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설계자' 이요섭 감독이 8년 만에 돌아온 두 번째 장편영화로 관객들의 마음을 설계했다.
28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설계자'의 이요섭 감독 인터뷰가 진행됐다.
'설계자'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완벽한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강동원 분)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데뷔작 '범죄의 여왕'(2016)년 이후 두 번째 장편영화를 선보이는 이요섭 감독은 "첫 영화 이후에 오랜만에 영화를 찍어서 익숙해질 줄 알았는데 똑같이 긴장된다. 열심히 기사들도 찾아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설계자'는 2010년 개봉한 정 바오루이 감독의 홍콩영화 '엑시던트'를 원작으로 한다. 그는 "'엑시던트'를 (다시) 쓴다는 팬심이 컸다"며 "원작 작가의 마음을 생각하며 했는데 고민이 많았다. 쓰면서도 원작을 어떻게 하면 잘 가져올 수 있을까에 대해서도 고뇌했다"고 원작을 각색하는 데 5년이 걸린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작의 '외로움'에 매료됐다며 "'설계자'와 큰 차이는 시작인 것 같다. 아내의 죽음과 짝눈의 죽음이라는 차이다. 끝까지 오는 상황에서 상대방 캐릭터를 봤을 때 허무함, 외로움, 나도 평범한 인간처럼 살 수 있지 않았나 하는 고민의 순간들이 저는 이 영화는 장르적인 동시에 쓸쓸하고 외롭구나고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본을 쓰거나 강동원에게 영일을 이야기할 때도 이 작품은 장르작품에서 요구하는 긴장감이나 스릴러가 있는 동시에 인간의 외로움이 같이 담겨있다는 것에 나와 강동원 서로 좋아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원작을 보고 오시지 않을테니 캐릭터에 집중하고자 했다"며 "월천이 육상선수라고 알려주는 것, 점만도 소년원이라고 언급하는 것 등 서로 믿을 수 없는 공간에서 서로 던지는 말이 과연 진실일까 생각케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강동원과 이종석의 캐스팅을 두고 "흑미남 옆에 백미남, 대조되는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전한 이 감독.
그는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에 대해 "짝눈이라는 캐릭터는 영일에 반대되는, 영일이가 아빠라면 짝눈은 엄마 같은 존재이길 바랐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어 "짝눈이 죽은 이후 영일의 감정이 퍼석한 이미지라면, 둘이 있을 땐 어떤 감정이 요동치고 있다. 영일이 유일하게 감정을 느끼는 사람처럼 연기했고 표정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아한 게 (과거 회상 장면에서) '왜 젊어 보이지?' 싶더라. 머리스타일을 바꾸긴 했지만(웃음) 강동원이 하는 표정의 디테일이 달랐다. 이종석 배우가 그것을 유도 잘 해냈다. 그 관계성에 대한 유도도 잘 맞아서 흐뭇했다. 이 둘이 쇼파에 앉아 있고 과거의 이야기를 하는 게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원작과 다른 결말을 선택한 것에 대해 "원작과 달리한 큰 이유는 현대화해서다. 사고사로 사람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계속 쓰고 데이터를 찾다 보니까 사고사로 사람을 죽이는 게 효율적이지 않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사람은 산 채로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사고사로 사람을 죽이는 행위보다 이 사람의 명예를 실추시키면서 박살 내는 게 이게 요즘 사회의 암살이 아닐까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영일이 사고사를 조작하면서 그 역시도 미디어에 관심이 많고, 자신이 미디어에 비친다는 상황이 자신에게 얼마나 두려운 상황인지 느끼게 해주는 것이 현대화했을 때 영일에게 필요한 공포가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접근했다"고 덧붙였다.
'설계자'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사진=NEW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