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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헬 용병술엔 문제 없다, 구단-선수들이 문제"…바이에른 뮌헨 황당 결론

기사입력 2024.04.02 15:53 / 기사수정 2024.04.02 15:53

김준형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토마스 투헬 감독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투헬 감독의 선수 보는 눈은 정확하다는 게 바이에른 뮌헨의 결론이다.

독일 최고 축구지 '키커'는 2일(한국시간) 뮌헨 소식을 전하면서 구단이 투헬 감독의 평가엔 인색하지 않았음을 알렸다. 키커 저명기자 게오르그 홀츠너는 "바이에른 뮌헨의 책임자들은 투헬이 선수단에 대해 내린 평가가 근본적으로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투헬은 구단의 문제에 대해 분명히 알고 이에 대해 책임자들에게 말했다"며 "책임자들은 뮌헨이 이번 시즌 우승하지 못하는 것은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니며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 1년 안에 해결하기에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투헬 감독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뮌헨의 감독 자리에서 물러난다. 그가 바이에른 뮌헨에 취임한 지 1년 2개월 만에 나가는 것이다. 당초 그의 계약은 2025년 6월까지였다. 그러나 그는 지난 2월 이번 시즌 끝으로 팀에서 물러난다고 직접 말했다.


투헬이 물러나는 이유는 성적 부진이다. 뮌헨은 이번 시즌 전까지 11시즌 연속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사실상 우승이 불가능하게 됐다. 리그 7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1위 레버쿠젠과 승점 13점 차로 뒤져 있어서다.

리그 우승 경쟁은 사실상 막을 내렸지만 투헬 감독의 발언은 논란이 됐다. 그는 지난 31일 도르트문트와의 분데스리가 경기가 끝난 뒤 레버쿠젠의 우승을 축하한다며 리그 우승 경쟁에서 백기를 들었다. 우승 경쟁이 어려운 것은 맞지만 아직 시즌이 2달 남은 감독이 할 말은 아니어서 시끌시끌하다.

투헬 감독이 이렇게 돌출 행동을 하고 있지만 뮌헨 이사진은 투헬 감독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잘못보다는 자신들을 탓하며 그동안 자신들이 구단을 잘못 이끌었음을 시인했다.

물론 투헬 감독의 선수 기용과 관련해 의문은 적지 않다. 이탈리아 세리에A 최우수수비수 김민재를 최근 기용하지 않고 토트넘 홋스퍼에서 벤치만 달군 에릭 다이어를 뮌헨의 주전 센터백으로 기용하는 것등은 한국 팬들이 강하게 의문을 제기하는 그의 용병술이다. 김민재의 실력이 뛰어난 것을 많은 매체가 인정함에도 투헬 감독은 다이어를 고수했다. 투헬 감독은 센터백 주전 경쟁에서 다이어와 마테이스 더 리흐트가 앞서 있다고 공공연히 말했다.

전반기까지만 해도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선호했다. 기존 자원인 다요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가 있어 치열한 주전 경쟁이 예상됐으나 투헬 감독의 선택은 김민재였다.

김민재 역시 투헬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김민재는 주로 우파메카노와 함께 센터백으로 나섰고 뮌헨의 수비를 지켰다. 우파메카노가 부상으로 나오지 못할 때는 더 리흐트와 호흡을 맞췄다. 김민재는 두 선수 모두 부상이면 수비형 미드필더인 레온 고레츠카와 센터백으로 나서기도 했다. 부상 한번 없이 투헬의 선택을 받았다.

지난 1월 아시안컵 이후 주전 센터백의 판도가 바뀌었다. 김민재는 아시안컵 직후 몇 경기에 나섰으나 거기까지였다. 후반기 투헬 감독의 선택은 이번 겨울 토트넘에서 영입한 에릭 다이어와 더 리흐트였다. 두 선수는 센터백으로 호흡을 맞추며 뮌헨의 무패행진을 이끌었다.




그러나 지난 31일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 0-2로 무기력하게 패하며 다이어와 더 리흐트의 무패행진은 막을 내렸다. 라이벌인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 패배는 충격이 컸다. 이는 2014년 이후 분데스리가 홈 경기에서 도르트문트에게 거둔 첫 패배였다.

그럼에도 다이어는 높은 평점을 받았다. 다이어가 실점 장면에 직접 연관된 것은 아니었지만 0-2 패배에서 센터백이 책임을 회피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키커'는 다이어에게 뮌헨 선수 중 3번째로 좋은 점수를 부여했다. 김민재에게 혹평한 '키커'이지만 다이어에게는 너그러웠다.

이외에도 세계적인 미드필더 요수아 키미히를 오른쪽 수비수로 돌린 것이나, 리로이 사네가 긴 시간 공격포인트 침묵에 들어간 거 등도 투헬 용병술에 물음표가 붙는 대목이다. 그러나 뮌헨 구단은 투헬 감독의 선택에 큰 문제가 없다고 봤다.

뮌헨이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우승을 놓칠 전력이 아니다. 이번 시즌이 시작하기 전만 하더라도 최전방 공격수인 해리 케인과 센터백은 김민재를 영입했기에 리그 우승은 물론이고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리그에서 우승이 어려워지며 남은 것은 UEFA 챔피언스리그뿐이다.

챔피언스리그 우승 가능성도 작다. 8강에서 프리미어리그에서 기세가 좋은 아스널과 만나고 4강에 올라간다고 하더라도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팀인 레알 마드리드나 지난 시즌 트레블의 맨체스터 시티를 만나야 한다. 무관으로 이번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시즌 뮌헨은 많은 문제를 드러냈다. 스쿼드 곳곳에서 빈 곳이 드러났고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며 여러 선수가 자기 포지션이 아닌 자리에 서야 했다. 뮌헨 수뇌부 말처럼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투헬 감독 역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뮌헨은 다음 시즌을 준비하며 감독부터 선수진을 대거 개편할 생각이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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