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토트넘 홋스퍼 신입 수비수 미키 판더펜에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엔 자신의 네덜란드 선배인 월드클래스 버질 판데이크보다 나은 커리어를 쌓을 수 있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토트넘에서 뛰었던 축구 선수 출신으로, 현재 방송 활동을 하고 있는 제이미 레드냅이 그에게 찬사를 보냈다.
레드냅은 8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토크 스포츠'에서 같은 날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경기를 통해 맹활약한 판더펜을 치켜세웠다. 그는 판더펜에 대해 "그가 부상 없이 경기에 나선다면 판데이크가 이룬 일을 이루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판데이크가 비슷한 나이였을 때 판더펜 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아스널의 선두 경쟁을 이끄는 센터백 윌리엄 살리바와도 판더펜을 비교했다. 그는 "아스널 팬들은 살리바를 훌륭한 젊은 수비수로 볼 것이다. 하지만 판더펜 역시 마찬가지로 훌륭하다"며 두 선수 모두 뛰어나다고 했다.
판더펜은 지난해 여름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그는 토트넘으로 이적하자마자 주전 센터백이 됐다. 그가 2001년생인 것을 고려하면 첫 시즌부터 토트넘의 주전을 차지한 것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판더펜 활약은 8일 노팅엄과의 경기에서 빛났다. 그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했다.
그가 빛난 것은 1-1로 팽팽한 후반 7분 코너킥 상황에서였다. 그는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하기 위해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 있었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자신이 주로 쓰는 왼발로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는데 볼이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자신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데뷔골이자 팀 승리를 이끈 결승골이었다.
토트넘은 판더펜 득점에 힘입어 3-1로 노팅엄을 제압하고 리그 4위로 순위를 한 단계 끌어 올렸다. 토트넘은 5위 애스턴 빌라보다 1경기를 덜 치렀기에 유리한 상황이다. 4위까지 주어지는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에 바짝 다가섰다.
판더펜의 말은 씨가 됐다. 판더펜은 노팅엄전 전에 영국 매체 '미러'와의 인터뷰에서 "프리미어리그 4위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할 것"이라며 "5위로도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가능성은 있지만 그 이상을 원한다고 말했다. 판더펜은 노팅엄과의 경기를 승리로 이끌며 팀을 4위에 올려놨다. 경기 최우수 선수로도 선정됐다.
판더펜의 활약은 놀라운 수준이다. 그는 자신의 장기인 폭발적인 스피드로 프리미어리그를 장악했다. 그는 브렌트퍼드와의 리그 경기에서 시속 37km/h를 기록하며 이번 시즌 최고 스피드를 기록한 선수가 됐고 이는 프리미어리그가 기록을 측정한 이후 최고 시속이기도 했다. 100m 세계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우사인 볼트의 시속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레드냅도 그의 속도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레드냅은 "그가 가진 속도는 최고이며 그는 진짜 최고의 선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판더펜은 지난 11월 햄스트링 부상으로 장기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전까지 토트넘은 판더펜과 함께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었으나 판더펜의 부상 이후 9경기에서 4승만을 거두며 순위가 하락했다. 판더펜이 복귀한 뒤 토트넘은 다시 반등하고 있다.
판더펜이 이번 시즌 뛰어난 모습이지만 판데이크와의 비교는 섣부른 감이 있다. 판데이크가 판더펜보다 늦은 나이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맞으나 판데이크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센터백으로 꼽힌다. 그는 2019년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에 주어지는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2위를 차지했다. 수상이 유력했으나 리오넬 메시에 밀린 2위였다.
판데이크도 판더펜과 마찬가지로 장기 부상을 겪었다. 그는 2020-21시즌 10월 무릎 인대 부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고 이후에 돌아왔으나 조금은 떨어진 모습이었다. 하지만 금세 다시 자신의 기량을 선보였다. 그는 이번 시즌 부상자가 많은 리버풀 수비진에서 중심을 잡으며 리버풀의 우승 경쟁에 기여하고 있다.
영국 매체 '기브미스포츠'는 지난달 현재 세계 최고의 센터백 10명의 순위를 매기며 판데이크를 1위로 선정했다. 매체는 판데이크에 대해 "위르겐 클롭 감독 아래에서 리버풀을 변화시킨 영입 하나만 꼽으라면 판데이크가 꼽혀야 한다"며 "누구도 리버풀의 4번인 판데이크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센터백인 두 선수 모두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들이다. 토트넘과 리버풀이 마지막까지 순위 싸움을 하는데 두 선수의 활약은 절대적이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