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첼시 어린이 팬들이 부진한 경기를 펼치고 있는 선수들에게 쓴소리를 보냈다.
첼시는 2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23-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0-5 대패를 당했다.
런던 더비에서 첼시는 전반 4분 만에 아스널 공격수 레안드로 트로사르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다. 이후 여러 차례 공격을 시도했지만 골을 넣지 못하면서 전반전을 0-1로 마쳤다.
후반전에 첼시는 급격하게 무너지면서 무려 4실점 했다. 후반 7분 벤 화이트에게 추가골을 내준 뒤 지난 시즌까지 함께했던 카이 하베르츠에게 후반 12분과 20분 연달아 실점을 허용했다. 이후 후반 25분 화이트에게 또다시 실점해 도합 5골을 아스널에 내줬다.
첼시도 좋은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마무리 단계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이며 끝내 아스널 원정에서 0-5 참사를 당했다. 아스널전 완패로 첼시는 승점 47(13승8무11패)을 유지하며 순위 도약에 실패해 9위 자리를 지켰다.
아스널전 대패는 첼시 팬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축구통계매체 '옵타'에 따르면, 첼시가 아스널 상대로 5골 차로 패한 건 구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또 1986년 퀸즈 파크 레인저스전 0-6 대패 이후 38년 만에 같은 런던을 연고지로 삼고 있는 클럽에게 5실점 이상 허용하며 대패했다.
후반전에 수비가 무너지면서 연달아 실점하자 에미레이츠 스타디움까지 찾아온 첼시 원정 팬들은 패배를 직감하고 관중석을 떠나기 시작했다. 경기 막판 중계 카메라가 원정팬 구역을 확인했을 때, 좌석 상당수가 비어 있었다.
또 경기 중 한 첼시 어린이 팬이 들어 올린 팻말이 축구 팬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이 팬은 선수들에게 일침을 가하면서 올시즌 팬들이 첼시 선수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대변했다.
이 어린이 팬은 흰 종이에다 "난 너희들의 유니폼을 원하지 않는다"라며 "난 너희들이 우리를 위해 싸우고 싶어하기를 원한다"라고 작성했다. 첼시 선수들에게 유니폼보다 더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을 요구한 것이다.
꼬마 팬도 불만을 가질 정도로 올시즌 첼시는 실망스러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 시즌 리그 12위로 마쳤던 첼시는 과거 프리미어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을 선임하고, 선수 영입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지만 9위에 자리하면서 여전히 중위권에 머물러 있다.
우승권에서 크게 멀어지면서 첼시는 올시즌 무관이 확정됐다. 카라바오컵에서 결승전에 올라갔지만 리버풀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고, 지난 21일 잉글랜드 FA컵 준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0-1로 패하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또 아스널에 0-5 대패를 당하면서 2023-24시즌은 첼시 구단 역사상 최악의 시즌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아스널전을 포함해 첼시는 올시즌 리그 32경기에서 57실점을 했는데, 이는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첼시 구단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실점 기록이다. 앞으로 6경기가 더 남아 있기에 실점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자타 공인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빅클럽 중 하나이지만 첼시는 2년 연속 유럽대항전 진출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잔여 경기 결과에 따라 2시즌 연속 10위 이하의 성적으로 한 해를 마무리할 가능성도 있다.
또다시 실망스러운 한 해를 보냈기에 첼시 팬들의 심정은 착잡하기만 하다. 클럽 성적과 경기력에 크게 실망했음에도 계속 응원을 보내주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첼시가 잔여 일정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스포츠바이블 SNS,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