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한화 이글스 2차 스프링캠프 훈련이 진행됐다. 한화 류현진이 타자들을 상대로 라이브 피칭을 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이후 4일 귀국한 류현진은 7일 청백전에 등판한 뒤 12일 KIA전, 17일 롯데전 등판으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유준상 기자) '돌아온 에이스'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2024시즌 개막전 등판을 위한 계획을 최종 확정했다.
2013년부터 11년 동안 LA 다저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한 류현진은 빅리그 생활을 정리하고 지난달 22일 한화와 8년 총액 170억원의 조건으로 계약해 친정팀에 복귀했다. 류현진의 KBO리그 복귀는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계약을 마무리한 류현진은 지난달 23일 곧바로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선수단에 합류했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 이후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했고, 빅리그 잔류와 KBO리그 리턴을 놓고 오랜 기간 동안 고민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한화 구단의 '진심'이 류현진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박찬혁 한화 대표이사를 필두로 손혁 단장, 손차훈 전력강화 코디네이터, 최홍성 전략팀장 등 프런트의 전사적인 협업이 빛을 발하면서 이번 계약이 성사될 수 있었다. 특히 손혁 단장은 지난해부터 선수와 지속적인 만남을 가지며 국내 복귀를 설득해왔다.
지난달 중순부터는 박찬혁 대표이사가 본격 협상 모드로 전환할 시점이라 판단을 내리고 류현진 복귀 프로젝트를 가동해 구체적인 협상을 주도했다. 한화 구단은 류현진의 미국 현지 계약 상황을 지켜보며 물 밑에서 기민하게 움직였다. 복귀 여부는 전적으로 류현진의 결정에 달려 있었지만, 상황만 가능하다면 언제라도 류현진을 영입할 수 있도록 준비해왔다.
2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한화 이글스 2차 스프링캠프 훈련이 진행됐다. 한화 류현진이 타자들을 상대로 라이브 피칭을 진행했다. 스프링캠프 이후 4일 귀국한 류현진은 7일 청백전에 등판한 뒤 12일 KIA전, 17일 롯데전 등판으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엑스포츠뉴스 DB
류현진의 복귀로 한화는 단숨에 가을야구 후보로 떠올랐다. '디펜딩챔피언' LG 트윈스는 물론이고 포스트시즌 진출을 바라보는 팀들이 한화를 경계하고 있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신임 감독은 "류현진이라는 대투수가 KBO리그로 돌아온다는 것 자체가 한국 야구에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류현진이 우리 KIA와의 경기에만 많이 등판하지 않는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웃음). 한국으로 돌아오는 걸 환영하지만 될 수 있으면 우리와 경기를 치를 때는 (등판을) 피해서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1차 호주 멜버른 캠프에 이어 2차 오키나와 캠프를 소화 중이었던 한화 선수단은 류현진의 합류를 반겼다. 스프링캠프 종료 이후 4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최원호 한화 감독은 "사실 선수단 전체가 포스트시즌을 목표로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는데, 캠프를 시작하면서도 걱정됐던 게 사실이었다"며 "류현진이 합류하면서 선수단 전체가 좀 더 자신감을 갖고 목표를 향해서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또 최 감독은 "류현진이 실내에서만 투구를 하다가 오키나와에 와서 야외에서 피칭을 한 두 차례 정도 했는데, 실내에서 한 것 치고는 몸을 상당히 잘 만들었다. 그제 라이브 피칭에서도 제구나 다양한 변화구 등 생각했던 것보다 상당히 괜찮아서 스케줄대로 잘 소화하면 개막전 선발 등판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선수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주장' 채은성은 "뭔가 (류현진이) 올 것 같다는 분위기였는데, 그러다가 선수들이 미리 알게 돼 손혁 단장님께 감사하고 고생하셨다고 연락드렸다"며 "(류)현진이 형이 오면서 분위기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선수 한 명이 가진 힘이 이렇게 크기 때문에 선수들도 자신감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2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한화 이글스 2차 스프링캠프 훈련이 진행됐다. 한화 류현진이 타자들을 상대로 라이브 피칭을 진행했다. 김태연, 최재훈과 류현진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스프링캠프 이후 4일 귀국한 류현진은 7일 청백전에 등판한 뒤 12일 KIA전, 17일 롯데전 등판으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엑스포츠뉴스 DB
정규시즌 개막이 조금씩 다가오면서 류현진의 실전 등판 계획도 확정됐다.
지난달 23일과 26일 불펜피칭을 실시한 류현진은 2일 라이브피칭 65구로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국내에선 본격적인 실전 모드에 돌입한다. 7일 자체 청백전에서 문동주와 선발 맞대결을 벌이고, 시범경기에서 두 차례 컨디션을 점검한다. 계획대로라면 류현진은 12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 1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 등판한다. 롯데전을 끝으로 시범경기 일정을 마무리한 뒤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 선발투수로 출격할 예정이다.
최원호 감독은 "2일 라이브피칭을 소화한 류현진은 사흘 쉬고 7일 청백전에 나온다. 이후 4일 턴으로 시범경기에 한 두 차례 정도 등판할 예정이다. 마지막엔 5일 쉬고 개막전을 준비하려고 한다"며 "류현진과 문동주의 맞대결을 의도한 건 아니다. 스케줄을 구성하다 보니까 오늘(4일)처럼 이동일도 있고 내일(5일) 휴식일이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문동주도 경기를 소화해야 하고, 류현진은 등판 계획이 잡힌 상태였다. 김민우도 던져야 하다 보니까 문동주와 류현진이 같은 날 청백전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26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현 아카마 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연습경기, 이날 경기는 5:5 무승부로 마쳤다. 한화 류현진이 불펜 피칭을 마치고 이재원에게 향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이후 4일 귀국한 류현진은 7일 청백전에 등판한 뒤 12일 KIA전, 17일 롯데전 등판으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엑스포츠뉴스 DB
채은성은 "현진이 형과 다른 팀에서 경기를 치르면서 현진이 형의 공을 한 번 보고 싶다. 내가 LG에 있을 때 (문)동주 공은 한 번 쳐봤다"며 "내가 처음 1군에 올라왔을 때 현진이 형은 미국에 가신 상태였기 때문에 (공이 어떨지) 정말 궁금한 투수 중 한 명이었다. (현진이 형이 마운드에 있을 때) 타석에 서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어차피 같은 팀이라 맞대결을 가질 일은 없으니까 편안한 마음으로 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동경의 대상이었으니까 경험을 한 번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한 우완투수 문동주는 "방에 찾아가서 따로 여쭤본 건 많지 않고, 그제 경기할 때 상황에 맞는 대화를 많이 했던 게 큰 도움이 됐다"며 "(청백전은) 연습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기사가 많이 나왔더라. 팬분들께서 많이 기대하시는 것 같은데, 어차피 현진 선배님께서 좋은 피칭을 할 거라고 예상하고 나만 잘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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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