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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하현우 영광"…터치드 윤민, 8년만 '복면가왕' 9연승 가왕 [엑's 현장]

기사입력 2024.06.12 19:5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밴드 터치드(TOUCHED) 윤민이 ‘복면가왕’에서 여성 최초로 9연승 가왕이 된 소감을 밝혔다.

터치드 윤민은 12일 서울 마포구 엠피엠지 사옥에서 진행한 미디어 간담회에서 "록 선배님 하현우 선배님이 9연승을 했다. 내가 여자 9연승을 가져가면 좋겠다고 이야기한 적 있는데 록이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으면 좋겠고 록 보컬이 이렇게 잘한다는 걸 사람들에게 인식하게 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라고 털어놓았다.

윤민은 "하현우 선배님께서 갖고 계신 명성이 엄청나시지 않나. '여자 하현우'라는 말을 해주실 때마다 리스펙트 해주시는 기분이 들어 영광이었다. 나 또한 하현우 선배님처럼 멋진 길을 걸어가서 터치드 윤민만의 명성이 생기면 좋겠고 누군가가 위상을 높였을 때 저처럼 영광이라는 마음이 들 정도의 존재가 됐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 ‘희로애락도 락이다’로 출연한 터치드 윤민은 9연승을 차지하고 지난 2일 방송에서 정체를 공개했다.
 
‘우리 동네 음악대장’ 하현우가 2016년 6월 5일에 9연승을 기록한지 8년 만에 ‘복면가왕’에서 9연승 가왕이 탄생하게 됐다. ‘최초의 여성 9연승 가왕’ 타이틀도 달게 됐다.



현재 밴드씬의 아이콘으로 부상 중인 터치드 보컬 윤민은 흐트러짐 없는 가창력을 자랑하며 시청자의 귀를 사로잡았다. 지난 1월 가왕이 된 뒤 가왕전마다 막강한 도전자들을 상대했다. 99표 중 70표에 가까운 압도적인 표수를 얻기도 했다.

첫 등장 당시 3라운드에서 체리필터의 '피아니시모'를 부르며 폭발적인 가창력과 무대 장악력으로 가왕에 등극한 이후 첫 번째 방어전에서 김광석의 '그날들'을 선곡해 판정단의 눈시울을 자극했다. 

두 번째 방어전에서는 뮤지컬 데스노트 OST '데스노트'를 통해 장르를 뛰어넘는 파격적인 퍼포먼스와 가창력으로 호응을 받았다. '데스노트'는 방송 이후 SNS 영상 조회 수가 40만 회를 돌파하며 화제를 부르기도 했다.

이후 조성모의 '아시나요', 네미시스 '베르사이유의 장미', 부활 '생각이 나', 엠씨더맥스 '그대가 분다', 심규선의 ‘야래향’, 김종서 ‘거북선’ 등 발라드와 락의 경계를 자유롭게 오갔다.


지난 2일 방송에서 10연승 도전을 위해 이승철의 '아마추어'를 선택, 치열한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복면가왕'에서의 마지막 무대를 의미 있게 장식했다. 



다음은 터치드 윤민이 밝힌 '복면가왕' 9연승 소감 일문일답.

♦ 5개월간 정체를 공개하지 못해 답답함이 있지 않았나?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희로애락도 락이다’로 활동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활동하면서 내가 빨리 ‘희로애락도 락이다’라고 말하고 싶었다.

♦ '우리동네 음악대장' 하현우 이후 처음으로 9연승 한 소감이 남달랐을 것 같다.

‘복면가왕’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애청자로서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는 9연승을 하게 돼서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고 감사한 마음이다.

♦ 이 정도는 해보고 싶다 하는 수치가 있었나?

사실 솔직히 말하면 밴드 멤버들이 날 되게 리스펙트 해준다. '너 되게 잘한다'고 입버릇처럼 칭찬해 준다. 리더 오빠가 '복면가왕'에 나가면 20, 30연승 할 거니 터치드 활동이 없을 때 나가라고 김칫국을 마셨다. '가왕을 한 번이라도 하면 엄청난 일이죠'라고 했는데 9연승을 하게 돼 너무 감사하다. 멤버들이 연승하면 할수록 언제쯤 너의 정체를 드러낼까 하면서 신기해했다.

♦ 언제부터 노래를 잘했나?

