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1일부터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레스 야구장에서 2024 시즌 대비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롯데 자이언츠.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프런트는 겨우내 괌 스프링캠프 준비로 분주했다. 김태형 신임 감독과 선수, 코칭스태프에 최상의 훈련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했다.
2024 괌 스프링캠프 준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는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릴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 야구장의 그라운드 개선이었다. 롯데는 지난해에도 이곳에 훈련 캠프를 차렸지만 내야 그라운드 상태가 썩 좋지 못했던 까닭에 수비 훈련 시 애로사항이 적지 않았다.
롯데는 이에 최원준 시설관리 팀장을 지난 1월 2일 협력업체 직원 한 명과 함께 괌으로 일찌감치 보냈다. 1군 선수단의 스프링캠프 시작일은 1월 31일이었지만 4주 먼저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에 도착해 메인구장 재건축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최원준 팀장은 "해외 스프링캠프 때 홈 구장 관리팀이 먼저 출국해서 야구장을 손보는 것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웃은 뒤 "고생은 했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 피로가 풀린다. 롯데가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괌은 1~2월 평균 기온이 23도를 훌쩍 넘어가고 이 기간에는 우기도 없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몸을 만들기에는 최적의 기후 환경을 가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2024 1차 스프링캠프 훈련지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 야구장의 보수작업을 책임졌던 최원준 팀장(왼쪽). 사진 엑스포츠뉴스
숙소에서 야구장과 동선이 짧은 것도 장점이다. 롯데 선수들은 무더위를 피해 오전 일찍 훈련을 시작해 늦어도 오후 2시 30분 전까지 공식 스케줄을 마친다. 이후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마련된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에서 각자에 주어진 프로그램과 루틴에 맞춰 몸을 만들 수 있었다.
롯데가 사용 중인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는 야구장 4면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도보로 3분 거리에 대형 체육관이 자리잡고 있어 우천 시 실내 훈련으로 스케줄을 바꾸기에도 용이하다.
다만 프로야구 구단들이 해외 스프링캠프지로 선호하는 미국, 일본, 호주, 대만의 경우 현지의 야구장 관리 전문 인력이 있지만 괌은 상황이 다소 달랐다.
물론 괌 지차체는 롯데가 편안하게 훈련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지원을 다했다.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 입구에 롯데 선수단이 훈련 중인 시간에는 경찰 병력을 배치했고, 괌 관광청도 롯데 구단이 요청한 여러 가지 업무에 협조적이었다.
하지만 괌은 야구를 즐기는 인구가 거의 없어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 야구장은 관리가 잘 이뤄지는 편은 아니다. 스포츠 컴플렉스 내 테니스 코트와 축구장, 체육관은 현지인들의 사용 빈도가 높아 비교적 설비각 잘 되어 있지만 야구장은 달랐다.
최원준 팀장은 1월 2일 괌 도착 이후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 메인 야구장을 대대적으로 손봤다. 잔디를 절개하고 그라운드를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만들었다.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 야구장에서 내야 수비 훈련을 하고 있는 내야수 최항과 이주찬.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내야 흙의 경우 항공법상 한국에서 공수가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괌에서 구할 수 있는 최상질의 제품을 구입했고 내야에 평평하게 까는 작업을 진행했다.
흙을 새롭게 까는 과정도 마냥 순탄하지는 않았다. 기존 내외야 그라운드에 잔돌들이 많아 걷어내고 분쇄하는 과정을 거쳤다. 사직야구장 그라운드 관리팀이 추가로 괌에 합류해 이 작업을 진행했다.
최원준 팀장은 "흙을 사서 새로 깔고 트랙터를 매일 운전해 가면서 평평하게 다졌다"며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 야구장은 도면이 따로 없어서 내야 그라운드 조성 때 홈플레이트와 각 베이스 위치를 찾는 게 어려웠다. 우리가 임의로 점을 만들고 폴대를 뽑고 옮겨 가면서 힘들게 작업했다"고 돌아봤다.
또 "야구장 4개면을 모두 다 작업하는 기간이 3주 이상 소요된 것 같다"며 "시설팀이 먼저 괌에 도착해 작업하지 않았다면 선수들의 훈련이 쉽지 않았다. 구단에서도 비용, 장비 지원을 아낌 없이 해주셔서 감사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31일부터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레스 야구장에서 2024 시즌 대비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롯데 자이언츠.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최원준 팀장과 사직야구장 시설관리팀은 지난 2월 6일 자신들의 임무를 마치고 귀국했다. 잠시 짧은 휴식을 취한 뒤 오는 3월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SSG 랜더스와의 시범경기 준비에 돌입한다.
최원준 팀장은 "한달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고되기는 했지만 롯데가 올 시즌 잘 될 수만 있다면 다 괜찮다"며 "선수들이 괌은 물론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까지 부상 없이 잘 마치고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사진=엑스포츠뉴스/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