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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잘하던데요?" '강백호 포수' 카드까지 만지작, 사령탑의 속마음은 [수원 현장]

기사입력 2024.04.02 17:44 / 기사수정 2024.04.02 17:44

2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 KT 이강철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수원, 김한준 기자
2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 KT 이강철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수원,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수원, 유준상 기자) 시범경기 일정이 한창 진행 중이었던 지난달 10일,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있던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취재진과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강)백호 포수 한 번 시켜볼까"라고 말했다. 마침 강백호가 그 앞을 지나가고 있었고, 이 감독은 "백호야, 포수 한 번 할래?"라고 가볍게 질문했다. 

그리고 그 장면이 시즌 초반 현실이 됐다. 강백호는 지난달 31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강백호는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경기를 마쳤고, KT는 3-14로 크게 패배하면서 3연패 수렁에 빠졌다.

그런데 경기 결과보다 눈길을 끈 건 강백호가 포수 마스크를 썼다는 점이다. 지명타자로 뛰던 강백호는 8회말 수비를 앞두고 김준태 대신 포수로 나섰다. 이미 엔트리에 있던 포수 자원 장성우, 김준태를 모두 소진했기 때문에 KT로선 포수 강백호로 경기를 끝낼 생각이었다.

강백호는 박영현, 이선우 두 명의 투수와 배터리 호흡을 이뤘고 큰 실수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점수 차가 큰 상황에서 교체 출전했던 만큼 부담이 그리 크진 않았다.

16일 오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팀 코리아 훈련이 진행됐다. 팀 코리아 강백호가 물을 마시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6일 오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팀 코리아 훈련이 진행됐다. 팀 코리아 강백호가 물을 마시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이강철 감독은 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진행되는 KIA 타이거즈와의 정규시즌 첫 맞대결을 앞두고 "그냥 한 번 포수로 기용해봤다. 생각보다 잘해서 놀랐고, 본인도 즐거워 하더라"고 밝혔다.

강백호는 고교 시절 포수를 보기는 했지만 2018년 프로 입단 이후 줄곧 외야수 또는 1루수로 뛰었다. 지난 시즌엔 우익수,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서는 게 일반적이었다. 강백호가 1군 공식 경기에서 포수로 나선 건 지난 2019년 4월 20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 2021년 9월 1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까지 총 두 차례 있었다.

이 감독은 향후 강백호의 포수 출전에 대한 질문에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좀 더 봐야 한다.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보고 말씀드리겠다"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긍정도, 부정도 아니었다. 그만큼 공격력 극대화에 대한 고민이 깊은 KT다.

2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 KT 이강철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수원, 김한준 기자
2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 KT 이강철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수원, 김한준 기자


부진에 빠진 마운드도 큰 문제다. KT가 자랑하는 '선발야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 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 선발투수들이 부진한 흐름 속에서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2~3바퀴를 더 돌아야 하나 싶다. 빨리 선발투수들이 자리를 잡아줘야 한다. 마운드가 안정돼야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은 전체적으로 투수들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지금 타선은 그렇게 나쁘지 않다. (천)성호, 멜 로하스 주니어가 들어오면서 매일 점수를 뽑고 있는데 가장 믿었던 투수가 그렇게 됐다. 중요한 쪽에서 초반에 안 좋다 보니까 우리 입장에서도 많이 당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KIA를 상대로 3연패 탈출을 바라보는 배정대(중견수)-천성호(2루수)-로하스(좌익수)-문상철(1루수)-강백호(지명타자)-황재균(3루수)-장성우(포수)-조용호(우익수)-김상수(유격수)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23일 오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개막전 경기, 6회말 2사 KT 박병호가 삼성 선발투수 코너의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할 때 삼성 포수 강민호가 어깨를 두드리며 다독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3일 오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개막전 경기, 6회말 2사 KT 박병호가 삼성 선발투수 코너의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할 때 삼성 포수 강민호가 어깨를 두드리며 다독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팀의 핵심인 우타거포 박병호는 벤치에서 출발한다. 이 감독은 "시간을 주려고 한다. 지금 (문)상철이의 컨디션이 매우 좋다"며 "(박)병호를 아예 뺀다는 게 아니다. 본인도 정립이 안 됐다고 얘기하는 걸 보면 그런 면에서 편하게 하라고 했다. 타순도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양현종과 선발 맞대결을 벌일 투수는 고영표다. 지난달 27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서 4이닝 13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9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팀이 개막 이후 8경기 1승7패로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는 만큼 고영표의 어깨가 무겁다. 이강철 감독은 "새롭게 들어올 수 있는 선발 전력이 없다. 아프지 않고 자리를 잡아가는 게 좋다"며 고영표의 선전을 기원했다.

한편 KT는 이날 경기 전 엔트리에 작은 변화를 줬다. 전날 2군으로 내려간 좌완 성재헌 대신 우완 조이현이 1군에 콜업됐다.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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