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 현대건설이 흥국생명에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하며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통합우승을 차지한 현대건설 선수단이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이 3연승으로 시리즈를 마감하며 'V3'를 달성했다.
강성형 감독이 이끄는 현대건설은 1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포스트시즌 흥국생명과의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2(22-25 25-17 23-25 25-23 15-7)로 승리하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현대건설은 2010-2011시즌, 2015-2016시즌 이후 구단 역사상 세 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됐다. 통합 우승만 놓고 보면 2010-2011시즌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반면 흥국생명은 체력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주저앉으면서 2022-2023시즌에 이어 두 시즌 연속 준우승으로 봄배구를 마쳤다.
외국인 선수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가 무려 38득점으로 경기를 압도했고, MVP를 수상하며 '별 중의 별'이 됐다. 양효진, 이다현, 정지윤,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도 두 자릿수 득점으로 팀의 우승에 기여했다.
1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 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1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이 작전타임을 갖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양 팀 선발 라인업
-흥국생명: 미들 블로커 이주아-세터 이원정-아웃사이드 히터 김연경-미들 블로커 김수지-아포짓 스파이커 윌로우-아웃사이드 히터 레이나, 리베로 김해란
-현대건설: 세터 김다인-아웃사이드 히터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미들 블로커 이다현-아포짓 스파이커 모마-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윤-미들 블로커 양효진, 리베로 김연견
1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이 열띤 응원을 선보이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경기 전 양 팀 감독 코멘트 "어떤 일 일어날지 몰라" vs "차분하게 풀어가자"
수원 원정에서 2연패를 기록한 뒤 3차전을 맞이한 흥국생명은 비교적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경기 전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당연히 1, 2차전을 패배한 게 만족스럽진 않지만 볼 하나 차이였다. 집중력을 갖고, 또 선택에 있어서 과감하고 용기 있게 집중력을 보여줘야 한다. 선수들이 어느 정도의 에너지를 갖고 집중할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세터에 대해) 따로 얘기한 부분은 없다. 여기까지 왔고, 정규리그든 챔피언결정전 1~2차전이든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집중해야 할 건 오늘 경기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오늘 경기에 집중했다"며 "마지막 볼이 떨어지기 전까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현대건설보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건 맞지만, 선수들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파이팅하는 모습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 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이 윌로우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우리도 5세트를 두 차례나 치렀기 때문에 부담이 있을 것이다. 1세트를 잘 풀어가다 보면 흥국생명이 좀 더 빨리 피로감을 느끼지 않을까. 1세트가 중요하다"며 "선수들에게 1차전이라고 생각하고 차분하게 풀어가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원정에 오긴 했지만, 우리가 정규리그 원정 3경기 때 2번 이겼다. 승점 7점을 딴 기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강 감독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리버스 스윕이 있었던 것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스포츠라는 게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고, 선수들도 인지하고 있다.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잘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1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 현대건설 정지윤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1세트: 김연경-레이나-윌로우 삼각편대 활약, 흥국생명의 기선제압
1세트부터 팽팽했던 기싸움, 승자는 흥국생명이었다.
2연승 이후 인천을 찾은 현대건설이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모마-이다현-모마의 득점으로 3점을 따낸 뒤 3-1에서 모마의 퀵오픈과 정지윤의 연속 득점으로 6-1까지 달아났다.
흥국생명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3단 처리 과정에서 실수를 범한 이다현의 범실, 김연경의 서브 에이스가 나오면서 3점 차로 따라붙었다. 8-11에선 김연경과 윌로우가 연속 블로킹으로 현대건설을 압박했고, 10-12에서 김연경이 시간차와 서브 에이스로 균형을 맞췄다.
1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 현대건설 양효진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1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 현대건설 이다현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흥국생명은 12-13에서 레이나의 퀵오픈으로 다시 동점을 만든 뒤 모마의 포히트, 양효진의 범실, 윌로우의 득점으로 16-13까지 격차를 벌렸다. 물러설 수 없었던 현대건설도 16-19에서 위파위의 연속 득점, 모마의 오픈에 힘입어 19-19로 흥국생명을 몰아붙였다.
동점을 내준 흥국생명은 윌로우의 백어택으로 20점 고지를 선점한 뒤 20-20에서 윌로우의 연속 득점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23-22에서 윌로우의 득점으로 세트 포인트를 가져왔고, 24-22에서 레이나의 득점으로 1세트를 마무리했다.
모마가 양 팀 최다인 10득점을 몰아쳤지만, 흥국생명은 윌로우(9득점)-레이나(7득점)-김연경(5득점)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제 몫을 다하면서 계획대로 경기를 풀어갔다.
1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 흥국생명 윌로우가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2세트: 이다현-양효진 펄펄 난 현대건설, 이것이 높이의 힘
1세트와 초반 흐름이 비슷했다. 2세트 시작과 함께 현대건설이 연속 3득점으로 주도권을 잡았고, 3-1에서 김연경의 서브 범실과 이다현의 서브 에이스로 스코어는 5-1이 됐다.
1세트를 내준 현대건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9-6으로 앞서가다가 김연경의 범실과 모마의 득점으로 11-6을 만들었다. 아본단자 감독의 작전타임 이후엔 정지윤이 연타로 득점을 추가했다. 그러자 흥국생명은 이원정 대신 김다솔을 투입, 세터에 변화를 꾀했다.
뚜렷한 효과는 없었다. 오히려 거리가 더 벌어졌다. 현대건설은 12-7에서 이다현의 속공과 레이나의 범실로 점수를 차곡차곡 쌓았다. 흥국생명 베테랑 미들 블로커 김수지가 속공과 서브 에이스로 연달아 점수를 기록하며 힘을 냈지만, 현대건설은 양효진의 블로킹과 정지윤의 다이렉트 킬로 16-9까지 도망갔다. 17-11에선 위파위의 시간차와 이다현의 연속 득점으로 20점 고지에 올랐다.
