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유준상 기자) 지난해 KBO리그 신인왕을 수상한 문동주(한화 이글스)가 2024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2022년 1차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문동주는 첫해 13경기 28⅔이닝 1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65로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엔 23경기 118⅔이닝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서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문동주는 지난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에 출전해 대표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주목받기도 했다. 두 대회에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류중일 야구대표팀 감독은 "이의리(KIA 타이거즈), 문동주,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곽빈(두산 베어스)은 대한민국의 선발감이라 본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프로에서 세 번째 시즌을 준비 중인 문동주는 호주 멜버른 1차 캠프에서 훈련에 집중했고,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선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연습경기 성적은 2경기 3이닝 1실점. 특히 문동주는 2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서 2이닝 퍼펙트를 기록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롯데전에서 구원으로 등판한 문동주는 한동희에게 삼진을 솎아낸 뒤 노진혁, 손성빈, 나승엽, 고승민, 윤동희를 범타 처리하고 깔끔하게 이닝을 매조졌다.
2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현 구시카와 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연습경기가 열렸다. 6회말 한화 문동주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4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문동주는 "캠프를 목표한 대로 잘 마친 것 같고, 부상 없이 마무리하고 한국에 돌아오게 돼 목표를 이루고 귀국한 것 같다"며 "지금 컨디션은 솔직히 잘 모르겠는데, 그래도 '몸을 잘 만들었구나'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시범경기도 있고 연습경기도 있는데, 개막에 맞춰 준비하면 충분할 것 같다"고 스프링캠프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문동주가 이번 캠프에서 가장 신경 쓴 것 중 하나는 바로 체인지업이다. 그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체인지업 그립이 조금 바뀌었다. 올핸 투심 그립에서 체인지업을 던지고 있고, 연습경기를 할 때도 체인지업을 많이 던져야 경기를 치를 때 많이 던질 수 있을 것 같아서 의도적으로 체인지업을 구사하고 있다"며 "(체인지업을 던졌을 때) 폭투가 좀 나오고 있긴 하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시즌 개막 이후 자신 있는 구종을 많이 던질 것이기 때문에 지금 계속 연습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28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연습경기가 열린다. 한화 문동주가 캐치볼을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프로 3년 차가 된 문동주는 올해 좀 더 많은 이닝을 던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에는 구단의 철저한 관리 속에서 120이닝 미만으로 시즌을 마쳤지만, 2024시즌엔 규정이닝 그 이상까지도 바라보고 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건강하게 로테이션을 돈다면 규정이닝 진입은 무난할 것 같다. 하지만 중간에 몸 상태나 컨디션이 안 좋다면 휴식을 주면서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끌고 갈 수 있도록 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또 최 감독은 "문동주도 그렇고 류현진도 마찬가지다. 이 선수들이 로테이션에서 빠지게 된다면 그만큼 여파가 크기 때문에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끌고 갈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 같은데 20일씩 휴식을 주는 것보다는 당일 투구수를 컨디션에 맞춰서 적절히 조절하며 끌고 가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상만 없다면 로테이션을 거를 확률은 없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문동주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규정이닝을 채우는 게 목표다. 항상 규정이닝보다 더 높은 목표를 보고 있고,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목표를 높게 잡고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8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연습경기가 열린다. 한화 문동주, 류현진이 훈련을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최근 들어 문동주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는 이유는 또 있다. 오는 7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진행되는 자체 청백전에서 문동주와 류현진의 선발 맞대결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2013년 빅리그 데뷔 이후 11년간 LA 다저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한 류현진은 지난달 KBO리그 복귀를 확정했다. 2월 22일 8년 총액 170억원이라는 '특급 대우'를 받으면서 친정팀에 돌아왔고, 이튿날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한 뒤 선수단에 합류했다. 류현진은 두 차례의 불펜피칭과 한 차례의 라이브피칭으로 컨디션을 점검했다.
두 투수의 맞대결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은 최원호 감독은 "큰 의도는 없다. 스케줄을 구성하다 보니까 오늘(4일)처럼 이동일도 있고 내일(5일) 휴식일이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문동주도 경기를 소화해야 하고, 류현진은 등판 계획이 잡힌 상태였다. 김민우도 던져야 하다 보니까 문동주와 류현진이 같은 날 청백전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습경기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두 투수가 나란히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문동주는 "방에 찾아가서 (류현진에게) 따로 여쭤본 건 많지 않고, 그제(2일) 경기할 때 상황에 맞는 대화를 많이 했던 게 큰 도움이 됐다"며 "(청백전은) 연습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기사가 많이 나왔더라. 팬분들께서 많이 기대하시는 것 같은데, 어차피 현진 선배님께서 좋은 피칭을 할 거라고 예상하고 나만 잘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웃었다.
28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연습경기가 열린다. 한화 문동주가 훈련을 마치고 KT 선수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인천공항, 유준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