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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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클린스만 감독 경질…"위약금 문제 기여 고려" [현장기자회견]

기사입력 2024.02.16 15:12 / 기사수정 2024.02.16 15:12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긴급 임원회의에 참석해 위륵겐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회의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에 발표자로 참석해 축구대표팀 감독 교체를 알렸다. 김한준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긴급 임원회의에 참석해 위륵겐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회의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에 발표자로 참석해 축구대표팀 감독 교체를 알렸다. 김한준기자


(엑스포츠뉴스 신문로, 김지수 기자) 대한축구협회(KFA)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결정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도 잠행을 깨고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재가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6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임원 회의를 개최했다. 정몽규 회장을 비롯해 김정배 상근부회장, 최영일 부회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이임생 기술발전위원장, 이윤남 윤리위원장, 김태영 사회공헌위원장, 황보관 기술본부장, 김진항 대회운영본부장, 전한진 경영본부장이 참석했다.

이날 임원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대한축구협회는 회의 시작에 앞서 참석자들이 모인 모습만 스케치 촬영을 허가했다. 회의 결과 발표 여부도 미정이었던 가운데 오후 2시 40분 공식 브리핑 전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이 발표됐다. 

임원 회의에서 다뤄진 안건은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혹은 유임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3월 제74대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이번 2023 아시아 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A매치 17경기 8승 6무 3패의 성적을 기록하고 하차하게 됐다. 

정몽규 회장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먼저 이번 아시안컵에서 기대에 못 미친 부분에 대해 축구팬들과 국민께 실망을 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축구대표팀 운영을 담당하는 조직의 수장으로서 축구협회에 가해지는 질책과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긴급 임원회의에 참석해 위륵겐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회의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에 발표자로 참석해 축구대표팀 감독 교체를 알렸다. 김한준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긴급 임원회의에 참석해 위륵겐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회의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에 발표자로 참석해 축구대표팀 감독 교체를 알렸다. 김한준기자


또 "축구협회는 아시안컵에 대한 전반적인 분석과 평가를 진행했다. 전날 전력분석평가위원히를 열어 논의를 거쳤고 금일 오전 축구협회 집행부와 보고를 받고 의견을 나눴다"며 "이 자리에서 클린스만 감독 평가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축구협회는 종합적인 평가 끝에 대표팀 감독 교체를 결정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을 이끄는 경쟁력과 전술적 능력,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우리가 기대하는 지도력 리더십을 못 보여줬다"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16강 진출을 견인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선임 당시부터 논란이 적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현역 시절 독일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서 월드컵(1990)과 유럽선수권(1996), UEFA컵 트로피를 들어 올린 명성은 모두가 인정하지만 지도자로서는 의문 부호가 많았다. 

클린스만 감독의 지도자 커리어는 초기가 화양연화였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조국을 4강에 올려놨다. 미국 대표팀을 맡은 뒤에는 2013년 북중미 골드컵 우승,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 이후 사령탑으로 하향세가 뚜렷했다. 특히 2019-2020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헤르타 베를린 지휘봉을 잡고 시즌을 치르던 중 SNS로 갑작스럽게 사임을 발표해 논란을 빚었다. 이 때문에 클린스만 감독이 파울루 벤투 감독의 후임으로 한국 축구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됐을 당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긴급 임원회의에 참석해 위륵겐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회의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에 발표자로 참석해 축구대표팀 감독 교체를 알렸다. 김한준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긴급 임원회의에 참석해 위륵겐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회의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에 발표자로 참석해 축구대표팀 감독 교체를 알렸다. 김한준기자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3월 24일 콜롬비아와의 A매치(2-2 무승부)부터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다. 이후 3월 28일 우루과이전 1-2패, 6월 16일 페루전 0-1패, 6월 20일 엘살바도르전 1-1 무승부, 9월 8일 웨일스전 0-0 무승부 등 첫 5경기 3무 2패로 부진하면서 팬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지난해 9월 13일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꺾은 것을 시작으로 아시안컵 전까지 A매치 6연승을 질주하면서 반등하는 듯 보였지만 밑바닥이 빠르게 드러났다.

