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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퍼런트' 한화? '시즌 중 감독 교체' 또 같은 장면 반복, 결말도 아닌 결말

기사입력 2024.05.27 20:46 / 기사수정 2024.05.27 20:46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한화가 두산에 3-0으로 승리하며 5연패에서 탈출했다. 한화 최원호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한화가 두산에 3-0으로 승리하며 5연패에서 탈출했다. 한화 최원호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지난 2021년 리빌딩을 천명했던 한화 이글스는 프로야구단 최초로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왓챠를 통해 오리지널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프로팀이 우승을 목표로 하지 않아도 박수를 받을 수 있었던 건 구단에게서 방향성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졌기 때문이었고, 팬들도 이 과정에 공감하며 응원했다. 당시 한화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조금은 감추고 싶을 수도 있는 내밀한 이야기들을 꺼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한화에서만 20년을 뛴 '레전드' 김태균은 한화 이글스라는 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성적이 안 좋을 때 감독만 바꾸고, 선수만 자꾸 나간다. 나는 사실 프런트가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을 했다. 구단에 왜 매뉴얼이 없냐는 말을 했다. 감독이 오면 스타일에 맞추다가 끝나버린다. 그리고 또 바뀌고, 또 이 사람에게 맞추다가 끝나버린다. 그러면 선수들은 자기 것도 없다."

한화는 27일 박찬혁 대표이사와 최원호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고 발표했다.  한화는 "최원호 감독은 지난 23일 경기 후 구단에 사퇴 의사를 밝혀와 26일 구단이 이를 수락하며 자진사퇴가 결정됐고, 박찬혁 대표이사도 현장과 프런트 모두가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동반 사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144경기 중 51경기를 치렀고, 93경기가 남은 시점. 6경기 5승1패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도중, 자진 사퇴라고 발표했지만 최원호 감독은 사실상 쫓기듯 팀을 떠나게 됐다. 전임인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그 전임인 한용덕 감독, 김성근 감독과도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25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한화 최원호 감독이 의자에 앉아 있다. 엑스포츠뉴스DB
25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한화 최원호 감독이 의자에 앉아 있다. 엑스포츠뉴스DB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가 류현진의 호투와 노시환의 만루 홈런에 힘입어 SSG에 8-2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한화 류현진이 최원호 감독에게 축하꽃다발을 받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가 류현진의 호투와 노시환의 만루 홈런에 힘입어 SSG에 8-2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한화 류현진이 최원호 감독에게 축하꽃다발을 받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2019년 11월 한화 퓨처스 감독으로 부임한 최원호 감독은 2020년 6월, 한화가 역사적인 연패의 한가운데에 있던 최악의 상황에서 1군에 올라왔다. 한용덕 감독의 경질로 최 감독은 14연패 중 1군 선수단을 이끌었고, 역대 최다 연패 신기록 직전에서 긴 연패를 끊어내고 감독대행으로 2020시즌을 끝까지 마무리했다. 

최원호 감독은 이듬해 퓨처스 사령탑으로 복귀해 한화의 젊은 선수들과 함께 했다. 2021시즌 82경기 23승4무55패로 북부리그 최하위였던 한화 퓨처스팀은 2022시즌 퓨처스리그 역대 최다 연승인 14연승을 기록하며 98경기 63승2무33패로 북부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다시 1군 지휘봉을 잡은 것도 갑작스러웠다. 한화 구단은 5월 11일 대전 삼성전이 끝난 직후 수베로 감독과의 결별을 발표했고, 최원호 감독을 13대 감독으로 앉혔다. 당시에도 한화는 6경기 5승1패로 상승세를 타던 시점에서 감독을 교체했다. 2020년부터 2021년과 2022년까지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는 2023년 144경기 58승6무80패를 기록하며 9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2024년은 구단의 뜻에 따라 1군, 2군을 오갔던 최원호 감독이 스프링캠프부터 1군 선수단을 이끈 온전히 이끄는 첫해였다. 류현진, 안치홍 등 굵직한 선수들을 영입하며 높아진 기대에 비해 초반 성적이 저조했던 건 사실이다. 개막 직후 7연승을 달리는 등 단독 1위까지도 올라 한화의 하락세는 더 도드라져 보였다.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8회초 2사 2루 한화 안치홍의 1타점 적시타가 나오자 최원호 감독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8회초 2사 2루 한화 안치홍의 1타점 적시타가 나오자 최원호 감독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 최원호 감독이 산체스를 바라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 최원호 감독이 산체스를 바라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하지만 페넌트 레이스는 '레이스'인 이유가 있다. 시즌 초반의 성적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 시기만 다를 뿐 어떤 팀이나 부침을 겪는다. 선발부터 타선까지 모든 시나리오가 뒤틀린 한화는 결국 최하위까지 내려갔지만 하루 만에 최하위에서 탈출했다. 부진했던 선수들도 하나둘 궤도를 찾고, 엇박자를 탔던 투타도 조금씩 톱니바퀴가 물리며 힘을 내기 시작한 시기, 선수단을 흔들리게 만든 건 '이번에도' 몇 달도 인내하지 못한 그룹의 결정이었다.

이번에는 감독도 없다. 이제야 후보를 추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빠르게 감독을 선임한다고 해도 몇 주, 길게는 몇 달이 걸릴 수도 있다. 팀을 이끌어야 할 지도자를 성급하게 선임하면 그것 또한 문제다. 감독대행 체제에서 선수들은 감독이 없으면 없는 대로, 감독이 새로 오면 오는 대로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김태균이 3년 전 했던 말은 애석하게도 2024년에도 여전하다. 

올 시즌 한화의 슬로건은 '디퍼런트 어스(DIFFERENT US)'. 다른 전력으로 다른 목표를 바라본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한화는 한 시즌의 절반도 기다리지 못하고 1년 만에 '같은' 어수선함을 반복하고 있다. 타이밍이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늦었다. 매번 돈과 시간을 허비하는 모양새다. 한화는 감독의 무덤이라는 결말? 이건 결말이라 하기도 머쓱한 일들의 반복이다.

24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한화가 김태연 노시환 채은성의 홈런에 힘입어 SSG에 7-5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한화 최원호 감독이 주현상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24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한화가 김태연 노시환 채은성의 홈런에 힘입어 SSG에 7-5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한화 최원호 감독이 주현상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가 9회말 임종찬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KT에 3-2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한화 최원호 감독이 선수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가 9회말 임종찬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KT에 3-2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한화 최원호 감독이 선수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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