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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 할수록 어려운 야구, 이겨내야죠"…KIA 마무리 정해영이 강조한 '책임감' [인터뷰]

기사입력 2024.06.11 08:30 / 기사수정 2024.06.11 08:30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시즌을 보내는 중이다. KIA 타이거즈 불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마무리투수 정해영이 그 주인공이다.

2020년 1군에 데뷔한 정해영은 첫해 47경기 38⅓이닝 5승 4패 1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9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이듬해부터 마무리투수로 활약하면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20세이브를 달성했으며, 2021년(34세이브)과 2022년(32세이브)에는 30세이브 고지를 밟기도 했다.

팀의 상승세와 함께 시즌 초반부터 많은 기회를 얻은 정해영은 2024시즌 27경기 27이닝 2승 1패 18세이브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 중이다. 지난 4월에는 KBO리그 최연소 통산 100세이브를 만들기도 했다. 블론세이브는 2개로, 패전도 한 차례 있었다.



정규시즌 개막 이후 두 달 넘는 시간이 흐른 가운데, '블론세이브 최소화'를 목표로 시즌을 시작한 정해영은 자신의 투구에 만족하고 있을까. 지난 7일 만난 그는 "블론세이브를 2개나 했다. 그 경기에서 팀이 다 졌다"고 운을 뗀 뒤 "재작년과 지난해 팀이 5위 경쟁을 하다가 올핸 선두 경쟁을 하고 있는데, 많이 힘들기도 하지만 책임감도 생긴다. 팬분들께서 많이 야구장을 찾아주시는데, 못 던질 순 없으니까 책임감이 더 생기는 것 같다"고 밝혔다.

올 시즌 정해영에게 첫 번째 위기가 찾아온 건 지난 4월 16일 문학 SSG전이었다. 팀이 4-3으로 앞선 9회말 구원 등판해 최정에게 동점 솔로포를 맞은 데 이어 한유섬에게 끝내기 투런포를 허용하면서 고개를 떨궜다. 정해영이 9경기 만에 떠안게 된 시즌 첫 패전이었다.

정해영은 "실패해도 그 속에서 얻는 게 있지 않나. 어떻게 보면 경험이 됐다"면서 "올핸 (예년보다) 피홈런이 좀 많아졌다. 생각보다 많이 맞았다. 항상 내가 등판할 땐 대부분 접전 상황이라 늘 장타를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코칭스태프, 포수와의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정해영은 "볼 배합에 대한 이야기는 매일 하는 것 같다. 솔직히 데뷔 첫 시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포수의 사인대로 들어갔다면, 올핸 타자의 반응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 것 같다. 그러면서 김태군 선배, (한)준수형과 계속 대화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간 경기가 많아졌다. 복잡하긴 하지만, 야구는 정답이 없다.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게 야구다. 이겨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즌 초반 위력을 발휘했던 KIA 불펜은 주축 선발투수들의 부상 등을 이유로 조금씩 지쳐가는 중이다. 지난 7일 잠실 두산전 패배로 팀 순위도 1위에서 2위로 한 단계 하락했다. 그런 면에서 큰 기복 없이 자신의 역할을 수행 중인 마무리투수 정해영의 존재감은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범호 KIA 감독도 이날 인터뷰에서 "최근 불펜투수들이 좀 힘들어하는 게 보이는데, (정)해영이가 마지막에 나와서 잘 정리해 주면 아무래도 나머지 불펜투수들 입장에선 마음에 담아놨던 걸 내려놓을 수 있지 않나. 불펜투수들이 다시 페이스를 찾는 데 있어서 마무리투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정해영을 언급했다.

정해영은 "점수를 주거나 블론세이브를 하게 되면 팀 분위기에 타격이 클 거라고 생각한다. (마무리투수가) 마지막 단추만 잠그면 팀도 상승세로 갈 수 있기 때문에 더 책임감이 생기고, '마무리투수는 멘털이 중요하다'고 얘기하는 이유를 많이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느덧 프로 5년 차가 됐고, 그사이 팀 내에 후배들이 부쩍 많아졌다. 정해영은 "나보다 나이가 많은 투수들도 있지만, 후배들이 많아졌다. (윤)영철이나 (황)동하는 선발인데, 내가 선발을 경험하지 않았으니까 조언을 제대로 건넬 순 없어도 최대한 긴장하지 않게끔 많이 긴장을 풀어주려고 노력한다"며 "(최)지민이나 (곽)도규 같은 경우 나도 같은 상황을 겪었기 때문에 올핸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지민이 같은 경우 올 시즌 기록 면에서 좋은데, 세부 지표로 봤을 때 생각했던 것보다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하더라. 근데 야구선수로서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려면 타율 10할을 기록해야 하고,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많이 얘기하면서 후배들을 도와주려고 하고, 나 또한 형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는다"며 "내 위가 (전)상현이 형인데, 나와 5살 차이다. 이제 형들과 후배들을 잘 도와야 하는 위치가 된 것 같다"고 자신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날씨가 더워지고 있는 만큼 체력 관리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정해영은 "체력은 사람마다 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경기 전에 100구를 던져도 체력이 안 떨어지는 투수가 있는가 하면, 힘을 비축해도 체력이 빨리 떨어지는 투수가 존재한다. 그래서 그냥 부딪히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경기를 치렀고, 또 그럴 땐 내 뒤에 있는 야수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포수가 있으니까 동료들을 믿고 던져야 하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팬들의 응원 열기도 점점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KIA는 올 시즌 총 16번의 홈경기 매진을 달성했으며, 홈구장인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32경기에서 56만8502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경기당 평균 관중이 1만7765명에 달한다. KIA가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2017년(102만4830명)을 뛰어넘고 구단 역대 단일 시즌 홈 최다 관중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정해영을 향한 팬들의 응원도 계속되고 있다. 정해영은 10일 발표된 2024 신한 SOL Bank KBO 올스타전 '베스트12' 팬 투표 2차 중간 집계 결과 합산 101만2173표를 기록, 100만6042표를 받은 드림 올스타 양의지(두산)를 6131표 차이로 제치고 2차 중간집계 단독 1위에 올랐다.

정해영은 "정말 재밌다. 잠실야구장이 한국에서 가장 큰 야구장인데, 이곳에서 KIA가 경기를 치를 때마다 많은 팬분들께서 야구장에 오셔서 집중력도 높아지고 책임감도 커졌다. 올핸 챔피언스필드도 많이 찾아주시는데, 힘도 나고 이기고 싶은 욕심도 생긴 것 같다. 팬분들께 더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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