한국 축구는 클린스만 감독의 지휘 아래 2023 아시안컵 본선에서 졸전을 거듭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바레인에게 3-1 진땀승을 거둔 뒤 요르단과 2-2, 말레이시아와 3-3으로 비기면서 체면을 구겼다. 2번의 무승부 모두 졌어도 할 말이 없는 최악의 경기력이 나왔다.

공격은 세밀함이 떨어졌고 수비는 견고함이 보이지 않았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주축 선수들의 개인 능력에 의존해 게임을 풀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토너먼트에서도 반전은 없었다.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8강에서 호주를 상대로 연장 혈투 끝에 역전 드라마를 작성했지만 여기까지였다. 요르단과의 준결승에서 유효 슈팅 하나 기록하지 못하고 0-2로 졌다. 변명의 여지 없이 실력으로 무릎을 꿇었다.

부임 직후부터 아시안컵 직전까지 수많은 논란에 휩싸이고도 "아시안컵 결과로 증명하겠다"라고 호언장담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결국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긴급 임원회의에 참석해 위륵겐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회의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에 발표자로 참석해 축구대표팀 감독 교체를 알렸다. 김한준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긴급 임원회의에 참석해 위륵겐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회의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에 발표자로 참석해 축구대표팀 감독 교체를 알렸다. 김한준기자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종료 후에도 트러블 메이커였다. 지난 8일 귀국 현장에서 반성 없는 무책임한 인터뷰로 또 다른 논란을 자초했다. 불과 이틀 뒤에는 언론에 알리지 않고 거주지 미국으로 출국해 공분을 샀다.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을 전혀 통제하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 6일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준결승을 하루 앞두고 주장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이 있었다는 사실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면서 축구대표팀은 완전히 쑥대밭이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같은 장소에 있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례적으로 대표팀 선수들 사이에서 내분이 발생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선수들을 보호하기보다 방패막이로 쓴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5일 열린 전력강화위원회에서 클린스만 감독 경질로 의견을 모았다. 정몽규 회장은 불참한 가운데 지난해 5월 부임한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출신인 김정배 상근 부회장 주재로 장외룡·이석재·최영일 부회장,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이정민 심판위원장, 이임생 기술위원장, 황보관 기술본부장, 전한진 경영본부장 등이 참석해 논의를 거쳤다.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은 회의 종료 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예선을 앞두고 (클린스만이) 더 이상 대표팀 감독으로 리더십을 계속 발휘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다"라며 "(감독)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전반적으로 모아졌다"며 경질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 건의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시안컵 이후 잠행 중이던 정몽규 회장도 침묵을 깰 수밖에 없었다. 16일 긴급 임원 회의를 소집한 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결정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긴급 임원회의에 참석해 위륵겐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회의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에 발표자로 참석해 축구대표팀 감독 교체를 알렸다. 김한준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긴급 임원회의에 참석해 위륵겐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회의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에 발표자로 참석해 축구대표팀 감독 교체를 알렸다. 김한준기자


전력강화위원회는 대표팀 감독 거취와 관련된 의결권이 없었다. 대한축구협회 수장 정몽규 회장의 결재가 무조건 필요했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줄곧 우호적인 스탠스를 유지했던 정몽규 회장은 비판 여론과 축구협회 내부의 경질 의견을 더는 외면할 수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과 한국 축구의 동행은 1년도 되지 않아 마침표가 찍혔다.

