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최가현이 세란이었어?”, “‘선업튀’ 걔 맞아?”
비슷한 시기에 MBC 드라마 ‘세 번째 결혼’과 tvN ‘선재 업고 튀어’에서 결이 다른 빌런 역할을 실감 나게 소화했다. 배우 오세영 이야기다.
오세영은 ‘세 번째 결혼’에서 잘못된 복수심으로 절친 다정(오승아)을 괴롭히는 악역 강세란을 맡아 열연했다. ‘선재 업고 튀어’에서는 자칭 태성(송건희)의 여친이자 예쁜 일진 최가현 역으로 존재감을 보여줬다.
“오전에는 ‘선재 업고 튀어’ 촬영을 갔다가 오후에 샵에 들려 ‘세 번째 결혼’ 촬영을 가는 식으로 같은 날 병행한 적이 있었어요. 몰랐는데 같은 시기에 방영했고 ‘쟤가 세란이야?’, ‘쟤가 선업튀 걔야?’라는 반응이 나와 감사했어요. 신기하고 운이 좋았죠.”
‘세 번째 결혼’에서 오세영이 맡은 강세란은 자기중심적이고 비뚤어진 욕망의 화신이었다. 하지만 무자비한 악녀로만 그리진 않았다. 때로는 처절하고, 때로는 코믹하게 세란의 복합적인 내면을 입체적으로 연기했다.
자칫 악녀 이미지가 생길까 걱정도 됐지만 오히려 연기를 잘한다고 인정받는 기회이기 때문에 강세란 캐릭터에 몰입했단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댓글이나 DM으로 ‘실제로도 저럴 거다’, ‘인생 그렇게 살지 마라. 눈에 띄지 마라’라며 욕을 섞어 보내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과몰입하시면 절 이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 했어요.
악플이라는 걸 처음 겪는 거라 초반에는 힘들긴 했어요. 세란이에게 하는 말인데도 ‘외모를 보면 실제로도 저럴 거다’, ‘실제 인성이 그러니 저런 연기가 나오는 거다’라는 이야기를 보면 저에게도 화살이 가는 것 같았거든요. 이게 맞나 생각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개의치 않게 됐어요. 뒤로 갈수록 좋아해 주고 칭찬해 주는 분들이 많아져서 괜찮고 감사했어요.”
생동감 있는 연기로 인해 의도치 않은 악플도 받긴 했지만, ‘세 번째 결혼’은 오세영의 필모그래피에 특별한 작품으로 남았다. 애초 예정보다 10회 연장해 132회로 유종의 미를 거둔 가운데 오세영은 “성장한 느낌”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감개무량해요. 촬영 내내 감사하게도 감독님, 선배님, 스태프분들이 칭찬을 너무 많이 해주셨어요. 극 안에서 물을 맞거나 이물질을 맞는 등 이런저런 당하는 신이 있는데 선배님들. 감독님들, 스태프분들이 ‘우리 세란이 고생한다’라고 챙겨주셨어요. 저도 이바지를 해서 열심히 시청률의 제왕이 돼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오)승아 언니만 해도 연속극을 여러 번 하셨는데 연속극 하시는 선배님들을 존경해요. 그만큼 쉽지 않은 작업이었어요. 그 쉽지 않은 작업을 나름 성공적으로 마친 것 같아 뿌듯하고 자신감을 얻었죠. 눈에 띄는 성장이라고 하면 대사를 외우는 속도가 빨라졌어요. 세트장에서 많이 촬영하다 보면 10분 전에 숙지해서 신을 들어간 적도 있는데 순발력이 빨라지더라고요.”
현재 방영 중인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자감고 일진이자 태성을 잊지 못해 태성이 대놓고 귀찮아하는데도 쫓아다니는 최가현으로 등장했다.
"촬영할 때만 해도 헤어스타일이 특이하니까 이 웃긴 모습을 친구들이 보면 얼마나 놀랄까 이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또 생각보다 많이 드라마의 인기를 실감했어요.
솔(김혜윤)이의 머리채를 잡고 하는 대사가 있어요. 이때 세란이의 톤이 나올까봐 이 부분을 잡고 연기하려고 했어요. 좀 더 터프하게 했죠. 영화 ‘품행제로’의 공효진 선배님 역할을 조금 참고했어요. 어떤 캐릭터를 떠올리면 좋을지 감독님과 이야기하던 중 ‘품행제로’ 공효진 선배님 이야기를 꺼냈더니 괜찮을 것 같다고 하셨어요. 원래 설정은 조금 더 귀여웠는데 이후 그 시절 일진처럼 연기하게 됐죠.”
그 시절 노는 언니들의 샤기컷 헤어스타일과 교복핏을 사실적으로 구현해 더 눈에 띄었다.
“‘2000년대 헤어스타일’이라고 치면 나오면 대표머리더라고요. 저의 중, 고등학교 때는 그런 머리를 실제로 본적은 없었어요. 왜 이 시절에 이 머리를 했을까 궁금하긴 하더라고요. 사진으로만 보던 머리였는데 샵에서 가발을 제작해주셨죠.”
함께 신을 촬영한 김혜윤, 송건희와도 가까워졌단다.
“혜윤이와 친해졌어요. 같은 회사에 있었어서 공적인 자리에서 몇 번 마주치고 대화를 조금 나눴던 사이였는데 ‘선재 없고 튀어’를 촬영하면서 서로 이야기가 잘 통하는 걸 느껴서 친해졌어요. 저보다 동생인 건희와도 친해졌고요. 둘 다 너무 착해요.”
사진= IHQ, tvN, 오세영,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