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삼성 라이온즈 주축 타자인 구자욱, 강민호, 오재일.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야속하다.
삼성 라이온즈는 3월 29~3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홈 개막 3연전서 모두 패했다. 앞선 두 경기에선 대량 실점 후 추격하다 그쳤고, 마지막 경기에선 연장 접전 끝 무릎을 꿇었다. 승부처에서, 반드시 점수를 내야 할 때 주요 타자들이 침묵해 승리에 닿지 못했다. 어느덧 5연패째다.
구자욱, 데이비드 맥키넌, 강민호, 오재일이 중심 타선에 배치됐다. 강민호가 휴식 차원에서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30일 경기를 제외하곤 '구-맥-강-오' 순으로 이어졌다. KBO리그 데뷔 시즌을 치르고 있는 맥키넌은 이번 3연전서 타율 0.308(13타수 4안타) 1홈런 1타점으로 선전했다. 그러나 구자욱이 타율 0.182(11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강민호가 9타수 무안타, 오재일이 타율 0.167(12타수 2안타) 1타점에 머물렀다. 타율 2할을 넘긴 선수조차 없었다.
타석에서 공을 많이 보거나 끈질긴 승부를 펼친 것도 아니었다. 타석당 상대한 투구 수는 강민호가 2.70개로 가장 적었고, 오재일이 4.00개, 구자욱이 4.07개였다.
해줘야 할 선수들이 해주지 못해 더 뼈아팠다. 강민호는 2004년 데뷔한 베테랑이다. 통산 타율 0.275, 1994안타, 320홈런, 1167타점, 장타율 0.460 등을 쌓았다. 적시타 한 방을 쳐줄 수 있는 타자지만 이번 시리즈에선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가 실점 후 아쉬워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오재일은 2005년 1군에 첫선을 보인 뒤 2009년부터 출전 시간을 늘렸다. 통산 타율 0.275, 1162안타, 204홈런, 830타점, 장타율 0.483 등을 자랑했다. 시즌 초반 고전 중이다. 주장 구자욱은 2015년부터 삼성에서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통산 타율 0.314, 1332안타, 135홈런, 677타점, 장타율 0.498 등을 뽐냈다. 올해는 주춤하고 있다.
시즌 타율 역시 강민호 0.208, 구자욱 0.200, 오재일 0.179로 모두 부진했다.
29일 SSG전. 6회말 맥키넌이 상대 최정의 송구 실책으로 출루했다. 강민호가 초구에 병살타를 쳐 2사 주자 없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무득점으로 해당 이닝을 마쳤다. 이날 삼성은 4-6으로 패했다. 구자욱이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강민호가 4타수 무안타, 오재일이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30일엔 2회말 맥키넌이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가자 오재일이 중견수 뜬공으로 돌아섰다. 3회말 1-5로 추격 중인 상황. 무사 만루서 구자욱이 병살타를 쳤다. 1점을 올렸지만 순식간에 2아웃이 됐다. 6회말 2사 1루서 대타로 출전한 강민호는 3구째를 받아쳐 2루 땅볼로 물러났다.
6-8로 추격하던 8회말 1사 2루서 구자욱이 볼넷, 맥키넌이 루킹 삼진, 오재일이 중견수 뜬공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삼성은 6-9로 패배했다. 구자욱이 3타수 무안타, 오재일이 4타수 1안타, 강민호가 1타수 무안타를 빚었다.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구자욱이 안타를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31일 경기에선 승리를 눈앞에 두고도 놓쳤다. 0-3으로 끌려가던 4회말 삼성은 구자욱의 희생플라이, 맥키넌의 솔로 홈런으로 2-3까지 따라붙는 데 성공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강민호가 초구를 건드려 2루 뜬공을 쳤다. 상대를 더 몰아붙이지 못하고 4회말 공격을 마무리했다. 3-3으로 맞선 9회말엔 구자욱의 헛스윙 삼진, 맥키넌과 강민호의 볼넷으로 2사 1, 2루가 됐다. 오재일이 헛스윙 삼진을 떠안았다.
연장 10회말 절호의 찬스를 맞이했다. 2사 만루서 구자욱이 타석에 섰다. 홈런, 안타, 밀어내기 볼넷 등이면 끝내기 승리를 만들 수 있었다. 구자욱은 5구째 체인지업에 헛스윙하며 삼진으로 고개를 떨궜다.
3-4로 뒤처진 11회말, 벼랑 끝에 섰다. 맥키넌과 강민호가 각각 우익수 뜬공, 오재일이 포수 스트라이크 낫아웃 상황서 포수 태그아웃으로 물러났다. 결국 삼성은 또 졌다. 구자욱이 4타수 1안타 2타점, 강민호가 4타수 무안타, 오재일이 5타수 무안타였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31일 경기를 앞두고 "분명히 찬스가 오는데 고비를 못 넘긴다. 그런 위기를 이겨내야만 강팀으로 갈 수 있다"며 "시즌 초반이고 여러 경험을 하고 있으니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 본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날도 타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설상가상 맥키넌이 자리를 비운다. 1일 출산 휴가를 위해 미국 보스턴으로 출국한다. 오는 8일 귀국 후 9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서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삼성 타선엔 전환점이 필요하다. 중심에 '구-강-오'가 있어야 한다.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오재일이 삼진으로 아웃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