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끝내 LG에 선두 내줬다…'김재환 끝내기 사구' 두산 6-5 승리+4연승 질주 [잠실:스코어]

(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두산 베어스가 경기 후반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값진 역전승을 거뒀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10차전에서 6-5로 승리하면서 4연승을 달렸다. 3위 두산의 시즌 성적은 36승2무27패(0.571)가 됐다.

선발투수 라울 알칸타라는 6이닝 8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1탈삼진 4실점으로 시즌 2승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하지만 타선이 제 몫을 다해줬다. 양석환이 홈런 2개를 포함해 3안타를 몰아치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고, 김재환은 11회말 끝내기 사구로 치열한 연장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반면 2연승 도전에 실패한 KIA는 36승1무25패(0.590)가 됐고, LG 트윈스에게 선두를 내주면서 4월 9일 이후 59일 만에 2위로 추락했다. 선발투수 제임스 네일은 6⅓이닝 8피안타(2피홈런) 2사사구 2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개인 한 경기 최다 자책점을 남겼다. 타선에선 김도영이 홈런 1개 포함 3안타를 몰아치고도 팀 승리에 웃을 수 없었다.

▲양 팀 선발 라인업

-KIA: 박찬호(유격수)-김도영(3루수)-나성범(우익수)-최형우(지명타자)-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김선빈(2루수)-서건창(1루수)-김태군(포수)-최원준(중견수), 선발투수 제임스 네일

-두산: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헨리 라모스(우익수)-양의지(포수)-김재환(지명타자)-양석환(1루수)-김재호(유격수)-조수행(좌익수)-이유찬(2루수), 선발투수 라울 알칸타라

▲0의 균형을 깬 양석환의 한 방

먼저 득점권 기회를 잡은 팀은 KIA였다. 2회초 2사에서 김선빈이 투수 방면 내야안타로 출루한 데 이어 서건창도 우전 안타를 때려내면서 2사 1·3루로 연결했다. 하지만 김태군이 좌익수 뜬공에 그치면서 주자들을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했다.

0의 균형이 깨진 건 2회말이었다. 1사에서 타석에 선 양석환이 네일의 초구 149km/h 싱커를 통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시즌 14호 홈런을 터트렸다. 비거리는 125m, 타구속도는 168.8km/h로 측정됐다. 스코어는 1-0.



▲KIA의 반격과 양석환의 연타석포, 더 뜨거워진 분위기

KIA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2사에서 김도영과 나성범이 연속 안타로 출루하면서 2사 1·3루를 만들었고, 최형우가 볼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에서 알칸타라의 5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전 안타를 기록했다. 그 사이 3루주자 김도영이 홈으로 향하면서 1-1 균형을 맞췄다.

이어진 2사 1·2루에선 소크라테스가 볼 4개를 침착하게 골라내며 2사 만루로 연결했고, 김선빈은 유격수 왼쪽 내야안타로 3루주자 나성범을 홈으로 안내했다. 두산 벤치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원심이 그대로 유지됐다. KIA가 경기 개시 이후 처음으로 리드를 잡는 순간이었다.




두산은 양석환의 호수비로 한숨을 돌렸다. 2사 만루에서 서건창이 친 타구가 1루 쪽에 높이 떴는데, 양석환이 불펜 쪽으로 왼팔을 쭉 뻗어 공을 잡아냈다. 알칸타라를 위기에서 구해낸 수비였다.

그 흐름은 공격으로 이어졌다. 3회말 선두타자 정수빈이 기습번트로 안타를 뽑아냈고, 허경민의 중견수 뜬공 이후 라모스가 1루수 서건창의 실책으로 출루했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2루수 김선빈의 송구보다 먼저 1루에 안착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득점권 타율 0.449를 마크 중이었던 양의지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사 1·2루에서 좌전 안타를 쳤고, 2루주자 정수빈이 여유롭게 홈을 밟으면서 2-2 균형을 맞췄다.

후속타자 김재환의 병살타로 이닝을 끝낸 두산은 4회말에 추가점을 얻으면서 아쉬움을 만회했다. 주인공은 직전 타석에서 홈런을 뽑아냈던 양석환이었다. 양석환은 4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에서 네일의 5구 131km/h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큼지막한 역전 솔로포를 터트렸다. 비거리는 130m였다.



▲장타 두 방으로 다시 리드 되찾은 KIA

리드를 빼앗긴 KIA는 홈런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5회초 선두타자 김도영이 알칸타라의 2구 150km/h 직구를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시즌 16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김도영은 이 홈런으로 전 구단 상대 홈런을 달성했다.

KIA는 내친김에 재역전에 성공했다. 후속타자 나성범의 삼진 이후 최형우가 8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고, 1사 1루에서 알칸타라를 만난 소크라테스가 1루수 키를 넘기는 땅볼 타구로 장타성 타구를 생산했다. 1루주자 최형우는 홈으로 쇄도했고, 소크라테스는 3루에 도착했다. 올 시즌 소크라테스의 첫 번째 3루타였다. 스코어는 4-3.



