전현무는 "그래서 풀리고 그리고 예능에서 뵙고 그랬던 거다. 오늘 계기로 완벽히 종지부를 찍어서 정말 사과를 드리고 싶었다"라며 18년 만에 다시 한번 사죄했다.
지석진은 전현무의 사과를 진작 받아들였다며 "언제 적 얘기로 내가 안 풀렸겠냐"라고 말했고, 훈훈하게 마무리 지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ENA 방송화면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