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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려원, ♥위하준과 8분 내내 싸워…"손이 후들후들, 대사 전투적으로 외웠다" [엑's 인터뷰③]

기사입력 2024.07.10 07:00



(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정려원이 안판석 감독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원테이크 촬영에 대해 이야기하며 연기적으로 많은 배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8일 정려원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tvN 토일드라마 '졸업'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졸업' 첫방송 시청률은 5.2%로 시작해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으나 공교육 왜곡 논란, 음주운전 장면 논란 등이 더해지며 최저 3%까지 기록했다. 시청률 반등은 11회를 기점으로 이뤄졌다.

11회 3.4%에 그쳤던 시청률은 12회에 4.8%로 상승, 첫 방송 이후 최고시청률을 달성했다. 최종회 시청률은 자체 최고인 수도권 평균 7.4% 최고 8.1%, 전국 평균 6.6% 최고 7.3%를 기록,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

시청자들의 이목을 모으며 호평받은 장면은 크게 서혜진, 이준호가 처음으로 다투는 장면. 그리고 표상섭의 무료강의 장면이다. 해당 장면들의 공통점은 긴 시간 원테이크로 촬영되며 그대로 전파를 탔다는 점이다. 배우들은 엄청난 대사량을 원테이크로 연극처럼 이어가 감탄을 자아냈다.

정려원은 "초반에 야외를 찍을 때 너무 떨려서 '조심히 들어가'라는 대사가 기억이 안나더라"라며 "롱테이크 3회차때, 원장님이랑 대사를 하는 신이었는데, '완벽하게 외우고 가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여기서 못하면 못하는 거야'라면서 전투적인 마음으로 다 외워서 갔다. 한번에 다 찍었다. 정말 한번의 기회밖에 없구나, 정말 칼을 갈아가야하는게 맞다 느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무조건 잘 외워놓자', '버튼을 이쪽으로 눌러도 나오고 저쪽으로 눌러도 나오게 하자' 싶었다. 싸우는 씬은 특히 더 그랬다"라고 말했다.

이준호와 강의 문제로 다투는 장면은 무려 8분동안 이어졌다. 이외에도 19분에 달하는 원테이크 촬영도 있었다고.



정려원은 "사람이 화가 나면 이성적으로 생각을 못하지만 우리는 (국어 강사이기 때문에) 이럴 때도 말로 굉장히 유리하게 잘 싸워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 부분만큼은 완벽하게 외우기로 약속을 했다. 그런데 연기하는데 실제로 너무 화가 나는 거다 손이 후들후들 떨리고. 준호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였다"라며 "이래서 몸을 하나도 안아끼시고 다 발산을 시키는구나 깨달았다. 연극처럼 연습을 해놓고 한방에 에너지를 몰아서 터뜨리는, 감독님의 촬영 방식에 완전 빠져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안판석 표 멜로에 누구보다 임하고 싶었다는 정려원. 그는 "감독님은 억지가 하나도 없다. 주인공의 어떤 말을 하느냐보다 행동을 하는지가 좀 더 중요한 것 같다. 신의 분위기를 담는다. 사귀고 나서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신인데 백 샷으로 찍었더라. 그게 비었다고 생각을 했는데 너무 적절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드라마는 어느 정도 정답이나 감정을 친절하게 설명하는 게 있는데 안 감독님 표 멜로는 불친절하진 않고 열어두는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오픈하는 게 있어서 새로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문학을 가까이 해야한다고 말씀하셨다. '완벽하게 책을 읽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배우고 이해하려고 하고 지문 밖의 세계도 알려고 하고' 그런 말씀을 자주 하셔서 감독님이 이런 소재에 너무 공감을 하실 수 있고, 엄청 만족을 하셨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다같이 모여서 막방을 봤는데 '이 작품은 구멍이 하나도 없다, 아이를 낳아서 아이를 보여줘도 부끄럽지 않은 작품이 될거다'라는 얘기를 했다. 모든 합이 잘 맞기가 쉽지가 않은데 (감독님이) 고맙다고 하셨고 감사하다고 했다. 내부적으로는 참 재밌게 그리고 귀하게 촬영했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위하준 만큼이나 많은 장면을 함께 촬영했던 소주연(남청미 역)에 대해 정려원은 "주체적인 여성이었지 않나. 그 친구 애교인형이다. 사랑스러움이 형상화돼서 말랑말랑한 친구다. 그런데 연기할 때 꼿꼿하게 하는 것 보고 행복했다. 나도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극찬했다.

라이벌 서정연(최형선 역)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언니도 (실제 성격은) 완전 부들부들 하시지않나. 그들의 연기를 감상하는 재미도 있었다. 긴 호흡을 보지를 못하는데 이번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느꼈던 건 19분 8초씩 롱테이크를 찍으니 이분들과의 호흡이 다 보이더라. 저도 안 자르고 찍으니까 이 배우는 이런 게 장점이구나, 약간 표정이 바뀌는구나를 느끼면서 저도 찍으면서 재밌었다"고 전했다.

정려원에게 '졸업'은 알을 깨고 나오게 해준 존재라고. 그는 "배우라는 직업을 갖고 있다 보니까 잘했다고 일을 끝내는 게 아니라 인정을 해주고 바깥으로 보이는 부분이지 않냐. 그런 것에 불안했던 것 같다. '안 감독님이 이걸 잘 못해서 별말이 없으신가?' 생각하면서 확인을 받고 싶어 했던 것 같다.  스스로 '괜찮았냐고 물어보면 난 또 못 알아듣겠지?'라는 생각이 쌓이다 보니까 내가 잘 했구나 싶었다. 만약 못했으면 다시 찍자고 하지 않으시겠냐. '불확실함으로부터 졸업하자'라고 마지막 현장에서 인오프 했던 것 같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라며 촬영을 이어나가면서 스스로 확신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늘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잘해낼 수 있었는데, '한번도 호흡 맞췄으면 이런거 할 수 있었는데'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졸업'을 찍으면서 마지막 촬영이 되니까 눈녹듯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이 들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2'에서 불안이처럼 제가 그랬는데, 컨트롤을 못 놓는 애였는데 그 컨트롤을 하고 놓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엄청 호기롭게 인생적이었다고 한 것 같긴 하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정려원은 드라마 제작 환경에 많은 신경을 쓰는 안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전했다. 안 감독은 작업시간을 하루 12시간을 넘기지 않고 효율적으로 촬영을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정려원은 드라마 제작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점에 대해 "너무 행복하다. 너무 좋아졌다. 일하기도 너무 편하고, 배우한테, 스태프들, 예술가들에게 어느 정도의 시간이 주어지면 그 이상의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는 걸 느꼈다. 피곤함에 쪄드는 것을 겪고 나서 나은 환경에서 임하니까"라며 "적어도 안 감독님 환경에서는 단 한 번의 기회밖에 없기에, 한 번밖에 못 썬다. 빨리 끝나기도 하고 효율적이기도 한데 집중력이 다르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정려원은 '졸업'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오케스트라 연주 같았다. 다 자연스럽게 임했고, 시간이라는 게 주어지면 그 이상의 것을 해냈다. 그래서 감사했다. 현장 가면서 '일하러 가는데 행복해도 돼?, '일하러 가는 것 맞아?'라는 생각을 했다"며 사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강하게 표했다.

([엑's 인터뷰④]에 계속)

사진=블리츠웨이스튜디오, tvN, 엑스포츠뉴스DB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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