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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새 '악바리' 이정훈, 멀티 히트에도 "더 잘 칠 수 있었는데..." [부산 현장]

기사입력 2024.04.07 10:44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훈. 4월 6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훈. 4월 6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이정훈이 1군 콜업과 동시에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3경기 연속 안타 생산에 성공하면서 팀의 2연패 탈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이정훈은 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 롯데의 8-1 완승을 견인했다.

이정훈은 롯데가 3-0으로 앞선 3회말 2사 2루에서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두산 선발투수 곽빈을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쳐내며 스코어를 4-0으로 만들었다.

이정훈은 원 볼 투 스트라이크로 불리한 카운트에 몰린 상황에서도 자신 있게 승부했다. 곽빈의 5구째 148km짜리 직구가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 낮은 코스로 들어왔지만 그대로 걷어 올려 장타를 뽑아냈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훈. 4월 6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훈. 4월 6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이정훈의 활약은 계속됐다. 롯데가 6-1로 앞선 7회말 1사 2·3루 찬스에서 클러치 본능을 발휘했다. 두산 우완 영건 최종인을 상대로 깨끗한 중전 안타를 쳐내며 주자 두 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풀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 존 한 가운데 높은 코스로 들어온 126km짜리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안타로 연결했다.

이정훈은 경기 종료 후 "게임을 돌아봤을 때 2개의 안타보다 세 번째 타석에서 2루 땅볼로 물러난 게 아쉽다"며 "조금만 더 (히팅 포인트가) 앞에서 맞았다면 좋은 타구를 생산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오늘 승리를 계기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정훈에게 롯데는 기회의 땅이다. 2017년 경희대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0라운드, 전체 94순위로 KIA 타이거즈에 입단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2022년까지 1군에서 많은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61경기, 타율 0.229(157타수 36안타), 2홈런 17타점의 기록을 남기고 방출의 아픔을 맛봤다.

이정훈은 다행히 방출 후 빠르게 새 둥지를 찾았다. 이정훈이 퓨처스리그에서 보여준 타격 능력에 주목한 롯데가 기회를 줬고 지난해 1군에서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59경기에 나섰다. 타율 0.296(152타수 45안타) 1홈런 17타점 OPS 0.719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훈. 4월 6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훈. 4월 6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이정훈은 2024 시즌을 의욕적으로 준비했다. 지난 1월 롯데의 괌 1차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개막전 1군 엔트리 진입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렸다.

하지만 이정훈은 지난 2월 중순 롯데가 스프링캠프지를 괌에서 일본 오키나와로 옮길 때 2차 스프링캠프에 동행하지 못했다. 귀국 후 2군에 합류해 훈련을 이어가야 했다.

이정훈은 낙심하는 대신 롯데 퓨처스팀 코칭스태프의 지도를 받으면서 이를 악물었다. 비록 정규시즌 개막을 2군에서 맞이하기는 했지만 퓨처스리그 5경기에서 타율 0.471(17타수 8안타) 3타점 OPS 1.000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면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이정훈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했을 때 내가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가장 먼저 생각했다"며 "귀국 후 퓨처스팀에서 김용희 롯데 2군 감독님을 비롯해서 김평호, 이병규, 이성곤, 나경민 코치님께서 나를 진심으로 많이 도와주셨다. 많이 괴롭혀 달라고 말씀하셨는데, 퓨처스에 있는 동안 오랜 시간을 투자해 주셨다"고 설명했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박세웅, 외야수 이정훈이 4월 6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 수훈 선수로 선정됐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투수 박세웅, 외야수 이정훈이 4월 6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 수훈 선수로 선정됐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이어 "퓨처스에 있을 때 개인적으로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부끄럽지 않도록 가진 것을 다 보여주자고 생각했다. 동기부여가 있었기 때문에 늦지 않게 1군에 올라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타자들이 전체적으로 타격감이 좋았다. 베테랑 선수들을 비롯해 레이예스가 좋은 타격을 해줬다"며 "특히 지명타자로 출전한 이정훈의 활약이 돋보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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