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LA 원정을 떠난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첫 타석부터 안타를 터트리며 5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했다.
이정후는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 위치한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중견수)-오스틴 슬레이터(우익수)-호르헤 솔레어(지명타자)-맷 채프먼(3루수)-윌머 플로레스(1루수)-톰 머피(포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닉 아메드(유격수)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키튼 윈.
이에 맞서는 다저스는 무키 베츠(유격수)-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프레디 프리먼(1루수)-윌 스미스(지명타자)-맥스 먼시(3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우익수)-제임스 아웃맨(중견수)-크리스 테일러(좌익수)-개빈 럭스(2루수)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이정후를 상대하고 있는 좌완투수는 제임스 팩스턴이다.
이미 이정후와 팩스턴은 지난달 8일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통해 한 차례 맞대결을 벌인 적이 있다. 당시 경기는 우천 노게임 선언된 가운데, 이정후는 팩스턴을 상대로 1루수 땅볼을 기록했다. 다만 풀카운트 승부까지 끌고 가며 좌투수와의 승부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 기억을 잊지 않은 이정후는 첫 타석부터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초구 몸쪽 직구를 그대로 흘려보낸 뒤 팩스턴의 2구 직구를 밀어쳐 좌전 안타를 만들었다. 타구속도는 무려 시속 102.1마일(약 164km)이 찍혔다. 직전 시리즈에서의 흐름을 그대로 이어간 이정후다. 지난달 2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개막전 이후 5경기 연속 출루.
다만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다. 슬레이터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데 이어 솔레어도 1루수 뜬공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2사 1루에서 타석에 선 채프먼은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득점권 기회를 마련했지만, 플로레스가 2루수 뜬공으로 기회를 무산시켰다.
이정후는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볼카운트 1스트라이크에서 팩스턴의 직구를 노렸지만, 2루수 땅볼로 1루를 밟지 못했다.
이정후와의 '아시아 선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오타니는 첫 타석에서 타점을 기록했다. 1회말 베츠가 3루타를 치고 나갔고, 무사 3루에서 등장한 오타니는 2루수 땅볼로 3루주자 베츠의 득점을 도우면서 선취점을 만들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오타니는 3회말 1사에서 윈의 3구 스플리터를 잡아당겨 1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장타로 2루타를 쳤다. 이후 1사 2·3루에서 프리먼의 1타점 적시타와 스미스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뽑은 다저스는 4회초 현재 3-0으로 앞서가고 있다.
빅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한 이정후는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빅리그 데뷔전이었던 샌디에이고와의 원정경기에서 3타수 1안타 1타점으로 타격감을 조율한 데 이어 이튿날에는 데뷔 첫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31일 경기에선 샌디에이고의 좌완투수 톰 코스그로브의 스위퍼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이정후의 데뷔 첫 홈런에 홈구장을 가득 채운 샌디에이고 팬들도 주목했고, '이정후의 아버지' 이종범 코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경기 후 샌프란시스코 공식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엔 이정후의 첫 홈런과 관련한 게시물이 가득했고, 미국 현지 언론도 이정후의 활약상을 조명했다.
출발이 순조로운 만큼 이정후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상황이다. 이정후는 2~4일 다저스와의 3연전 이후 하루 쉬고 6일부터 홈구장인 오라클파크에서 샌디에이고와 3연전을 통해 다시 한 번 '어썸킴' 김하성과 맞대결을 펼친다.
사진=AFP, A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