1점 차로 지고 있던 두산은 7회초를 앞두고 두 번째 투수 최지강을 호출했다. KIA는 김도영과 나성범의 연속 안타로 최지강을 압박했다. 무사 1·3루에서 최형우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후속타자 소크라테스의 땅볼 때 2루수 이유찬이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3루주자 김도영이 득점했고, 1루주자 나성범만 2루에서 아웃됐다. 공식 기록은 2루수 땅볼이었으나 이유찬의 수비가 실점으로 이어진 셈이 됐다.

KIA로선 격차를 벌리긴 했지만, 추가점 획득에 아쉬움을 삼켰다. 2사 1루에서 김선빈이 유격수 김재호의 포구 실책으로 출루했고, 최지강의 폭투로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이동한 뒤 2사 2·3루에서 서건창이 헛스윙 삼진으로 고개를 떨궜다.



▲포기하지 않은 두산, 네일 끌어내리고 동점까지

추가 실점 최소화로 희망을 이어간 두산은 7회말 선두타자 이유찬의 안타로 네일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무사 1루에서 땅볼로 출루한 정수빈은 1사 1루에서 도루와 포수 김태군의 송구 실책으로 3루까지 진루했고, 허경민의 중전 안타 때 홈까지 향했다. 결국 네일은 더 이상 마운드에서 버틸 수 없었다.

4-5까지 따라붙은 두산은 라모스의 우전 안타로 1사 1·3루의 기회를 잡았고, 양의지의 중견수 뜬공 이후 전상현의 폭투 때 3루주자 허경민의 득점으로 5-5 동점을 이뤘다.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네일의 표정도 어두워졌다.



▲정규이닝으로 승패 가리지 못한 두 팀, 경기는 연장으로

역전승을 바라본 두산은 8회초를 앞두고 신인 김택연을 투입했다. 김택연은 선두타자 한준수에게 2루수 땅볼을 유도한 뒤 최원준에게 안타를 맞았고, 박찬호의 삼진 이후 김도영에게 볼넷을 내줬다.

2사 1·2루 위기를 맞이한 두산은 주저하지 않고 좌완 이병헌에게 마운드를 맡겼다. KIA는 2루주자 최원준의 단독 도루 이후 김도영까지 2루를 훔치면서 2사 2·3루로 득점을 노렸지만, 나성범의 좌익수 뜬공으로 득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KIA도 큰 문제 없이 8회말을 넘어가는 듯했다. 7회말 2사부터 마운드를 책임진 최지민이 양석환과 김재호의 연속 삼진으로 빠르게 아웃카운트 2개를 채웠다. 그러나 조수행의 볼넷으로 이닝을 끝내지 못했고, 이유찬의 타석에서 장현식이 구원 등판했다.



이유찬은 장현식의 6구를 밀어쳐 우전 안타로 멀티히트를 완성, 1루주자 조수행을 3루로 보냈다. 두산으로선 3루와 1루에 각각 조수행, 이유찬이 위치하면서 KIA 내야진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1루주자 이유찬은 도루로 한 베이스를 이동했다.

장현식과 정수빈의 맞대결, 결과는 장현식의 승리였다. 장현식과 끈질긴 승부를 벌인 정수빈은 2사 2·3루에서 장현식의 6구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여전히 스코어는 5-5.

9회초 1사에서 소크라테스의 안타 김선빈이 홍건희를 상대로 안타를 치면서 KIA로선 득점을 기대했다. 그러나 변우혁의 3루수 병살타에 좌절했다. 두산도 선두타자 전민재의 안타, 라모스의 유격수 뜬공 이후 1사 1루에서 양의지의 병살타로 득점 없이 이닝을 마감했다. 두 팀은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4시간 30분 혈투, 두산이 웃었다

10회초 선두타자 한준수가 우전 안타로 출루했고, 후속타자 최원준은 희생번트로 1루주자 한준수를 2루로 보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박찬호와 김도영이 각각 중견수 뜬공, 3루수 땅볼로 이렇다 할 결과를 내지 못했다.

10회초를 실점 없이 넘긴 두산도 소득 없이 10회말 마무리했다. 1사에서 양석환이 2루타로 출루했고, 후속타자 김재호가 좌전 안타를 쳤다. 1사 1·3루의 기회를 맞이한 조수행은 자동고의4구로 1루를 밟았다. 이유찬의 3루수 땅볼, 정수빈의 3루수 뜬공으로 이닝 종료.

11회초에 구원 등판한 정철원이 2사 1·2루에서 변우혁의 삼진으로 위기에서 벗어났고, 두산은 11회말 전민재와 라모스, 양의지의 세 타자 연속 안타로 승리에 가까워졌다. KIA는 무사 만루에서 좌완 이준영 카드로 무실점 이닝을 기대했으나 타석에 선 김재환이 끝내기 사구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양 팀 전체 투수 성적

-KIA: 네일 6⅓이닝 8피안타(2피홈런) 2사사구 2탈삼진 5실점(4자책)-전상현 ⅓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최지민 1이닝 무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장현식 1⅓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정해영 1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1실점-김도현 3피안타 1실점-이준영 1사사구

-두산: 알칸타라 6이닝 8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1탈삼진 4실점-최지강 1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김택연 ⅔이닝 1피안타 1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이병헌 ⅔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홍건희 1⅔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정철원 1이닝 1피안타 1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