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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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원정 이겼을 뿐인데…'황선홍 대망론' 급부상, 결국 올림픽 티켓이 관건

기사입력 2024.03.28 06:45



(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김환 기자) 연속으로 성공을 거둔다면 자연스레 의심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반 년을 쉴 틈 없이 달려온 황선홍 감독은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와중에도 나름대로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대표팀 소방수 역할을 성공적으로 마친 황 감독은 이제 올림픽을 바라본다.

황선홍 임시 감독 체제가 막을 내렸다. 성적은 1승 1무. 황 감독은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치른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태국과의 2연전에서 1승 1무를 거둬 승점 4점을 확보했다. 승점 10점이 된 한국은 6월에 치르는 5차전과 6차전 두 경기에서 승점 1점만 확보하면 3차 예선 진출이 확정된다.

황선홍 감독은 소방수였다. 황 감독의 우선 과제는 차기 대표팀 감독이 보다 부담이 적은 상태로 북중미 월드컵 예선 5차전과 6차전을 치르게 하는 것이었다. 홈에서 열린 4차전에서 비겨 흔들리는 듯했으나, 힘들었던 태국 원정길에서 소중한 승점 3점을 챙긴 덕에 차기 대표팀 감독의 부담감을 대신 덜어줬다.



단지 대표팀의 성적만 챙긴 것도 아니었다. 3월 A매치는 황선홍 감독의 커리어에도 도움이 됐다. 황 감독은 이번 2연전을 통해 자신의 지도력을 어느 정도 입증했다.

우선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손흥민과 이강인의 '탁구 게이트'가 터진 뒤 어수선해진 대표팀 분위기를 추스르는 데 성공했다. 불화설이 밝혀지자 징계 차원에서 이강인을 3월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으나, 황선홍 감독은 이강인을 발탁해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 팬들 앞에서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인 이강인은 경기장 위에서 경기력으로 보답했다. 교체 투입된 3차전에서는 창의성과 날카로움을 보여줬고, 선발 출전한 4차전에서는 손흥민과 속죄포를 합작한 뒤 손흥민의 품에 안기는 '화해 세리머니'도 펼쳤다. 손흥민과 이강인의 포옹 세리머니는 여러 의미로 상징적이었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장 안에서도 좋은 선택을 내렸다. 준비 기간이 짧았던 탓에 3차전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4차전에서는 선발 명단 변화와 적절한 타이밍에 교체카드를 꺼내는 용병술로 안정적인 승리를 가져왔다.


태국과의 2연전 이후 일각에서는 황선홍 감독이 차기 A대표팀 감독 후보로 적합한 인물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정작 황선홍 감독 본인은 생각이 없다는 점을 확고하게 했다.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황 감독은 정식 감독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질문이 끝나기 전부터 고개를 가로저었다.

황 감독은 "거기까지는 생각한 적이 없다. 지금 당장 내일 우리 올림픽 대표팀이 입국하기 때문에 내일 도착하면 코칭 스태프들과 1박 2일 동안 회의를 하면서 최종 명단을 결정해야 한다. 시간적으로 촉박한 상황이고, 거기에 집중할 생각이다. 그 이상이나 이하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라며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실제로 당장 황선홍 감독이 A대표팀을 이끌기에는 무리가 있다. 황 감독은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해 내달 파리행 티켓이 걸린 2024 AFC U-23 아시안컵을 준비해야 한다. 그간 자리를 비운 탓에 할 일이 더 쌓인 황 감독이다.

U-23 아시안컵에서 황선홍 감독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른다. 4월 열리는 U-23 아시안컵은 와일드카드도 없고, A매치 주간에 열리는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을 차출하기도 어렵다. 아시안게임보다 더 좋지 않은 조건으로 대회를 치러야 하는 셈이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기는 했으나, 여전히 많은 참가국들이 힘을 빼고 나오는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는 황 감독을 향한 의심이 존재했다.

이번 태국과의 2연전 성과도 괜찮았지만 한편으론 상대가 FIFA 랭킹 100위권 밖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태국 선수들은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유럽 빅클럽에서 뛰는 선수들과 실력 차가 뚜렷했다.

그러나 만약 황선홍 감독이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고 U-23 아시안컵에서 파리행 티켓을 확보한다면 이런 의심을 지울 수 있다. 악조건 속 경쟁이 치열한 대회에서 달성하는 성과는 황 감독의 자질을 의심하는 시선을 지우기에 충분하다.



더 나아가 U-23 아시안컵에서의 성공은 장기적으로 황 감독에게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로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조건을 더해줄 수 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올림픽 출전 티켓 확보는 연령별 대표팀 감독으로서 충분히 인정받을 만한 조건들이기 때문이다.

이는 황선홍 감독의 의중과는 관계없다. 하지만 황 감독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소방수로 잠시 맡은 대표팀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어느 정도 보여줬다는 점은 틀림없다. 다가올 U-23 아시안컵이 황 감독 본인의 커리어에서 상당히 중요한 대회가 될 이유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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