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FIFA 랭킹 114위' 북한 상대로 홈에서 1-0 진땀승…26일 평양서 재격돌 [WC 예선 리뷰]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일본 축구대표팀이 북한 상대로 홈에서 1골차 진땀승을 거두며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3연승에 성공했다.

일본은 21일(한국시간) 일본 도쿄에 위치한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미국-캐나다-멕시코 공동개최)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B조 3차전 전반 2분에 터진 다나카 아오(뒤셀도르프)의 선제골에 힘입어 1-0으로 마쳤다.

북한, 시리아, 미얀마와 한 조에 묶인 일본은 B조 1, 2차전인 '미얀마-시리아' 2연전을 모두 5-0 대승으로 장식하며 B조 선두를 질주 중이다. 반면에 북한은 1차전 시리아 원정에서 0-1로 패했지만 2차전 미얀마 원정에서 6-1 대승을 거둬 승점 3(1승1패)일본 다음인 B조 2위를 차지 중이다.

FIFA 랭킹 18위 일본은 96계단 밑에 있는 114위 북한을 홈으로 초대해 전반 2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리며 아시아 축구 강호의 면모를 과시했지만 이후 추가골을 넣지 못하고 고전하면서 승점 3점을 챙긴 데 만족해야 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홈팀 일본은 4-3-3 전형을 내세웠다. 스즈키 자이온이 골문을 지켰고, 이토 히로키, 마치다 고키, 이타쿠라 고, 스가와라 유키나리가 백4를 구성했다. 중원은 미나미노 다쿠미, 모리타 히데마사, 다나카 아오가 맡았고, 최전방 스리톱 라인엔 마에다 다이젠, 우에다 아야세, 도안 리쓰가 이름을 올렸다.

신영남 감독이 이끄는 원정팀 북한도 4-3-3으로 맞섰다. 강주혁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김범혁, 김유성, 장국철, 김경석이 백4를 형성했다. 중원엔 최주성, 리은철, 김국범이 배치됐고, 최전방에서 정일관, 한광성, 백충성이 일본 골문을 노렸다.

일본은 전반 2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리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페널티 박스 오른쪽 지역에서 도안의 컷백 패스를 받은 다나카가 오른발 슈팅으로 북한 골망을 흔들면서 선제골을 터트렸다.

선제골을 터트린 후 일본은 역습을 통해 추가골을 노렸다. 마에다가 전방 압박으로 공을 탈취했고, 이후 공을 몰고 간 마에다는 박스 밖에서 먼 포스트를 노리고 왼발 슈팅을 날렸으나 골대를 살짝 벗어나며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전반 11분 3선 미드필더인 모리타가 박스 안까지 들어와 슈팅을 시도했다. 페널티 오른쪽 지역에 들어온 모리타는 개인기를 통해 북한 수비수들을 제친 뒤 슈팅 각도가 부족함에도 먼 포스트를 노리고 슈팅을 날렸지만 슈팅이 골대 밖으로 나갔다.

전반 13분 북한 수문장 강주혁 골키퍼가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박스 인근에서 마에다가 압박을 통해 얻은 공을 도안이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했는데, 도안의 슈팅을 강주혁이 옆으로 쳐내면서 선방했다.

전반 21분 라이트백 스가와라가 먼 거리에서 얻은 프리킥을 직접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대 옆으로 나가며 북한에 골킥을 내줬다. 이후 스가와라는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북한 미드필더 최주성 팔꿈치에 머리를 가격 당해 쓰러졌지만 다행히 다시 일어나 경기를 소화했다.

전반 29분 다나카의 선제골을 도왔던 도안이 페널티 박스 오른쪽 지역에서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추가골을 노렸지만, 강주혁 골키퍼가 가슴으로 막은 뒤 공을 안전하게 잡아내 막아냈다. 



전반 35분 일본 코너킥 상황에서 강주혁 골키퍼가 골문을 비우고 나와 공을 박스 밖으로 멀리 쳐냈고, 세컨볼을 센터백 이토가 잡아 먼거리에서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 위로 날아가 북한의 골킥으로 이어졌다.

