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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에 '돼지머리' 재등장?…'배은망덕하다!' 골 세리머니에 분노→"제2의 피구 만들자"

기사입력 2024.04.11 22:44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22년 만에 축구장에서 돼지머리가 날아다니는 광경을 보게 될까.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떠난 우스만 뎀벨레의 배은망덕한 행동에 격분한 바르셀로나 팬들이 구단 최악의 배신자로 꼽히는 루이스 피구 때와 같은 '특별 대우'를 계획하고 있다.

영국 트리뷰나는 11일(한국시간) "바르셀로나 팬들은 PSG와의 2차전에서 '배은망덕한' 뎀벨레를 위해 특별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팬들은 2000년 바르셀로나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악명 높은 루이스 피구에게 했던 것과 같은 대우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바르셀로나는 이날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PSG와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치러 3-2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 경기에서 바르셀로나 팬들의 심기를 건드린 장면이 나왔다. 구단 출신 공격수 뎀벨레가 득점을 기록한 후 시원하게 골 세리머니를 펼친 것이다.

바르셀로나가 1-0으로 앞서가던 후반 3분 로날드 아라우호가 걷어낸 공이 뎀벨레에게 향했고, 뎀벨레는 접는 동작으로 수비를 속인 뒤 왼발 슈팅을 시도해 동점골을 터뜨렸다. 바르셀로나 출신인 뎀벨레는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득점에 성공하며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보통 친정팀을 상대로 골을 넣으면 세리머니를 자제하는 편이지만 뎀벨레는 두 팔을 크게 벌리고 포효하며 기뻐했다. 바르셀로나 팬들의 속이 뒤집어질 수밖에 없었다.

PSG는 비티냐의 역전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바르셀로나는 파리 원정에서 이대로 패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교체 투입된 페드리의 환상 패스를 받아 하피냐가 멀티골을 넣었고, 교체 투입된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이 일카이 귄도안의 코너킥을 머리로 받아넣어 재역전에 성공했다.

바르셀로나가 원정에서 귀중한 승리를 가져가며 4강 진출에 한 걸음 더 앞서갔다.

하지만 팬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친정팀에 골 세리머니를 한 뎀벨레를 승리라는 결과로 누르긴 했으나 바르셀로나 팬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분노를 쏟아냈다.


스페인 카탈루냐 라디오에 따르면 팬들은 "친정팀에 대한 예우가 부족하다", "뎀벨레가 바르셀로나에서 그렇게 기뻐하는 걸 본 적이 없다", "배은망덕하다"라고 분노했다.

팬들이 분노하는 이유가 있다. 뎀벨레가 바르셀로나에서는 잦은 부상으로 '먹튀'로 불렸기 때문이다.



2017년 무려 1억2500만 유로(약 1780억원)라는 거액의 이적료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뎀벨레는 양발 드리블과 빠른 스피드, 준수한 결정력, 정확한 크로스 능력이 라리가에서도 통할 거란 전망이 있었다.

그러나 프리시즌을 제대로 치르지 못한 탓에 이적하자마자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더니 유리몸의 대명사로 전락하고 말았다. 잦은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결장한 뎀벨레는 바르셀로나에서 뛴 5시즌 동안 185경기를 뛰었다. 매 시즌 절반 가까이를 병원에서 보낸 셈이다.



그런 뎀벨레를 위해 팬들과 동료들은 뎀벨레 유니폼을 입고 빠른 회복을 기원하는 등 응원을 보냈다. 이후 뎀벨레는 사비 에르난데스 현 바르셀로나 감독이 부임한 후 유리몸에서 벗어나는 듯 했다. 개인 성적도 좋아지면서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지난 시즌 돌연 PSG 이적을 요청했고, 결국 지난해 여름 바르셀로나에서 PSG 유니폼을 입게됐다.

부상 중에도 응원을 보냈던 바르셀로나 팬들은 정작 뎀벨레가 자신들을 존중하지 않자 크게 화를 낸 것이다.

뎀벨레의 행동은 24년 전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해 구단 역대 최악의 선수로 꼽히는 루이스 피구를 떠올리게 하는 데 충분했다. 당시 바르셀로나 팬들은 피구의 이적에 분노했고, 2002년 홈 구장 캄프 누에 방문했을 때 코너킥을 차기 위해 코너 플래그 쪽으로 오자 돼지머리 등 이물질을 던지며 분노를 표출했다.

트리뷰나에 따르면 팬들은 오는 17일 바르셀로나 홈 구장 올림픽 류이스 콤파니스에서 열리는 8강 2차전에서 뎀벨레에게 특별 대우를 준비하고 있다.

피구 때와 같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심할 경우 22년 만에 관중석에서 경기장 안으로 돼지머리가 날아드는 광경이 재현될 수도 있다.



사진=SNS,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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