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에릭 턴하흐 감독이 번리와 무승부를 거둔 이후 황당한 변명을 내놓았다.
전설적인 감독인 알렉스 퍼거슨 경도 과거 팀을 만들고 있던 시절에는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말이었다.
턴하흐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7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번리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35라운드에서 후반전 터진 안토니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경기 막바지 제키 암도우니에게 페널티킥 동점골을 허용해 1-1로 비겼다.
승점 1점을 획득하는 데 그친 맨유는 승점 54점으로 6위를 유지했으나 7위 뉴캐슬 유나이티드(승점 53점)과의 격차를 크게 벌리지 못했고, 토트넘 홋스퍼(승점 60점)와의 승점 차도 1점만을 좁히는 데 그쳤다.
시즌 말미에 거둔 무승부는 맨유에 최악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애스턴 빌라가 승점 69점으로 4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맨유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을 얻을 수 없다. 맨유의 현실적인 목표는 UEFA 유로파리그. 하지만 번리전에서 무승부를 거두며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유로파리그 진출권조차 뉴캐슬에 넘길 수 있게 됐다.
물론 아직 맨유에도 기회는 남아 있다.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내달리면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에 출전할 수 있고, 뉴캐슬이 미끄러져도 유로파리그에 출전할 가능성이 올라간다.
하지만 맨유 팬들을 더욱 분노케 하는 건 경기 후 턴하흐 감독의 발언이다. 턴하흐 감독은 현재 19위로 강등권인 번리와의 경기, 그것도 홈에서 열린 경기에서 충격적인 무승부를 거둔 이후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턴하흐 감독은 영국 공영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감독으로서 팀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 결정해야 한다. 시즌에 앞서 젊은 선수들을 데려왔지만 이번 시즌 그들은 부상을 입었고, 나는 그 선수들을 보호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팬들에게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팬들이 선수들의 기술을 보고 싶어한다는 걸 이해하지만, 리그가 매년 치열해지고 있어 젊은 선수들이 리그에 적응해야 한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턴하흐 감독은 맨유의 전설적인 감독인 퍼거슨 경조차 과거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리려고 할 때 좋은 경기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퍼거슨 경의 감독 시절을 들먹였다.
그는 "사람들은 2004-05시즌에 맨유가 그렇게 훌륭한 축구를 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다. 맨유는 당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웨인 루니 등을 중심으로) 팀을 구축하고 있었고, 시간이 걸렸지만 모두가 잊어버린 것 같다. 심지어 당시 팀에 있던 선수들도 말이다"라며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했다.
'데일리 메일'은 턴하흐 감독이 이 발언으로 과거 맨유에서 퍼거슨 경의 지도를 받으며 뛰었고, 현재 각종 방송의 패널과 축구 전문가로 활동하며 맨유를 비판하고 있는 맨유의 레전드들을 저격했다고 해석했다.
과거 퍼거슨 경 시대에 맨유에서 뛰었던 리오 퍼디난드, 로이 킨 등은 현재 축구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턴하흐 감독의 맨유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서스럼없이 비판하는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또, 턴하흐 감독은 현재 맨유가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무승부에서는 배우면 된다는 게 턴하흐 감독의 생각이었다.
턴하흐 감독은 "우리는 좋은 축구를 하면서 많은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도 (무승부에 대해) 인정한다. 통제력을 잃을 필요가 없었다. 우리는 이 경기에서 배워야 한다"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