1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 현대건설 양효진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1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 현대건설 이다현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12-21로 끌려가던 흥국생명은 17-23까지 따라붙으면서 희망을 잃지 않았지만, 현대건설이 양효진의 속공과 정지윤의 오픈으로 2세트를 끝냈다.
모마가 3득점에 그쳤으나 현대건설의 장점인 높이가 살아났다. 이다현이 김연경과 더불어 팀 내 최다인 7득점을 올렸고, 정지윤(5득점)과 양효진(4득점)도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7득점)의 활약에도 상대(1개)보다 많은 범실(5개)에 울상을 지었다.
▲3세트: '11득점' 모마의 힘에도 무너지지 않은 흥국생명
3세트 초반 가장 돋보였던 선수는 윌로우다. 큰 신장으로 높은 타점을 보여줬고, 현대건설 공략 선봉에 섰다.
현대건설도 3세트를 내줄 생각이 없었다. 7-9에서 이다현의 속공 이후 정지윤이 랠리 상황에서 1점을 얻었고, 김연경의 공격 시도 때 이다현이 블로킹을 잡아내면서 승부를 뒤집었다.
'내일'이 없는 흥국생명의 간절함도 만만치 않았다. 11-12에서 레이나가 연속 득점으로 리드를 되찾았다.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한 윌로우는 날카로운 서브를 구사하며 서브 에이스로 홈팬들을 열광케 했다.
1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 흥국생명 윌로우가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1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 현대건설 모마가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현대건설이 모마의 백어택과 위파위의 시간차로 14-14 동점을 이뤘으나 흥국생명은 16-16에서 김수지의 오픈으로 1점을 만회했다. 이후 긴 랠리 끝에 김수지가 모마의 공격을 가로막으면서 1점을 더 추가했다.
2세트 중반 모마가 펄펄 날면서 현대건설이 탄력을 받는 듯했다. 하지만 김연경이 18-18에서 득점을 올린 뒤 포효했고, 윌로우는 19-18에서 대각선 공격으로 팀에 점수를 안겼다. 스코어는 20-18.
모마의 오픈 이후 윌로우의 범실로 20-20이 됐고, 두 팀은 22-22까지 1점씩 주고받았다. 흥국생명은 레이나의 득점 이후 김연경의 밀어넣기로 현대건설보다 먼저 세트 포인트에 도달했다. 양효진의 속공으로 1점을 헌납했지만, 김연경이 노련한 공격으로 상대의 추격을 저지하고 3세트를 매듭지었다.
모마가 무려 11득점이나 기록하면서 위력을 발휘했지만, 윌로우(8득점)-김연경-레이나(이상 5득점)가 합심하여 현대건설을 흔들었다.
1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 흥국생명 윌로우가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1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 흥국생명 김연경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4세트: 쉽게 끝나지 않은 경기, 현대건설의 뒷심은 강했다
흥국생명은 기세를 몰아 4세트 초반에도 코트를 뜨겁게 달궜다. 2-2에서 윌로우의 득점과 김수지의 서브 에이스, 레이나의 득점이 터져나왔다. 현대건설은 2-5에서 이다현의 속공으로 흥국생명의 흐름을 한 차례 끊었고, 레이나의 포히트로 추격을 시도했다.
5세트를 원치 않은 흥국생명은 5-4에서 레이나의 퀵오픈과 윌로우의 서브 에이스로 승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현대건설은 8-10에서 김다솔의 서브 범실과 모마의 득점으로 기회를 잡았다. 14-14에선 양효진이 시간차로 15-14 역전을 이끌었다.
현대건설은 15-15에서 양효진-위파위-양효진의 연속 3득점으로 5세트를 바라봤지만, 흥국생명엔 '리빙 레전드' 김연경이 있었다. 김연경은 연속 3득점으로 홈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모마의 범실이 더해지면서 스코어는 19-18, 흥국생명이 리드를 되찾는 순간이었다.
1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 흥국생명 김연경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1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 흥국생명 선수들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현대건설은 20-20에서 모마의 득점으로 재역전을 만들었고, 수비까지 흔들린 흥국생명은 허무하게 1점을 더 줬다. 그렇게 1, 2차전에 이어 3차전도 풀세트 접전이 펼쳐지는 듯했다.
한미르의 서브 범실 이후 모마가 1점을 찾아왔고, 모마의 서브 범실 이후 레이나가 귀중한 1점으로 23-23 동점을 이뤘다. 그러나 현대건설이 윌로우의 서브 범실과 모마의 득점으로 4세트를 매조졌다.
▲5세트: 3경기 연속 풀세트, 마지막 퍼즐 조각 완성한 현대건설의 V3!
양효진의 연속 득점으로 시작한 1세트, 모마가 1점을 추가해 3-0으로 달아났다. 현대건설은 5-3에서 이다현의 속공과 모마의 서브 에이스로 우승 트로피에 한 걸음 다가섰다.
흥국생명의 추격에도 평정심을 유지한 현대건설은 8-5에서 위파위와 양효진의 연속 득점으로 세 번째 별을 향해 전진했다. 김미연의 범실과 위파위의 득점으로 확실하게 쐐기를 박았다.
1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 현대건설 모마와 김다인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챔피언십 포인트'에 다다른 현대건설은 14-7에서 모마의 득점으로 치열했던 경기에 마침표를 찍고 V3의 꿈을 이뤘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