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구단이 6월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팀 간 10차전에 앞서 투수 나균안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나균안은 최근 사생활 논란을 빚은 부분에 대한 구단 자체 징계도 논의될 예정이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탄탄대로를 내달릴 것으로 믿었던 롯데 자이언츠 투수 나균안의 2024 시즌 여정은 가시밭길이 됐다. 성적 부진에 사생활 논란까지 겹치면서 팀과 팬들에게 큰 실망, 상처를 안겼다. 잔여 시즌 1군 마운드에 다시 오를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졌다.
롯데는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팀 간 10차전에 앞서 나균안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현재 상황에서 다음달 4일 전반기 마감 전까지 1군 복귀는 쉽지 않아 보인다.
나균안은 지난 25일 KIA전에 선발등판했지만 1⅔이닝 7피안타 1피홈런 6볼넷 2탈삼진 8실점으로 무너졌다. 롯데 타선이 게임 중반 1-14 열세를 뒤집은 끝에 15-15 연장 12회 무승부를 거두면서 패전은 모면했지만 팀의 1경기를 크게 망쳐놨다.
나균안의 부진은 일시적인 게 아니다. 2024 시즌 14경기 60⅔이닝 2승 7패 평균자책점 9.05에 그쳤다. 퀄리티 스타트는 단 두 차례뿐이었고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2.29, 피안타율 0.364 등 세부 지표도 좋지 못했다.
롯데 자이언츠 구단이 6월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팀 간 10차전에 앞서 투수 나균안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나균안은 최근 사생활 논란을 빚은 부분에 대한 구단 자체 징계도 논의될 예정이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나균안은 여기에 야구 외적인 부분까지 논란이 번졌다. 지난 3월초 개인사에 이어 지난 24일 늦은 저녁 부산 시내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모습이 팬들에게 발견됐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나균안의 사진이 퍼져 나갔고 팬들의 분노가 들끓었다. 음주량을 떠나 선발등판 하루 전날 술자리를 가진 것만으로도 팬들에게 지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롯데 구단과 코칭스태프는 당초 25일 선발투수를 나균안이 아닌 다른 선수로 교체하려 했다. 하지만 KBO 규정상 부상이 아닌 사유로 경기 당일 선발투수를 바꾸는 건 불가능했다.
나균안은 결굴 마운드에 올랐지만 투구 내용은 실망스러웠다. 데뷔 후 개인 선발등판 최소 이닝과 최다 실점이라는 성적표를 받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사직야구장을 찾은 롯데팬들은 격려와 위로 대신 야유를 퍼부으면서 분노를 표출했다.
롯데 구단은 나균안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것과 별개로 자체 매뉴얼에 따라 징계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내부적으로 나균안의 이번 논란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구단이 6월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팀 간 10차전에 앞서 투수 나균안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나균안은 최근 사생활 논란을 빚은 부분에 대한 구단 자체 징계도 논의될 예정이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롯데 감독도 "구단에서 논의를 하고 어떤 조치를 내릴 계획이다.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니지 않나. 나는 구단에 다 맡겼다. 무언가 징계가 있을 것 같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나균안은 어떤 선수들보다 프로 입단 후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7년 용마고를 졸업하고 신인대르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나균안의 포지션은 포수였다.
하지만 나균안은 프로 무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1군 통산 216경기에 나섰지만 타율 0.123(366타수 45안타) 5홈런 24타점에 그쳤다. 포수 자원이 부족한 팀 사정상 적지 않은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성장세는 더디기만 했다.
나균안은 2021 시즌을 앞두고 투수 전향이라는 일생일대의 도전에 나섰다. 당시 성민규 롯데 단장이 나균안의 강한 어깨에 주목, 투수 전형을 제안했고 나균안 역시 이를 받아들였다.
나균안은 2021 시즌 23경기 46⅓이닝 1승 2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6.41로 성공적인 투수 전향 첫해를 보냈다. 2022 시즌에는 39경기 117⅔이닝 3승 8패 2홀드 평균자책점 3.98로 팀의 주축 투수로 성장했다.
롯데 자이언츠 구단이 6월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팀 간 10차전에 앞서 투수 나균안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나균안은 최근 사생활 논란을 빚은 부분에 대한 구단 자체 징계도 논의될 예정이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2023 시즌은 더 눈부셨다. 23경기 130⅓이닝 6승 8패 평균자책점 3.80으로 리그 정상급 국내 선발투수로 발돋움했다. 4월까지 5경기 33⅔이닝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34로 맹활약을 펼치고 월간 MVP까지 수상하는 기쁨을 맛봤다.
나균안은 체력 저하 여파로 여름부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지난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에 선발,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태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 선발등판해 4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한국의 4회 연속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다.
나균안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병역특례까지 받았다. 1998년생으로 젊은 나이와 성장세를 감안하면 충분히 더 큰 투수로 발전이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롯데 역시 나균안이 2024 시즌에도 또 한 번 스텝업 해주기를 기대했다. 찰리 반즈-애런 윌커슨-박세웅-나균안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은 리그에서 가장 경쟁력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롯데 자이언츠 구단이 6월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팀 간 10차전에 앞서 투수 나균안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나균안은 최근 사생활 논란을 빚은 부분에 대한 구단 자체 징계도 논의될 예정이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그러나 롯데는 외국인 투수 2명이 제 몫을 해내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선발투수들이 부진하다. 나균안은 사생활 논란까지 겹쳐지면서 구단과 팬들의 시선은 더욱 호의적이지 않은 상태다.
'야구선수는 야구만 잘 하면 된다'는 말은 2024년 한국 사회에서 더는 통용되지 않는다. 높은 인기를 누리고 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일수록 경기장 안팎에서 모범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롯데는 이번 나균안 사태를 통해 선수단에 확실한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행동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진리를 선수들에게 전한다는 방침이다.
사진=롯데 자이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