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졌다" 류승룡이 만난 여우 같은 안재홍…'닭강정' 의미는 [인터뷰 종합]

(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배우 류승룡이 안재홍과의 '닭강정' 호흡을 회상했다.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닭강정'(감독 이병헌) 인터뷰를 위해 류승룡과 엑스포츠뉴스가 만났다.

'닭강정'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민아(김유정 분)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선만(류승룡)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백중(안재홍)의 신계(鷄)념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으로 '멜로가 체질', '극한직업', '드림'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의 신작이다.

사람이 닭도 아닌 닭강정이 된다니. 소재를 들은 순간을 회상한 류승룡은 "'닭강정' 많이 놀라셨을 거다. 시나리오 처음 보고 저도 '에엥?' 했다. 그냥 이병헌 감독의 농담인 줄 알았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라 많이 힘들구나 했는데 좀 지나고 진짜 시나리오를 주더라. 그때 웹툰도 보고 대본도 봤다. 충격이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야기를 읽다보니 재밌고 기대가 됐다고. 류승룡은 "딸이 닭강정으로 변하는 부분 말고는 굉장히 리얼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독특한 연기 양식과 대사 톤은 '닭강정'만의 언어라고 생각하시면 재밌을 거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극 중 류승룡과 안재홍은 완벽한 코미디 호흡과 티키타카를 자랑한다. 1회부터 최종회까지 모두 두 사람이 이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류승룡은 안재홍과 놀랍고 신기한 경험을 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특별 출연하는 배우들이 한 번씩 오면 연습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안재홍과 둘이 연기 할 때는 정말 리허설을 안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서로를 '자웅동체'라고 표현했다. 류승룡은 "나한테 꽂으면 안재홍이 아파할 정도"라며 "'극한직업'의 팀워크가 핸드볼 같다면 안재홍 배우와의 호흡은 랠리가 긴 탁구"라고 새로운 콤비의 탄생을 자랑했다.

안재홍이 눈치도 빠르고 머리도 좋다며 극찬한 그는 "아무래도 곰인척 하는 여우 같다. 센스와 세포가 다 열린 배우라 앞으로가 훨씬 기대된다"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안재홍의 스펙트럼에 감탄했다.

류승룡은 안재홍과 각자 찍은 연기를 서로 모니터하며 느낀 점도 밝혔다. 그는 "서로 찍은 신들을 보는데 '내가 졌다' 싶더라. 안재홍이 정말 재밌게 표현한다. 이 친구가 확장되게 풀어주니까 나도 그렇게 할 수 있게 됐다. 저도 풀리니 안재홍도 막 편하게 웃었다. 연습으로 정했으면 이상한 신들인데 그 과정이 생략됐다"며 만족을 표했다.

넷플릭스를 대중에게 알린 한국 콘텐츠 '킹덤'의 주연이기도 했던 류승룡. 그는 "K-좀비 소개를 했다면 이번에는 K-푸드다"라며 야망을 드러냈다.

류승룡은 "K-콘텐츠에는 여러가지가 있지 않나. 이런 소재까지도 형상화 시켜 만드는구나 싶더라. 한국에 이야기꾼들이 많다"며 "전 '닭강정'과 함께 다양성에 기여한다고 분명히 생각했다. 이야기도 제게는 극호였기 때문에 한 거다. 극 중에도 나오지만 민트초코, 파인애플 피자처럼 이것도 취향이 분명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작품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닭강정을 딸로 보는 게 사실 쉽지 않았다고 고백한 류승룡은 "'닭강정'은 이제 뭐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 고마운 작품이다"라며 상대역이 닭강정인데 뭘 못하겠냐는 웃음을 터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