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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 관리해줘야 한다"...이승엽 감독은 '두 번째 포수'를 강조했다 [시드니 현장]

기사입력 2024.02.15 08:35 / 기사수정 2024.02.15 08:35



(엑스포츠뉴스 시드니, 유준상 기자) 2년 연속으로 양의지와 함께 시즌을 준비하는 두산 베어스가 확실한 백업 포수를 찾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두산은 2010년대만 해도 포수에 대해 걱정할 이유가 없었다. 2010년 신인왕 수상으로 확실하게 자리잡은 양의지가 오랜 시간 안방을 책임졌기 때문이다. 두산은 그 기간 동안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2018시즌 이후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한 양의지는 두산을 떠나 NC 다이노스로 향했고, 2020년 팀의 창단 첫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영입 당시 팀이 기대했던 '우승청부사' 역할을 해낸 셈이다.

NC와 4년간 동행한 양의지의 선택은 친정팀 리턴. 양의지는 2023시즌을 앞두고 4+2년 최대 152억원의 조건으로 두산과 계약했다. 김광현(SSG 랜더스)의 4년 151억원을 뛰어넘는 KBO리그 역대 최고액이었다. 그만큼 2022시즌 종료 이후 새롭게 부임한 이승엽 감독은 안방에 무게감을 더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클래스는 여전했다. 양의지는 2023시즌 129경기 439타수 134안타 타율 0.305 17홈런 6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70을 기록하면서 팀의 기대에 부응한 건 물론이고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전년도 9위에 머물렀던 팀은 정규시즌 5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다만 '1987년생' 양의지의 나이를 감안하면 수비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게 쉽지 않았다. 지난해 양의지의 수비이닝은 773이닝으로, NC 이적 직전 시즌이었던 2018년(861⅔이닝)과 비교하면 적은 편이었다.

올해도 주전 포수가 양의지라는 건 변함이 없지만, 뒤에서 확실하게 받쳐줄 포수를 찾아야 하는 두산이다. 지난 시즌의 경우 장승현(390⅓이닝)이 그 역할을 어느 정도 해냈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장승현, 안승한(80이닝)과 함께 백업 포수 경쟁에 도전장을 내민 박유연(41⅓이닝)은 유니폼을 벗게 됐다. 지난해 9월 말 음주운전으로 10월 말 100일 면허 정지 처분을 받은 사실을 구단에 보고하지 않았고, 두산 구단은 징계위원회를 통해 방출을 결정했다. 구단이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징계였다.

현실적으로 장승현과 안승한 두 명의 백업 포수로 시즌을 준비하는 건 불가능했다. 결국 두산은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포수 보강에 초점을 맞췄고, 1라운드에서 김기연(전 LG 트윈스)을 지명하며 급한 불을 껐다.




1차 스프링캠프 장소인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선수들을 지도 중인 이승엽 감독은 "기존 선수들도 있고 김기연이 들어오지 않았나. 의무 등록 일수(2차 드래프트 1라운드 50일)가 있기 때문에 백업 포수를 놓고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승현이 지난해보다는 훨씬 상태가 좋고, 안승한도 마찬가지다. 김기연도 생각보다 괜찮더라"며 "양의지가 30대 후반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관리해줘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두 번째 포수가 확실하게 믿음을 줘야 한다.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두 번째 포수가 딱 정해지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결국 양의지가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그 공백을 최소화해야 하는 게 백업 포수들의 역할이다. 장승현의 경우 지난해 76경기 139타수 22안타 타율 0.158 3홈런 9타점 OPS 0.465에 그쳤고, 안승한도 22경기 24타수 5안타 타율 0.208 1타점 OPS 0.504로 부진했다.

이 감독은 "지난해 장승현이 타격 쪽에서 너무 부진했다. 양의지와 많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코치들도 있지만 옆에서 지켜봐주는 선후배들이 한 번씩 봐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되는 만큼 잘하고 있더라. 수비적인 면에서는 충분한 선수라 조금만 더 된다면 우리 팀은 지난해보다 더 강해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백업 포수들이 사령탑의 이야기를 들었을까, 14일 열린 첫 청백전에서 선발 출전한 장승현과 김기연이 나란히 2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보다 더 뜨거워진 백업 포수 경쟁에서 누가 살아남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시드니, 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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