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구원투수 김재윤이 타자를 아웃시킨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잘 이겨냈다.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는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맞대결에서 연장 12회 혈투 끝 2-2 무승부로 경기를 끝마쳤다.
경기 중후반 중간계투진 대결이 팽팽했다. 대부분 투수가 무실점을 뽐냈다. 그중에서도 삼성 구원투수 김재윤이 돋보였다. 2이닝 3탈삼진 무실점을 자랑했다. 피안타, 사사구는 단 한 개도 없었다. 9, 10회를 각각 삼자범퇴로 순식간에 지워냈다.
2-2로 맞선 9회말 김재윤은 홍창기를 중견수 뜬공, 김현수와 오스틴 딘을 각각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0회말엔 오지환을 루킹 삼진, 문보경과 박동원을 각각 포수 파울플라이로 요리했다. 든든하게 허리를 이었다.
김재윤에겐 의미가 큰 호투였다. 2015년 KBO리그 데뷔 후 지난 9시즌 동안 LG에 가장 약한 모습을 보였다. 통산 58경기서 3승9패 1홀드 12세이브 평균자책점 5.92에 그쳤다. LG전 평균자책점만 유일하게 5점대였고, 6점대에 육박했다.
2020년 7경기서 평균자책점 5.40으로 고전한 뒤 2021년 4경기서 평균자책점 2.70을 빚었다. 2022년엔 8경기서 평균자책점 8.64로 부진했다. 지난해 6경기서 평균자책점 1.35로 전환점을 만들었다.
올 시즌 출발은 좋지 않았다. 지난 26일 잠실 LG전서 시즌 두 번째 등판에 나섰다. 김재윤은 3-2로 앞선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홍창기에게 2구째로 패스트볼을 던졌으나 통타당했다. 우월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점수는 3-3이 됐다. 후속 김현수를 좌익수 뜬공, 오스틴을 3루 땅볼, 오지환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해 역전은 막았다. 결국 삼성은 9회말 끝내기 패배를 떠안았다. 마무리 오승환이 문성주에게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내줬다.
삼성 라이온즈 구원투수 김재윤이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7일 LG전을 앞두고 만난 박진만 삼성 감독은 김재윤에 관해 묻자 "경험을 쌓으며 더 단단해질 것이라 믿는다"며 입을 열었다. 박 감독은 "아예 시즌 초반에 이런 상황이 나온 게 오히려 잘 된 것 같다. 선수가 느낀 바가 있을 것이다"며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있다. 앞으로 더 강해질 것이라 본다"고 힘을 실었다.
김재윤은 이번 LG전서는 고개 숙이지 않았다. 제 몫을 200% 해냈다.
삼성도 달라진 중간계투진에 미소 지었다. 이날 선발투수 원태인이 5이닝 6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1실점, 투구 수 92개를 빚은 뒤 물러났다. 두 번째 투수인 김태훈이 ⅔이닝 1실점을 떠안았다. 이후 나온 투수들은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최성훈이 1이닝 무실점, 이재익이 ⅓이닝 무실점, 임창민이 1이닝 무실점, 김재윤이 2이닝 무실점, 이상민과 최하늘이 각 1이닝 무실점으로 LG 타선을 봉쇄했다.
지난해보다 확연히 좋아진 모습이다. 지난 시즌 삼성은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4.60)에 머물렀다.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4.26으로 리그 7위에 올랐으나 중간계투진이 5.16으로 꼴찌였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5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선발투수가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점수를 지켜줄 투수가 없었다. 이기고 있어도 금세 뒤집히곤 했다. 지난해 삼성이 기록한 82패 중 무려 38패가 역전패였다. 리그 역전패 1위로 씁쓸함을 삼켰다.
올해는 다르다. 버티는 힘이 생겼다. 27일 경기에서도 비시즌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최성훈, 자유계약(FA) 시장서 품은 임창민과 김재윤 등이 호투했다. 전력 보강 효과를 누리는 중이다. 여기에 기존 투수들까지 발전을 이루고 있다.
경기는 무승부였지만, 김재윤과 삼성은 쏠쏠한 수확을 얻었다.
왼쪽부터 삼성 라이온즈가 비시즌 자유계약 시장서 영입한 투수 임창민과 김재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