어릴 때 노래 못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아버지 친구분이 내가 음악한다고 했더니 진지하게 어떻게 하냐고 고민이 많겠다고 말씀하셨다더라. 나중에 성인이 되고 나서 아버지 친구분이 다시 오셔서 '그때 그런 걱정 했는데 잘하고 있어서 기특하고 다행'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난 노력파 가수다. 누군가는 어떤 부분을 보고 타고난 면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단지 타고난 면이 있어 잘한다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잘할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고 연습을 많이 해왔다. 예전 영상을 보시면 알겠지만 변한 모습들이 있다. 그런 노력들이 있어 요즘에 많은 분들이 알아주시는 게 아닌가 한다.

♦ 포인트로 삼은 것은 무엇인가

뻔한 대답으로 느낄 수 있겠지만 모든 곡에 있어 최선을 다했다. '데스노트'는 노트를 주운 라이토의 여러 가지 감정을 담은 곡인데 '희로애락도 락이다'가 라이토가 된다면, 이 곡을 대중분들에게 표현한다면 어떤 느낌으로 표현할까 생각했다. 난 주로 '그래, 내가 이렇게 하겠어' 했다가 '이게 맞는 건가' 한다. 인생도 그렇지 않나. '이렇게 해야겠어', '아 나 잘하고 있는 건가?' 이런 성격이다.

곡을 이어가면서 '믿을 수 없어', '아니야 결국은 내가 해내야 해, 내가 신이 되겠어'라는 서사를 보여드렸다. '베르사이유의 장미'는 원곡과 다르게 해석했다. '아시나요'도 브릿지 파트르 새로 만들어서 곡을 좀 더 '희로애락도 락이다'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다.

♦ ‘아마추어'는 마지막 무대에 어울리는 서사를 가진 노래가 됐다. 선곡 계기와 준비하면서 특별히 가진 마음은?

되게 많은 분들이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 떨어지려고 했냐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10연승 도전인 만큼 의미있는 무대를 하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더 의미있는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을까 하다가 '희로애락도 락이다'가 대중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생각했고 ‘아마추어’ 가사를 보고 이 노래를 해야겠다 싶어 선곡했다. 어떤 결과가 있든 간에 '희로애락도 락이다'라는 서사가 있길 바랐다. 그렇게 해야 오래가고 오래 사랑받는 가왕이 되지 않을까 했다.

♦ 가장 성장하고 깨달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보컬적인 부분도 성장했지만 스스로 성장한 것은 경연하면 부담이 생기고 이겨야 한다고 생각해서 심리적인 압박감이 있었는데 결국은 가수로서 무대에서 보여드릴 건 희로애락이 아닌가 한다.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감동을 받으시는 게 가수가 대중에게 하는 가장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했다. '희로애락도 락이다'를 하면서 희로애락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 본업은 로커인데 터치드의 보컬리스트로 노래하는 것과 가면 쓰고 노래하는 것의 차이가 있나.

아무래도 가장 큰 차이는 멤버들이 없다는 것이다. ‘복면가왕’의 취지가 계급장 떼고 목소리로만 승부하자는 것이다. 터치드로 활동할 때는 터치드 이름이 있고 윤민이라는 이름으로 불렀다면 '희로애락도 락이다'는 나를 표현할 이름을 내려놓고 새로운 캐릭터로 노래를 들려드린 부분이 가장 다르게 느껴지지 않았나 한다.

♦ 콘서트 준비와 병행할만 했는지

준비를 열심히 하다보니 그래서 더 힘들었다. 사람이 한계라는 게 있지 않나. 한계를 뛰어넘어서라도 여기서도 잘하고 싶고 저기서도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100점 만점에 9점을 주겠다. 지금 ‘복면가왕’을 떠나 터치드 윤민으로 활동할 텐데 첫 발걸음에 10점을 주고 싶고 그 이후 100점 만점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갈길이 이렇게나 많이 남았네, 얼마나 예쁜 꽃길이 있을까'라고 생각한다.



♦ 팬들의 반응 중 기억에 남는 말이 있나.

그런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 '정말 누군지 모르겠다. 에르메스'라고 써주셨더라. 엄청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무대를 통해 위로받았다는 말도 기억에 남는다.

♦ '희로애락도 락이다'가 윤민이라는 걸 누가 알고 있었나.

솔직히 처음 방송되고 나서는 저를 아는 분들은 다 알고 계시더라. 방송이 나가기 전에는 회사 내부에서도 모르는 분들이 많았는데 ''복면가왕' 잘 봤어요'라고 말씀해주셔서 윤민을 아는 모든 분들이 알고 있었다.

♦ 출연 후 삶과 음악적인 부분에서 어떻게 달라졌나.

저와 터치드를 좋아해주시는 연령대가 다양해졌다. 길거리를 지나다니면 알아보는 분들이 많아지셨다.

