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 홋스퍼가 뉴캐슬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올시즌 문제점들을 여실히 드러내며 대패했다.
토트넘은 13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어폰타인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2023-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4 대패를 당했다.
이날 토트넘은 전반 30분과 33분에 알렉산데르 이사크와 앤서니 고든에게 연달아 실점을 하면서 전반전을 0-2로 마쳤다. 만회골이 절실한 토트넘이지만 오히려 후반 6분 이사크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며 패배를 목전에 뒀다.
3번째 골을 실점한 후 토트넘은 후반 13분 클럽 주장 손흥민 등을 포함해 3명을 바꾸는 등 변화를 줬지만 끝내 추격골을 넣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42분 코너킥 상황에서 파비안 셰어의 헤더 슈팅으로 인해 4번째 실점을 기록했다.
뉴캐슬전 완패로 토트넘은 4위에서 5위로 내려갔다. 애스턴 빌라와 승점이 60(18승6무8패)으로 동일하지만 골 득실(빌라 +17, 토트넘 +16)에서 밀려 4위 자리를 빌라에게 넘겨줬다.
지난해 4월에도 뉴캐슬 원정에서 1-6 대패를 당했던 토트넘은 2년 연속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악몽 같은 경기를 치렀다. 특히 뉴캐슬전에서 토트넘의 올시즌 약점들이 모두 드러나 클럽 사령탑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큰 숙제를 안겼다.
축구통계매체 '옵타'에 따르면, 뉴캐슬의 토트넘전 공 점유율은 27%에 불과했다. 이는 옵타가 데이터를 수집한 2003-24시즌 이후 4골 차 대승을 거둔 프리미어리그 팀들 중 두 번째로 낮은 점유율이다. 가장 낮았던 건 지난해 5월 에버턴이 5-1로 대승했던 브라이턴전 때 기록한 점유율(22.3%)이다.
일반적으로 공 점유율이 높으면 상대가 공을 소유하는 시간은 줄어들고, 이는 공격 허용 횟수 감소로 이어진다. 그러나 통계와 달리 토트넘과 뉴캐슬의 슈팅 숫자는 11 대 18로 점유율이 낮은 뉴캐슬이 훨씬 더 많았다.
점유율이 낮아도 날카로운 역습으로 승리를 거두는 팀은 결코 드물지 않다. 다만 월등하게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음에도 4골 차 대패를 당했기에 올시즌 토트넘의 문제점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먼저 축구통계매체 'FBref'에 따르면, 토트넘은 올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패스 시도 횟수 3위(19734회), 패스 성공률 4위(85.2%)를 기록 중이다. 패스 성공률이 높아 경기당 평균 점유율도 62%로 전체 2위에 오르며, 점유율 축구로 유명한 맨체스터 시티(66.1%) 다음으로 높다.
그러나 토트넘이 2만회 가까이 시도한 패스 중 30야드(약 27.43m) 이상 날아가는 롱패스는 고작 1567회에 불과했다. 이는 프리미어리그 20팀 중 가장 낮은 롱패스 시도 횟수이다. 장거리 패스를 활용한 공격 전개보다 짧은 패스 위주의 플레이를 지향하다 보니 상대가 공간을 주지 않으면 공만 돌리다 끝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는 뉴캐슬이 토트넘전에서 터트린 4골 중 2골이 브루누 기마랑이스의 롱패스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크게 대조된다. 기마랑이스의 장거리 패스가 상대 진영에 있던 고든과 이사크에게 정확히 연결돼 역습으로 연결되면서 토트넘 수비를 무너뜨렸다.
전방에 손흥민, 티모 베르너, 브레넌 존슨과 같은 발이 빠른 공격 자원이 있음에도 롱패스를 활용한 시원시원한 전개보다 조밀한 패스 플레이를 선호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은 뉴캐슬전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
또 토트넘은 뉴캐슬전에서 올시즌 세트피스 수비에 대한 문제점도 드러냈다. 토트넘은 현재까지 세트피스 상황에서 슈팅을 78회 허용 중이다. 이는 올시즌 수비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01회)와 리그 최하위 셰필드 유나이티드(99회) 다음으로 많은 수치이다.
뉴캐슬은 토트넘이 세트피스 수비에 약하다는 점을 적극 활용했다. 뉴캐슬이 토트넘전에서 얻어낸 코너킥 숫자만 무려 16개였는데, 결국 후반 막판 코너킥 상황에서 득점을 만들어 내며 성과를 걷었다.
토트넘이 세트피스 수비에 약한 이유엔 일단 선수들이 공중볼 경합에서 약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올시즌 토트넘 선수들의 평균 공중볼 경합 승률은 49.1%로 프리미어리그 20팀 중 전체 15위이다. 평균 공 점유율이 높아 공중볼 경합을 하는 상황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선수들의 약한 몸싸움은 세트피스 수비에서 약점으로 작용했다.
지난 시즌을 리그 8위로 마무리했던 토트넘 사령탑으로 부임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팀을 성공적으로 장악하면서 올시즌 4위권 경쟁을 하고 있다. 다만 토트넘이 한 단계 높은 수준에 올라간다면 뉴캐슬전에서 발견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토트넘은 이제 아스널, 첼시, 리버풀로 이어지는 죽음의 3연전을 앞두고 있기에 자칫하다간 연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행히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음 경기가 오는 28일에 열리는 아스널전이기에 약 2주 동안 팀을 재정비할 시간을 얻었다. 귀중한 시간 동안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팀 약점을 최대한 개선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옵타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