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대구, 조영준 기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노메달'을 기록한 한국 육상이 안방에 열린 대회 첫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올렸다.
국내 여자 멀리뛰기 최강인 정순옥(28, 안동시청)은 눈물을 삼켰다. 27일 저녁,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멀리뛰기 예선전에 출전해 탈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이번 대회에서 재기를 노렸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추락해가는 자신을 넘어서는 것이 정순옥의 목표였다.
정순옥은 한국 육상선수단의 여성 선수 중, 상징적인 존재였다. 지난 10년 간, 전국 체전에서 단 한 차례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오랜 세월동안 국내 최강의 자리를 지켜온 그는 '혹독한 훈련'을 소화해내는 '독종'으로 유명하다.
장기간 국내 최고의 자리를 지켜온 힘도 여기에 있었다. 정순옥의 목표는 세계선수권대회 결선에 진출하는 것이었다. 2년 전에 열린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정순옥은 3cm가 부족해 이 꿈을 이룩하지 못했다.
안방에서 열린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정순옥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본인의 최고 기록이자 한국기록(6m76)을 넘어서면 결선 진출도 노릴 수 있었다. 그러나 1,2차 시기에서 모두 실패에 머문 정순옥은 굳은 표정으로 마지막 시기에 임했다. 결과는 좋지 못했고 정순옥의 얼굴엔 어둠이 짙게 깔렸다.
기대를 모은 '단거리 간판'인 김국영(20, 안양시청)이 부정 출발로 인해 실격패 당했다. 지난해 6월,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대구스타디움에서 10초23으로 우승을 차지한 그는 무려 31년 묵은 한국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홈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누구보다 기대를 많이 건 선수가 김국영이었다. 하지만, 제대로 시합을 해보지 못하고 물러난 김국영은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정순옥과 김국영의 좌절은 다시 한번 세계의 벽이 얼마나 높은 지를 실감한 결과였다. 여자 마라톤에 출전한 김성은, 이숙정(삼성전자), 최보라, 박정숙, 정윤희(대구은행) 등은 모두 하위권에 머물렀다.
여자 마라톤도 기대 종목으로 손꼽혔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남자 장대높이뛰기에 출전한 김유석(29·대구시청)도 조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대회 첫날 유일하게 선전한 선수는 '허들 공주' 정혜림(24, 구미시청)이었다. 정혜림은 여자 100m 자격예선에 출전해 11초90의 기록으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대회 이틀째인 28일에는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최윤희(24, SH공사)와 110m허들의 박태경(31, 광주광역시청) 등이 나선다.
[사진 = 정순옥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김성은 (C) 엑스포츠뉴스 전현진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