♦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는지.

처음에는 많은 분들이 보시는 방송에 나오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 잘할까 하는 부담감이 있었다. 선곡을 고를 때 힘들었다. 많은 좋은 곡이 있지 않나. 어떤 곡을 골라야 가장 짧은 시간 안에 좋은 모습 보여드릴까 하는 고민이 있고 원곡을 그대로 부르기보다는 어떤 식으로 해석해야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

주변에서 거는 기대가 커졌다. 처음에는 ‘축하한다’ 이 정도였는데 6, 7연승 할때는 '9연승 해야하지 않겠어?' 이런 시선들에도 부담감이 있었다. 2주에 한번씩 촬영하다 보니 체력적 부담도 있었다.

♦ 정체를 알지만 이름 말할 수 없는 존재로 살 때 기분은 어땠나.

솔직히 알지만 맞다고 말할 수 없는 게 답답했다. '희로애락도 락이다 맞잖아요'라고 하면 '모르겠다, 그게 뭐냐'라고 했다. 저를 저라고 할 수 없고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를 수 없는 마음이 들어 답답했다.

♦ '우리동네 음악대장' 하현우의 후배 입장에서 따라가는 마음이 남달랐을 것 같은데?

록 선배님 하현우 선배님이 9연승을 했다. 내가 여자 9연승을 가져가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는데 록이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으면 좋겠고 록 보컬이 이렇게 잘한다는 걸 사람들에게 인식하게 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하현우 선배님께서 갖고 계신 명성이 엄청나시지 않나. '여자 하현우'라는 말을 해주실 때마다 리스펙트 해주시는 기분이 들어 영광이었다.

나 또한 하현우 선배님처럼 멋진 길을 걸어가서 터치드 윤민만의 명성이 생기면 좋겠고 누군가가 위상을 높였을 때 저처럼 영광이라는 마음이 들 정도의 존재가 됐으면 한다.

♦ 희로애락을 담은 대표적인 곡은?

희는 '아마추어', 로는 '데스노트', 애는 '생각이 나', 락은 '피아니시모'다.

♦ 뮤지컬 배우 홍광호가 부른 '데스노트' 영상이 뮤지컬 넘버 영상 중 조회수가 가장 많은 거로 알고 있는데 그만큼 커버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나. 선곡 계기는?

홍광호 선배님의 ‘데스노트’가 엄청나게 사랑을 받는 곡 중 하나이기 때문에 부담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인 것 같다. 어떻게 해야 좋을까 생각했는데 희로애락의 감정이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원곡을 아시는 분들은 감정의 흐름이 원곡과는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제가 해석한 ‘데스노트’를 보여주고 싶었다.

'데스노트'는 주변 친구가 이런 노래가 있는데 좋다고 던졌던 노래였다. 그때 처음 알게 됐다. 검색해서 찾아봤는데 곡 하나에 희로애락이 담겨있다는 말이 써 있더라. 이건 내가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다. 

♦ '데스노트' 측에서 연락이 온다면 뮤지컬에 출연할 의향도 있나.

뮤지컬 출연을 제의해주신다면 저의 입장에서는 감사하고 영광이다. 새로운 시도와 새로운 경험일 것 같아 할 의사가 엄청 있다.

♦ 오디오 평론가인 아버지의 반응은?

제가 노래를 엄청 못했었다. 부모님이 '가수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너는 할 수 없다'라고 반대를 많이 하셨다. 그 이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원해 주셨고 ‘복면가왕’을 하면서 지원에 대한 효도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부모님이 기뻐하시더라. 너무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효도를 이렇게 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 스케줄이 많은데 목소리에 대한 걱정은 없나, 관리 방법은?

공연을 앞두고는 목에 좋지 않은 것들은 간헐적으로 중단한다. 오늘, 내일 공연이 있다면 안 마신다. 터치드 활동 전에 공연 영상을 보시면 더 티가 날 거다. 발성이 많이 변했다. 터치드로 활동하면 1시간 30분에서 2시간 공연을 소화해야 한다. 목에 무리 안 가는 발성법을 찾아 하고 있다.

‘복면가왕’을 하면서 원래 3옥타브 밑까지가 톱노트였는데 파샵이라는 걸 살면서 처음 해봤다. 의도한 게 아니라 최상의 목소리로 보여드리려고 연습하다보니 음역대가 올라갔다. 앞으로 이런 식으로 관리하면 괜찮지 않을까 한다. 하나의 목소리가 아니라 넷의 목소리라서 더 조심하게 된다.
 
사진=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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