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에릭 다이어가 감독이 된다면 어떤 감독과 가장 닮게 될까.
스스로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꼽고 있다. 의외다. 다이어는 8일(한국시간) 영국의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함께 한 6개월은 매우 좋았다"며 "많이 배웠다"고 밝혔다.
다이어는 2014년부터 토트넘 홋스퍼와 동행하기 시작했다. 그는 토트넘에서만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조세 무리뉴, 안토니오 콘테, 포스테코글루 등 현대 축구의 명장을 여럿 만났고 현재는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하며 토마스 투헬 감독의 가르침을 받고 있다.
다만 포스테코글루와의 동행은 짧았다. 올 시즌부터 토트넘의 지휘봉을 잡은 포스테코글루가 다이어를 활용할 계획이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까지 토트넘의 주전 센터백으로 팀 내 입지를 다졌던 다이어는 크리스티안 로메로, 신입 센터백 미키 판더펜에 밀리며 벤치에 나앉게 됐다. 총 4경기에 출전했는데 그마저도 시즌 초반 판더펜과 로메로가 각각 부상과 징계로 출전할 수 없게 되자 '땜빵'으로 출전한 것에 가까웠다. 선발은 한 번에 불과했다.
순식간에 입지가 약화된 셈이다. 결국 다이어는 지난 1월 '절친' 해리 케인이 활약하고 있는 뮌헨으로 임대 이적했고 이달 초에는 구단과 2025년 여름까지 함께하는 계약 연장에 동의한 상황이다. 사실상 뮌헨으로 완전이적한 셈이다.
올 시즌 전반기 내내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한 다이어는 토트넘 '탈출'을 위해 부던히 노력했다. 그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1월에는 내가 뮌헨으로 이적할 수 있을지 전혀 몰랐다. 토트넘에서 6개월을 보내며 열심히 훈련했고 몸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했다. 긴 터널의 끝이 보이질 않았다"며 포스테코글루가 자신을 기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좌절감을 느꼈다고 발언했다.
그렇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다이어는 "그저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맹신해야 했다. 그래서 (뮌헨 이적에 성공한) 내 자신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부임하자마자 자신의 역할을 축소하고 팀 내 영향력 약화 또한 야기한 포스테코글루를 미워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어는 포스테코글루를 높게 샀다. 그는 "포체티노, 무리뉴, 콘테, 포스테코글루, 투헬과 함께하는 행운을 얻었다. 그들은 현재 세계 최고의 감독 10인에 포함된다"며 자신의 은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어 "난 포스테코글루와 보낸 6개월을 사랑한다"며 "매우 많이 배웠다"고 발언한 뒤 "내가 감독이 된다면, 지금까지 함께했던 감독들 중, 난 포스테코글루와 가장 가까운 지도 방식을 갖춘 감독이 될 것 같다. 그저 내 출전시간을 둘러싸고 상호 감정이 같지 않았던 것 뿐" 이라고 전했다. 비록 자신이 선택받지는 못했으나 프로답게 포스테코글루의 지도력은 인정하는 셈이다.
한편 다이어는 뮌헨에 합류한 뒤 수비수 줄부상으로 고통받던 투헬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그는 최근 이탈리아 SS라치오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서 선발로 출전해 팀의 3-0 승리를 이끌어냈다.
뮌헨은 주포 해리 케인의 멀티골과 토마스 뮐러의 추가득점으로 합계 점수 3-1을 이끌어내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다이어는 한국인 수비수 김민재와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