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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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하고 싶다고"…'KBO 타점 1위' 베테랑, 배팅볼 투수 나선 이유 [캔버라 현장]

기사입력 2024.02.06 17:52

1일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진행된 KIA 타이거즈 스프링캠프, KIA 외야수 최형우가 타자들에게 배팅볼을 던져주고 있다. 캔버라, 유준상 기자
1일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진행된 KIA 타이거즈 스프링캠프, KIA 외야수 최형우가 타자들에게 배팅볼을 던져주고 있다. 캔버라, 유준상 기자


(엑스포츠뉴스 캔버라,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베테랑 외야수 최형우가 타석이 아닌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KIA 타이거즈의 스프링캠프 일정이 진행된 6일,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 그라운드에서는 타자들이 타격 훈련에 힘을 쏟고 있었다.

전날 궂은 날씨 때문에 실내 연습장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던 선수들은 화창한 날씨 속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투수, 타자 모두 평소와 다름없이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훈련 일정을 소화했다.

그런데 눈길을 끄는 게 한 가지 있었다. 'KBO 통산 타점 1위' 베테랑 외야수 최형우가 마운드에 올라와 공을 던지고 있던 것이다. 최형우는 꽤 긴 시간 동안 마운드를 지켰고, 타자들은 선배가 던져주는 공 하나 하나에 집중했다.

누가 시킨 게 아니었다. 최형우가 스스로 나선 것이었다. 모든 훈련 일정이 종료된 이후 만난 이범호 타격코치는 "최형우 본인이 배팅볼 한 번 던진다고 해서 그렇게 했던 것"이라며 "이렇게 스프링캠프에 오게 되면 가끔씩 공을 던진다"고 밝혔다.

코치들은 최대한 선수를 무리시키지 않으려고 했지만, 최형우는 계속 공을 던지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 코치는 "힘들면 (배팅볼 투수를) 바꿀 수 있으니까 교체해주려고 했는데, 본인이 괜찮다고 하더라"고 웃었다.

1일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진행된 KIA 타이거즈 스프링캠프, KIA 외야수 최형우가 타자들에게 배팅볼을 던져주고 있다. 캔버라, 유준상 기자
1일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진행된 KIA 타이거즈 스프링캠프, KIA 외야수 최형우가 타자들에게 배팅볼을 던져주고 있다. 캔버라, 유준상 기자


선수들의 반응도 뜨거웠다는 후문이다. 이범호 타격코치는 "(최형우의 투구를 지켜본) 선수들이 다들 잘 던졌다고 얘기를 하더라. 내가 보기에도 (배팅볼이)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최형우가 계속 공을 던지는 건 아니다. 이범호 타격코치는 "공은 한 번만 던진 것이다. 본인도 어깨를 만들어야 하니까 그렇게 던진 것이고, 배팅볼 투수로 나선 건 일회성이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KIA 관계자도 "정규시즌에 저렇게 한 번씩 던져주기도 한다.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베테랑 투수가 직접 마운드에서 공을 던져주는 것만으로도 팀 분위기에 플러스 요인이 되는 게 사실이다. 이 코치는 "분명 도움이 된다. 아무래도 (최)형우가 저렇게 던져주면 분위기가 올라오긴 한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최형우는 지난해 121경기 431타수 130안타 타율 0.302 17홈런 8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87을 기록하면서 직전 두 시즌의 부진을 만회했다. 또한 개인 통산 1500타점 고지를 밟으면서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1498타점)을 제치고 이 부문 1위로 올라섰다.

공헌도를 인정받은 최형우는 지난달 KIA와 1+1년 총액 22억원에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심재학 KIA 단장은 "최형우는 뛰어난 성적은 물론이고, 클럽하우스 리더로서 동료 선수들에게 항상 모범이 됐기에 그에 걸맞은 예우를 하려고 노력했다. 앞으로도 동료 선수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해 주길 기대한다"고 최형우를 치켜세웠다.

KIA는 사령탑의 공백 속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중이지만, 팀 분위기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최형우뿐만 아니라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베테랑 선수들이 KIA를 지탱하고 있다.

사진=캔버라, 유준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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