정몽규 회장은 "축구대표팀은 단순한 스포츠 팀을 넘어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받고 기쁨을 돌려줘야 한다. 앞으로도 그러해야 한다"며 "여러 의견을 종합한 결과 클린스만 감독의 경쟁력과 근무 태도가 국민 기대치와 정서에 못 미쳤다. 앞으로도 개선이 어렵다는 판단이 있어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사령탑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대표팀의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을 꾸려나가기 위한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 바로 착수한다"며 "새로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을 선임, 차기 사령탑 인선을 진행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정몽규 회장의 공식 기자회견에 앞서 대한축구로부터 경질 소식을 통보받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의 공식 SNS를 통해 작별 인사를 남겼다. 자신이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일했던 내용과 결과를 실패로 인정하지 않는 듯 보였다. 

"모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모든 한국 축구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아시안컵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던 여러분의 성원이 덕분이었다. 지난 12개월 동안 13경기 연속 무패의 놀라운 여정을 보낼 수 있었다"고 작별 인사를 남겼다.

제74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었던 위르겐 클린스만이 2월 16일 대한축구협회로부터 경질 통보를 받았다. 지난해 3월 부임 후 11개월 만에 불명예 하차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제74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었던 위르겐 클린스만이 2월 16일 대한축구협회로부터 경질 통보를 받았다. 지난해 3월 부임 후 11개월 만에 불명예 하차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로 대한축구협회는 곧바로 차기 축구대표팀 사령탑 인선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축구대표팀은 지난해 11월 시작된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첫 2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싱가포르(5-0), 중국(3-0)과의 2연전에서 2연승을 거둔 한국은 C조 선두(승점 6점)에 올랐다.

그러나 오는 3월 태국과의 북중미 월드컵 2경기를 앞두고 정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려있는 부분이 문제다. 차기 감독으로 누가 오더라도 당분간 팀 분위기 수습에 주력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여부만 논의했을 뿐 큰 틀에서 차기 사령탑 선임 후보군 선정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오는 3월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전까지 시간이 많지 않은 가운데 이달 중 감독 선임과 코칭스태프 구성을 완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몽규 회장은 "차기 대표팀 감독에 대해서는 아직 상의된 바가 없다.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해서 조속히 선임할 예정이다"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한국 축구 대표팀 경기 전적

*2023년 3월 24일 울산. 대한민국 vs 콜롬비아 2-2 무승부

*2023년 3월 28일 서울. 대한민국 vs 우루과이 1-2 패

*2023년 6월 16일 부산. 대한민국 vs 페루 0-1 패

*2023년 6월 20일 대전 대한민국 vs 엘살바도르 1-1 무

*2023년 9월 8일 영국 카디프. 대한민국 vs 웨일스 0-0 무

*2023년 9월 13일 영국 뉴캐슬. 대한민국 vs 사우디아라비아 1-0 승

*2023년 10월 13일 서울. 대한민국 vs 튀니지 4-0 승

*2023년 10월 17일 수원, 대한민국 vs 베트남 6-0 승

*2023년 11월 16일 서울, 대한민국 vs 싱가포르 5-0 승(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 

*2023년 11월 21일 중국 선전. 대한민국 vs 중국 3-0 승(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

*2024년 1월 6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대한민국 vs 이라크 1-0 승

*2024년 1월 15일 카타르 도하. 대한민국 vs 바레인 3-1 승(2023 AFC 아시안컵 카타르 조별리그) 

*2024년 1월 20일 카타르 도하. 대한민국 vs 요르단 2-2 무(2023 AFC 아시안컵 카타르 조별리그)

*2024년 1월 25일 카타르 알와크라. 대한민국 vs 말레이시아 3-3 무(2023 AFC 아시안컵 카타르 조별리그)

*2024년 1월 31일 카타르 알라얀. 대한민국 vs 사우디아라비아 1-1 무 / 승부차기 4-2 승 (2023 AFC 아시안컵 카타르 16강)

*2024년 2월 3일 카타르 알와크라. 대한민국 vs 호주 2-1 연장 승리 (2023 AFC 아시안컵 카타르 8강)

*2024년 2월 7일 카타르 알라얀. 대한민국 vs 요르단 0-2 패 (2023 AFC 아시안컵 카타르 준결승ㅇ)

사진=신문로,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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