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2년' 박수홍 친형, 20억 횡령 '유죄'→박수홍 개인 자금 16억 '무죄' (엑's 현장)[종합]

(엑스포츠뉴스 서울서부지법, 이창규 기자) 방송인 박수홍의 출연료 등 61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박수홍의 친형 부부에 대한 1심에서 재판부가 각각 유죄와 무죄를 선고했다.

14일 오후 2시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수홍 친형 박씨와 형수 이씨에게 각각 징역 2년과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판결에 앞서서 "본 사건과 관련해서 여러 언론 보도가 있었다. 그 중 여러 적절치 않은 보도도 있었다"면서 "심리를 진행하는 동안 사실과 다른 부분도 있었다. 오늘 판결 선고를 함에 있어서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점은 분명히 정리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동안 언론에선 박씨가 박수홍 씨에게 수익금 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수익금 정산은 민사 소송에서 정확히 다뤄야 할 것이다. 피고인의 자금이 바르게 사용됐는지를 봐야 한다. 그래서 이 공소사실은 박수홍 씨와 크게 관련 없다. 피고인들이 박수홍 씨의 정산금을 주지 않았다기보다는 수익금을 다시 빼돌려 횡령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피해자를 각각 주식회사 라엘, 메디아붐 주식화사, 박수홍으로 꼽았다.

가장 먼저 재판부는 박씨가 라엘을 통해 백화점 상품권을 구입한 후 이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점에 대해서 횡령죄로 판단했다. 이들은 "피고인은 법인카드를 통해 2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중 백화점 상품권을 구입한 것이 횡령 금액의 대부분이었는데, 회사 업무에 맞게 사용했는지를 봐야 한다"면서 "피고인이 사용처에 대한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못했고, 납득할만한 설명을 하지 못한다면 불법 사용된 것으로 봐야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박씨 측이 상품권의 사용처를 대부분 제시하지 못했으나, 박수홍의 지인이나 방송 관게자에게 명절 선물을 줄 목적으로 상품권을 샀다고 주장한 것을 일부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법인으로 구입한 상품권이 박수홍과 부모님을 위해 사용됐다고 하더라도 라엘과는 구별돼야 한다. 개인적 소비를 위한 비용, 부모의 생활비까지 제출된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한 "백화점 외에 테마파크, 학원비로 사용된 금액도 있는데 피고인은 복리후생으로 썼다고 했다. 그러나 라엘의 복리후생에 이 내용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내용도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했다고 볼 수 있다. 횡령죄는 모두 유죄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라엘에 근무하지 않는 이들읠 허위직원으로 등록해 총 6억 8000만원을 횡령한 것에 대해서는 "회사의 법인세와 박수홍을 위해 절세를 했다고 주장했는데, 피고인 부모의 진술 등이 피고인의 진술과 부합하는 바가 있고 객관적으로 확인이 된다. 박수홍 역시 최소한 그런 사정은 알고 있었던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박수홍에게 얼마의 금액이 지급됐는지 확인할 수가 없다. 허위 급여는 박수홍이 아니라 피고인과 가족을 위해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 절세 내지 탈세를 위해 외형적으로도 탈법적인 방식을 썼다. 라엘은 근로자가 아닌 제3자에게 급여를 지급했다"고 이를 유죄로 판단했다.

이와 함께 "피고인에게 횡령이 주장된 금액은 19억 661만 5551원이었으나, 모든 판단으로 볼 때 유죄로 인정되는 횡령 금액은 7억원 정도고 나머지는 무죄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메디아붐을 통해 횡령한 금액으로는 "개인 변호사 비용에 대해서는 15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보이고, 허위직원 급여 지급은 12억원 상당이다. 이 부분 모두 유죄로 판단된다"면서 메디아붐과 관련한 횡령 금액은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끝으로 박수홍에 대한 횡령 사실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하면서 박수홍이 박씨의 사업체 운영과 재산 관리를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음을 근거로 들었다.형수 이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에 대해서는 단독범행을 한 정황이 보이지 않고, 메디아붐에 명목상 대표이사로 등재되어있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수홍의 친형 부부는 지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박수홍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는 과정에서 회삿돈과 박수홍의 개인 자금 등 총 61억 70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달 10일 열린 10차 공판에서 검찰은 "횡령 내용을 은폐한 데다가 박수홍은 치명적인 이미지 손상을 입었다"며 박수홍 친형에 대해 징역 7년, 형수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친형 부부 측은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박수홍이 재산을 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박씨 부모님과 박씨의 철저하고 꼼꼼한 통장 관리 때문"이라고 했고, 두 사람은 최후 진술을 통해 선처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1심 선고를 앞두고 박수홍은 법원에 엄벌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박수홍은 탄원서에 "피고인들은 본인들의 범행을 은닉하기 위해 없는 사실들로 저를 사회적으로 매장당하게 만들었고, 일상생활이 완전히 망가져 파탄수준에 이르렀다"고 작성했다.

또 그는 "저는 너무 늦게 깨달았다. 저 혼자 피고인들을 가족으로 생각하고 사랑했다. 그들은 저를 돈 벌어오는 기계, 돈 벌어오는 노예 따위 수준으로 대했다"며 "분통이 터지고 억울하여 찢기듯 가슴이 아프고 한이 맺히고 피눈물이 난다. 부디 저의 지난 청춘을 되찾을 수 있게 해주시고 피고인의 악행의 고리를 끊어내 주시길 바란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DB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