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23년 만에 목동종합운동장을 찾은 수원 삼성 원정 팬들이 원정석을 가득 메웠다. 원정이지만, 마치 수원의 홈 경기장인 것처럼 응원가가 경기 내내 울려 퍼졌다.
경기 결과가 수원 팬들에게 아쉬움으로 다가올 뿐이었다.
서울이랜드와 수원삼성은 10일 오후 2시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4 2라운드 맞대결을 치렀다. 앞서 개막 라운드에서 각각 부산 아이파크와 충남아산을 상대로 승리한 두 팀은 목동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마추졌다.
특히 수원은 무려 23년 만에 목동종합운동장에서 K리그 경기를 해 감회가 남달랐다.
수원은 지난 1995년 창단 이후 지난 1996년 부천SK(현 제주유나이티드)와 목동에서 첫 경기를 치렀다. 마지막 맞대결은 지난 2001년 7월 25일 '2001 포스코 K-리그' 안양 LG(현 FC서울)와의 슈퍼매치였다. 당시 수원이 0-1로 패했다.
수원은 지난 2023시즌 K리그1 최하위를 차지하며 창단 첫 2부리그 강등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수원 팬들은 최종전에 경기장을 가득 메우며 응원을 보냈지만, 끝내 강원FC와의 최종전에서 득점 없이 비기며 12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수원은 창단 첫 강등이란 수모에 박경훈 신임 단장을 선임하고 구단 내부 체질 변화에 나섰다. 감독은 염기훈 감독 대행을 정식 감독으로 선임하면서 연속성을 가져가려고 했다.
23년 만에 목동을 찾은 수원 원정 팬들은 이날 목동종합운동장에 개방된 4000여석을 가득 메웠다. 이날 경기 전, 목동종합운동장 근처에 있는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물론 근처 카페까지 미리 이동해 경기를 기다리는 수원 팬들로 가득했다.
수원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기다린 원정 팬들은 경기 시작 직전에 원정석에 빼곡히 자리했다. 수원에서 가져온 현수막과 깃발들로 마치 수원의 홈구장처럼 열띤 응원을 펼쳤다.
이날 목동종합운동장을 찾은 총 9123명의 관중 중 수원 원정 팬들은 3373명에 달했다. 총관중 중 약 3분의 1이 수원에서 온 팬들이었다.
이랜드 팬들은 본부석과 반대편 관중석에 자리했다. 이랜드 팬들 역시 경기장을 많이 찾아 홈 개막전 분위기를 즐겼다. 경기 시작 두 시간 전부터 경기장 앞에 푸드 트럭과 다양한 이벤트 존을 경험한 홈팬들은 새로운 이랜드의 축구를 경험했다.
김도균 감독은 수원 팬들의 응원 분위기에 경험이 적은 선수들을 걱정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일단 "많은 분들이 경기장에 찾아주실 거로 예상된다. 거기에 맞게 (좋은) 축구를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재미있는 축구보다는 올해 무조건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정 팬들이 많이 온 것이) 좀 걱정된다. 기존에 1부에서 뛰었던 선수들은 걱정이 덜 된다. 2부에 계속 뛰었고' 이런 상황을 경험하지 못한 선수들은 걱정이 된다. 옆에 형들이 잘 추슬러서 해줄 거라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염 감독은 원정 팬들의 응원이 든든하다고 했다.
그는 "팬분들은 지금 가까워서 많이 오신 것도 있지만 항상 멀어도 많이 오신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항상 매진을 원정석을 매진을 시켜줬고 그 부분에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오늘도 아마 선수들은 어느 때보다 팬분들의 응원과 지지가 필요한데 오늘 경기에서 팬분들의 지지를 받아 선수들이 운동장 안에서 다 쏟아내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팬들의 응원에 감사해했다.
다만 경기 결과가 아쉬웠다. 이랜드가 후반 7분 브루노 실바의 선제골로 먼저 앞서갔다. 수원 팬들은 뒤져 있는 상황에서도 응원을 멈추지 않았다.
후반 33분 전진우가 손석용의 크로스를 득점으로 연결하며 동점을 만든 순간, 목동종합운동장은 수원 팬들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마치 수원의 홈경기 같은 분위기였다.
수원이 역전을 위해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이랜드가 끝까지 버텼고 오히려 조동재의 원더 골로 역전승에 성공하자 수원 팬들은 이내 침묵했다. 수원 팬들은 시즌 첫 패배가 일찍 나오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수원 팬들은 K리그2 첫 원정 경기를 아쉬움을 안고 돌아가야 했다.
수원은 오는 17일 오후 4시 30분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안산 그리너스와 K리그2 3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사진=김정현 기자, 엑스포츠뉴스DB,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