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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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43점 폭발' OK금융그룹, 150분 풀세트 접전 끝 현대캐피탈 제압→PO 진출

기사입력 2024.03.22 06:15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남자프로배구 OK금융그룹이 치열한 승부 끝에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이끄는 OK금융그룹은 21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포스트시즌 남자부 준플레이오프(단판승부)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2(22-25 25-22 25-21 22-25 15-13)로 제압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OK금융그룹과 현대캐피탈은 2023-2024시즌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3승3패로 팽팽하게 맞섰다. 특히 그중 4경기는 풀세트까지 이어질 정도로 만나기만 하면 명승부를 연출했는데,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도 그 흐름을 이어갔다. 두 팀의 준플레이오프 경기 시간은 무려 2시간 30분이었다.



OK금융그룹에선 단연 '에이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의 활약이 돋보였다. 레오는 양 팀 최다인 43득점을 몰아쳤고, 50%가 넘는 공격 점유율에도 5세트까지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여기에 송희채(15득점)와 신호진(12득점)이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견인했다.

현대캐피탈에선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등록명 아흐메드, 29득점), 허수봉(23득점), 전광인(18득점)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무려 70득점을 합작했다. 팀의 장점인 높이를 살린 현대캐피탈은 블로킹 개수에서 10-4로 크게 앞섰으나 OK금융그룹(21개)보다 많은 범실(33개)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경기 초반부터 팽팽했던 승부, 마지막까지 '접전'이었다

정규리그 3위로 홈에서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된 OK금융그룹은 세터 곽명우-아웃사이드 히터 송희채-미들 블로커 바야르사이한 밧수(등록명 바야르사이한)-아포짓 스파이커 신호진-아웃사이드 히터 레오-미들 블로커 박창성, 리베로 정성현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극적으로 준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은 정규리그 4위 팀 현대캐피탈은 미들 블로커 차영석-세터 김명관-아웃사이드 히터 허수봉-미들 블로커 최민호-아포짓 스파이커 아흐메드-미들 블로커 전광인, 리베로 박경민으로 1세트를 맞이했다.

기선제압에 성공한 팀은 현대캐피탈이다. 1세트 아흐메드와 허수봉의 활약을 앞세워 리드를 잡았고, 상대의 거센 추격에도 동점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먼저 20점 고지를 밟았다. 23-20에서 2점을 내줬으나 아흐메드의 백어택과 전광인의 서브 에이스로 1세트를 따냈다.



OK금융그룹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2세트 18-19에서 상대의 연속 범실로 승부를 뒤집었고, 바야르사이한이 1점을 더 보탰다. 이후 23-22에서 레오의 퀵오픈으로 세트 포인트를 가져온 OK금융그룹은 아흐메드의 범실로 2세트를 매듭지었다.

OK금융그룹은 2세트의 기세를 몰아 3세트에서도 현대캐피탈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21-20에서 아흐메드의 범실과 송희채의 퀵오픈, 레오의 백어택으로 연속 3득점을 만든 뒤 24-21에서 송희채의 퀵오픈으로 3세트를 마무리했다. 레오가 홀로 11득점을 책임졌고, 예열을 마친 송희채도 5득점으로 활약했다.

벼랑 끝에 몰린 현대캐피탈은 4세트 승리로 한숨을 돌렸다. 수비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분위기가 올라갔고, 아흐메드와 허수봉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22-22에서 허수봉의 퀵오픈과 레오의 범실 이후 허수봉이 송희채의 공격을 가로막으면서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 갔다.



5세트 초반만 해도 현대캐피탈의 분위기였다. 5세트 시작 이후 전광인이 연속 득점을 올린 데 이어 2-1에선 전광인과 허수봉이 차례로 득점을 뽑으면서 4-1로 달아났다.

그때 에이스 레오가 나타났다. 무려 4연속 백어택으로 단숨에 5-4 역전에 성공했다. OK금융그룹은 현대캐피탈에 다시 리드를 내줬지만, 10-11에서 이시우의 서브범실에 이어 레오의 서브 에이스로 12-11 리드를 되찾았다.

13-13으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먼저 매치 포인트를 차지한 팀은 OK금융그룹이었다. 강한 서브를 구사한 전광인이 서브 범실을 범하면서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14-13에선 레오가 허수봉의 공격을 받아냈고, 곽명우의 토스를 받은 신호진이 경기에 마침표를 찍는 득점을 올렸다. 그렇게 플레이오프 진출 팀이 결정됐다.




▲하위권에서 4위 도약+PS 진출, 기적 같았던 현대캐피탈의 여정이 끝났다

2022-2023시즌 정규리그 2위로 봄배구 무대에 오른 현대캐피탈은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얻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달랐다. 현대캐피탈은 개막 5연패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이후 2연승으로 반등하는 듯했으나 다시 6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상위권은 물론이고 중위권 팀들과의 거리도 멀어졌다.

최근 몇 시즌 세대교체 작업에 나섰던 최태웅 감독은 결국 시즌을 완주하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놨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12월 21일 구단 분위기를 쇄신하고 새로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감독을 교체한다고 발표했고, 진순기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했다. 당시 현대캐피탈의 성적은 4승13패 승점 16점, 순위는 6위였다.

당장 최하위 추락을 걱정해야 했던 현대캐피탈은 사령탑 교체를 계기로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다. 12월 24일과 28일 한국전력을 상대로 3-0 셧아웃 승리를 거둔 데 이어 31일 우리카드까지 제압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진순기 감독대행 체제 이후 현대캐피탈의 성적은 19경기 14승5패. 현대캐피탈은 순위를 4위까지 끌어올렸고, 15일 OK금융그룹과의 시즌 최종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불과 세 달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 현실이 됐다.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친 현대캐피탈은 새로운 사령탑과 2024-2025시즌을 준비한다. 지난달 7일 선임된 필립 블랑 감독은 2024 파리올림픽까지 일본 남자 대표팀을 지휘한 뒤 오는 8월 현대캐피탈 감독으로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임기는 3년이다.

블랑 감독은 여러 배구 강국의 대표팀 및 클럽팀을 역임했으며 일본 국가대표팀을 강팀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아시아 배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도 현대캐피탈이 블랑 감독에게 기대하는 부분이다.



▲힘겹게 준PO 관문 통과한 OK금융그룹, 이제 다음 상대는 우리카드

몇 차례의 위기에도 쓰러지지 않은 OK금융그룹은 23일부터 우리카드와의 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플레이오프 1차전은 23일 오후 7시(서울 장충체육관), 2차전은 25일 오후 7시(안산상록수체육관)에 개최된다. 1~2차전 전적이 1승1패일 경우 27일 오후 7시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3차전이 치러진다.

OK금융그룹은 올 시즌 우리카드를 상대로 좋은 기억이 많다. 정규리그 6번의 맞대결에서 4승2패로 우위를 점했고, 패배한 2경기에선 모두 풀세트 접전을 펼치면서 승점 1점을 획득했다.

다만 우리카드에 비해 쉴 시간이 많지 않은 점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OK금융그룹은 하루 쉬고 곧바로 우리카드를 만나야 하는 반면 우리카드는 16일 삼성화재와의 시즌 최종전 이후 일주일 만에 경기를 소화하게 된다.

OK금융그룹이 플레이오프까지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2014-2015시즌, 2015-2016시즌(이상 우승) 이후 8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는다. 우리카드는 2020-2021시즌(준우승) 이후 구단 역사상 두 번째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정조준한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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