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말 3실점→5이닝 연속 무실점…'승리+QS' KT 엄상백 "변화구 제구 잘 되니 자신감 UP" [광주 현장]

(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KT 위즈 엄상백이 2경기 연속으로 선발승을 수확했다.

엄상백은 31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7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3실점으로 시즌 세 번째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타선의 득점 지원까지 받으면서 시즌 4승째를 올렸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엄상백은 경기 초반부터 흔들렸다. 팀이 1-0으로 앞선 1회말 선두타자 박찬호의 볼넷과 도루 이후 김도영의 3루수 땅볼로 한숨을 돌렸지만, 나성범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최형우의 2루타로 1사 2·3루에 몰린 엄상백은 이우성의 희생 플라이로 또 실점했고, 2사 2루에서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헌납했다. 그러면서 엄상백의 실점은 더 불어났고, 두 팀의 격차는 2점 차로 벌어졌다.

하지만 엄상백은 2회말부터 서서히 안정감을 찾았다. 2회말 안타 1개를 내줬으나 공 10개로 이닝을 매듭지었고, 3회말에도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특히 3회말 나성범, 최형우, 소크라테스까지 KIA의 좌타 거포들을 상대로 삼진을 잡아내면서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엄상백은 공 5개만 던지면서 4회말을 삼자범퇴로 마감한 데 이어 5회말까지 추가 실점 없이 순항을 이어갔다. 여기에 타선이 6회초 장성우의 동점 솔로포와 멜 로하스 주니어의 역전 만루포에 힘입어 7-3으로 승부를 뒤집으면서 엄상백에게 힘을 실어줬다.

타선의 득점 지원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엄상백은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최형우의 좌익수 뜬공과 이우성의 삼진 이후 소크라테스의 2루타로 흔들리는 듯했지만, 김선빈의 1루수 뜬공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7회말을 앞두고 김민수에게 마운드를 넘겨주면서 자신의 임무를 마무리했다. KT는 마지막까지 리드를 지켰고, 엄상백의 시즌 4승이 완성됐다.

경기 후 엄상백은 "초반에 조금 좋지 않았는데, 투구할수록 밸런스가 잡혔다. 포수 (장)성우 형도 적절한 시기에 마운드에 올라와 주셔서 금방 안정감을 찾을 수 있었고, 코치님과 감독님께서 집중하자고 다독여주신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엄상백은 14일 수원 롯데전 이후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거르면서 휴식을 취했다. 이후 25일 수원 키움전(5이닝 4피안타 1사사구 7탈삼진 1실점 비자책)과 31일 KIA전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되면서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엄상백은 "복귀 이후 컨디션은 매우 좋다. 요즘 체인지업이 지난해 좋았을 때의 느낌"이라며 "변화구 제구가 잘 되니까 자신감도 더 올라간다. 다음 등판에선 1회부터 집중해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엄상백의 호투에 사령탑도 미소 지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선발 엄상백이 3실점 이후 안정적인 피칭을 하며 역전의 계기를 만들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