전반전 종료가 다가오는 가운데 일본의 결정적인 득점 찬스가 강주혁 골키퍼의 환상적인 선방에 막혔다. 전반 43분 박스 안에서 미나미노의 침투 패스를 받아 도안이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이했다. 완벽한 득점 찬스였기에 일본의 추가골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강주혁이 도안의 슈팅을 오른발로 막아내면서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은 1분만 주어졌다. 짧은 추가시간이 모두 소진되자 심판이 전반전 종료 휘슬을 불면서 일본은 전반전을 1-0으로 리드한 채 하프타임에 돌입했다.

전반 45분 동안 일본은 공 점유율 80%를 가져갔고, 북한에 공격 기회를 내주지 않으며 슈팅 숫자도 6 대 0을 기록했지만 추가 득점에 실패하면서 앞서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해야 했다.



후반전이 시작된 후 북한이 먼저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최주성과 리은철을 빼고, 리일송과 강국철을 투입했다.

후반 2분 반칙이 선언돼 동점골이 인정되지 않자 북한 선수들이 심판을 향해 격하게 항의했다. 먼저 한광성의 슈팅이 스즈키 골키퍼 손에 맞고 골대를 때리고 나왔다. 이후 박스 안에서 세컨볼 잡은 백충성이 일본 골망을 흔들었으나 그 전에 심판이 휘슬을 불면서 북한의 동점골은 인정되지 않았다.

공이 골대 맞고 나온 후 백충성이 세컨볼을 잡기 전에 공 소유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 정일관이 이토를 살짝 밀어 넘어뜨렸는데 부심이 이를 보고 깃발을 들면서 반칙을 선언했다.

귀중한 동점골이 인정되지 않자 북한 선수들이 격렬하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일부 선수들은 비디오판독(VAR)을 요구했지만,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선 VAR이 도입되지 않아 일본의 프리킥으로 경기가 재개됐다.



후반 6분 마에다가 왼쪽 측면 돌파에 성공한 뒤 골대 앞으로 왼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우에다가 몸을 날려 발에 맞추는데 성공했지만 슈팅이 골대 위로 날아가면서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1분 뒤 북한은 김경석을 빼고 최옥철을 투입하며 3번째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후반 10분 교체로 들아온 리일송에 오른쪽 측면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머리에 맞춰 헤더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스즈키 골키퍼가 안전하게 잡아냈다.

북한이 조금씩 경기 분위기를 끌어올리자 일본은 후반 13분 모리타를 빼고 대표팀 주장 엔도 와타루를 교체 투입하면서 중원에 변화를 줬다.

후반 21분 일본이 다시 한번 추가골 기회를 놓쳤다. 역습 상황에서 침투 패스를 받은 우에다가 박스 안까지 들어가 슈팅 공간까지 만들었지만, 터치가 살짝 길면서 센터백 김범혁이 태클로 걷어내 우에다의 슈팅 기회를 차단했다.



경기 분위기가 점점 뜨거워지는 가운데 후반 23분 북한은 정일관을 빼고 김국진을 넣으며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일본도 후반 29분 도안, 미나미노, 스가와라를 불러 들이고, 다니구치 쇼고, 아사노 다쿠마, 하시오카 다이키를 투입하며 교체카드 3장을 한 번에 사용했다.

1-0 스코어가 계속 이어지다 보니 경기 분위기다 조금씩 과열돼 위험한 장면이 연달아 나왔다. 후반 28분 리일송이 스가와라한테 위험한 태클을 하면서 경고를 받았고, 2분 뒤 강국철도 마에다 발목을 향해 슬라이딩 태클을 날리면서 옐로카드를 피하지 못했다.

후반 35분 우에다가 페널티 왼쪽 지역에서 슈팅을 날려 다시 한번 추가골을 노려봤지만, 슈팅이 빠르게 골문을 비우고 나와 슈팅 각도를 좁힌 강주혁 골키퍼 발에 맞은 뒤 라인 밖으로 나가면서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후 우에다는 오가와 고키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북한도 후반 38분 김범혁과 문인주를 바꾸면서 마지막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후반전 정규시간이 모두 흐르면서 후반 추가시간이 4분 주어졌다. 추가시간도 모두 소진돼 주심은 경기 종료 휘슬을 불었고, 일본이 홈에서 북한을 1-0으로 제압하며 승점 3점을 챙겨가 3전 전승으로 B조 선두 자리를 지켰다.

북한은 비록 패배했지만 원정 경기임에도 상대를 고전시키며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이제 양 팀은 오는 26일 오후 5시 평양에 위치한 김일성경기장에서 B조 4차전을 가진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