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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년계약 했잖아요"…고영표, 투수진 소집→'200만원 디너' 쏘다 [오키나와 스토리]

기사입력 2024.02.29 11:45

KT 위즈 투수 조장인 선발투수 고영표가 지난 26일 투수진 전원에게 저녁을 대접했다. 200만원가량 계산했다. KT 위즈 제공
KT 위즈 투수 조장인 선발투수 고영표가 지난 26일 투수진 전원에게 저녁을 대접했다. 200만원가량 계산했다. KT 위즈 제공


(엑스포츠뉴스 오키나와(일본), 최원영 기자) 멋진 선수다.

KT 위즈 우완 언더핸드 선발투수 고영표는 최근 통 크게 지갑을 열었다. 투수진을 모두 불러 모아 저녁을 대접했다. 고영표는 "사기 진작 차원이었다. 또, 내가 큰 계약을 맺지 않았나"라며 미소 지었다.

KT는 지난 23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 26일 훈련을 모두 마친 뒤 '투수 조장'인 고영표가 투수들을 소집했다. 단체 저녁 식사 자리를 마련했다. 메뉴는 야끼니꾸(일본식 고기구이)였다. 식사 비용만 200만원가량 나왔다.

1차 부산 기장 캠프에 이어 2차 오키나와 캠프를 소화 중인 선수들이 힘든 일정 속에서도 힘내기를 바라는 마음에 직접 자리를 만들었다. 또한 구단 최초 비FA(자유계약) 다년계약을 맺으며 책임감이 커졌다. 고영표는 올 시즌을 앞두고 KT와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5년 총액 107억원(보장액 95억원·옵션 12억원)에 사인했다. 2024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을 예정이었으나 일찌감치 동행을 연장했다. 창단 멤버로서 원클럽맨을 예약했다.

고영표는 "구단의 첫 다년계약 선수로서 팀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다. 큰 계약을 맺지 않았나. 투수 조장으로서 사기 진작 차원에서 자리를 만든 것도 있다"며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동료들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선배로서 후배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교류의 시간이 있었으면 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팀원들끼리 좋은 분위기가 형성돼야 좋은 팀이 된다. 모두 행복한 시간이었길 바란다. 이동 수단까지 대절해 주신 구단에도 감사하다"고 전했다.

KT 위즈 투수 조장인 선발투수 고영표가 지난 26일 투수진 전원에게 저녁을 대접했다. 200만원가량 계산했다. KT 위즈 제공
KT 위즈 투수 조장인 선발투수 고영표가 지난 26일 투수진 전원에게 저녁을 대접했다. 200만원가량 계산했다. KT 위즈 제공


고영표와 항상 붙어 다니며 우정을 과시하는 선발투수 엄상백은 "사실 큰 계약을 했어도 다 같이 모이는 회식 자리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고)영표 형이 투수 조장답게 행동으로, 몸소 보여줘 팀을 생각하는 부분들이 많이 느껴졌다. 나도 후배들에게 그런 선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영표의 시즌 각오는 남다르다. 그는 "프로선수들은 매 시즌 잘 치러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 이번 계약은 더 큰 동기부여가 됐다"며 "못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크다. 최대한 내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며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돕겠다. 후배들도 더 이끌어보려 한다"고 밝혔다.

시즌 목표를 묻자 "한국시리즈에 등판하는 것이다. 선발투수는 기본적으로 이닝을 책임져야 한다. 170~180이닝을 기록하고 싶다"며 "개인적으로 타이틀 홀더를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실력으로 뒷받침하고 운까지 따라준다면 다승왕을 노려보고자 한다"고 답했다.


'투수 조장'으로서는 "동료들이 항상 믿어줘서 감사하다. 내 몫을 다해야 팀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 항상 솔선수범하고 야구도 잘하려 한다"며 "후배들은 선배들을 보며 배운다. 더 모범이 되고 귀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영표에겐 또 하나의 중책이 있다. 올 시즌 종료 후 FA가 되는 엄상백을 꼬시는 것이다. 고영표는 "내가 제대로 못하고 있는 건지 잘 안 넘어오더라. 같이 다니며 밥도 먹고 이야기도 해보겠다"며 "'우리 팀 분위기도 좋고, 팀원들도 훌륭한데 어디를 가려고 하느냐'고 말하려 한다. '너 나 없으면 안 돼'라고 하겠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KT 위즈 투수 조장인 선발투수 고영표가 지난 26일 투수진 전원에게 저녁을 대접했다. 200만원가량 계산했다. 고영표의 투구 모습. 오키나와(일본), 고아라 기자
KT 위즈 투수 조장인 선발투수 고영표가 지난 26일 투수진 전원에게 저녁을 대접했다. 200만원가량 계산했다. 고영표의 투구 모습. 오키나와(일본), 고아라 기자



사진=오키나와(일본), 고아라 기자 / KT 위즈​​​​​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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