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드리치 "축구 왜 이리 잔인해?"…'라스트 댄스' 조기 탈락 위기→눈물 펑펑

(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발롱도르 수상자 루카 모드리치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마치 크로아티아 국가대표팀 선수로서 자신의 마지막 메이저 대회 경기임을 암시하는 듯했다.

크로아티아는 25일(한국시간) 독일 라이프치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2024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B조 조별 예선 최종 3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크로아티아가 승리했다면 2위가 될 수 있었지만 비기며 이탈리아가 2위를 차지했다.

유로 2024는 24개국이 참가해 조별 예선 3경기씩을 치러 16개국이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6개 조로 편성돼 조별로 상위 2개국은 16강에 진출하고 3위를 차지한 6개국 중 상위 4개국이 16강에 진출한다.




크로아티아는 진출 가능성이 높지 않다. 크로아티아는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패하고 알바니아, 이탈리아와 비기며 승점 2점밖에 얻지 못했다. A, B조를 제외한 4개 조가 마지막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크로아티아는 3위 팀 중 5위이다. 이대로 마지막 경기가 마무리된다면 크로아티아는 16강에 오르지 못한다.

이탈리아로서는 극적인 무승부였다.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 8분 극적인 동점골이 터지며 승점 1점을 획득했고 이탈리아는 승점 4점으로 16강에서 스위스를 만나게 됐다.

전반은 팽팽한 흐름이었다. 이탈리아가 6개의 슈팅을 시도하며 더 많은 슈팅을 시도했으나 위협적인 장면은 많지 않았다. 양 팀 골키퍼들의 선방이 이어지며 양 팀은 전반을 소득 없이 0-0으로 마무리했다.

먼저 기회를 잡은 것은 크로아티아였다. 크로아티아는 후반 9분 상대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주장 모드리치가 키커로 나섰다. 그러나 모드리치의 슈팅이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에게 막히며 득점 기회가 무산되는 듯했다.




득점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후반 10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얼리 크로스를 마리오 파샬리치가 슈팅으로 연결했다. 돈나룸마가 선방했으나 모드리치가 이를 골문 안으로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만들어 냈다. 모드리치는 이 득점으로 유로 역사상 최고령 득점 기록(38세 289일)을 썼다.

이탈리아는 거세게 밀어붙여야 했다. 크로아티아의 승리로 경기가 끝난다면 이탈리아의 16강 진출도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이탈리아의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은 왼쪽 윙백인 페데리코 디마르코를 빼고 윙어인 페데리코 키에사를 투입하는 등 공격수를 추가했다.

하지만 득점은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 이탈리아는 후반 41분 오른쪽에서 낮은 크로스가 골문으로 향했으나 공격수 잔루카 스카마카의 발에 맞지 않고 지나가며 기회를 놓쳤다.

이탈리아의 기회는 후반 추가시간 찾아왔다. 후반 추가시간은 무려 8분이었다. 경기 종료를 앞둔 추가시간 8분 센터백 리카르도 칼라파오리가 페널티 박스까지 전진하며 공을 운반했고 페널티 박스 앞에 있던 마티아 자카니에게 줬다. 자카니가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고 이 슈팅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며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고 1-1로 마무리됐다.




모드리치는 경기 후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으나 웃을 수 없었다. 모드리치는 "영원히 선수 생활을 계속하고 싶지만, 언젠가는 축구화를 벗어야 할 때가 올 것"이라면서 "얼마나 선수 생활을 이어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만 38세인 모드리치는 2년 뒤 2026 북중미 월드컵이 되면 40세가 된다. 40세에 월드컵을 뛸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에 이번 대회가 마지막 대회가 될 것이 유력했고 16강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이탈리아와의 경기가 그의 국가대표팀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

그는 2006년 크로아티아 국가대표팀에 처음 발탁돼 이번 경기까지 178경기를 소화했고 26골과 29골을 기록했다.




그의 활약은 월드컵에서 빛났다. 그는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를 준우승까지 이끌며 생애 최초로 발롱도르까지 받았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3위로 마무리하며 크로아티아의 중심을 잡았다.

당장 선수 생활을 마무리해도 이상하지 않을 모드리치의 마지막 메이저 대회가 그의 눈물과 함께 짧은 여정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크로아티아의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기적을 바라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